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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이야기

나의 게임음반을 소개합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0. 30.
 PC엔진의 먼지도 털어준 김에, 내가 갖고있는 게임관련 물품들을 포스팅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리웹 방사진 게시판의 그것들처럼 보여줄 것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물품 그 자체
보다는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곳이 이글루니까.

 내가 게임할때 음악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역시나 94년 게임월드 8월호의 창간 4주년 부록이였던
음악CD를 들었을 때 부터일까? 당시 플레이하던 성검전설 2에서도 사계의 숲이나 황금의 나라 BGM에
감명을 받기도 했고, 곧이어 FF6을 실제로 플레이할 때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게임음악으로도 감동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격적으로 게임음악을 찾아듣게 된 건 중3 겨울방학 때 나우 GMM에서였다. 사실 MP3라는 미디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 역시 게임음악 때문이기도 했는데, 당시 올빼미양성계획통신정액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자기전에 다운로드를 걸어두면 OST하나 정도는 받을 수 있었다. (1시간에 1메가..안습;)
 반면 그맘때부터 PS를 팔고 사실상 대세에서 3년 간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듣는 음악은 주로 예전 게임
에 편중되었다. 그 때 인상적으로 들었던 앨범들이 FF 보컬 pray와 love will grow. 지금이야 게임의 음원
에 사실상 제약이 없으니 의미가 없지만, 게임에서 들었던 음악들이 여러 악기의 선율로 흐르는 것은 그야
말로 감동이였다. 게임음반에 유난히 어레인지 트랙이 많은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겠지.
 고2 말기에 인터넷이 대중화될 때는 CD-R을 가진 친구에게 부탁해서 성검전설 2와 FF 4, 5, 6 및 버추어
파이터의 음원을 모두 CD 케이스에 가지고 다니며 들었다. 사실 지금도 게임음악 OST를 그냥 귀에 꽂고
듣기는 쉽지 않다. 수능이 끝난 뒤에는 스카이러브에 아예 게임음악 방송방을 차려놓고 무한 다운로드&
방송을 하기 시작, 신청곡이 쌓여갈수록 게임음악에 대한 애정도 늘어갔다.

 지금도 자주 찾아서 듣는 게임음악은 역시 레이스톰이나 버추어파이터3, 그 외 파판 OSV와 AST
정도. 슈퍼로봇대전은 딱히 그 게임의 음악이 좋다기보다는 원작의 음악이 어떻게 어레인지되는지
가 나의 감상 포인트다. 내 기준에 의하면 신 슈퍼로봇대전은 부족하지만 꽤 신선했고 F는 풍족하지
만 기계음이 많이 나는 느낌, 알파는 처음으로 원작의 느낌을 살린 느낌을 받았으며, 임팩트는 음원
의 수준은 높은데 비해 템포가 120%정도여서 만족도를 확 떨어뜨린다고 할 수 있겠다.

 책장 위의 박스와 CD장을 뒤져 게임음반을 전부 건져냈는데, 의외로 몇 개 되지 않았다. 5종류. 구구절절하게
써놓은 열정들은 모두 다운로드. 지금도 GMM에서 게임음악을 몇 개씩 받고 있는데, 예전부터 지금까지 올
려주신 분들께 다운족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1. FF6 OSV DISC 1, 2, 3







중3때 게임점에 갔다가 발견하고 게임 살 돈으로 전부 질러버린 게임음반. SM시디라서 5만원 정도였지만,
당시의 나에겐 게임 구입을 포기하고 사야 할 정도로 큰 돈이였다. 사갖고 집에 돌아와서 들었을 때는 사실
실망을 하기도 한 것이, 그 좋았던 멋진 장면들의 BGM을 그저 귀로만 들으려니 갑갑해서 결국 마지막 전투
BGM인 'Dancing Mad'와 엔딩곡만 며칠 듣고나서 거의 들은적이 없다. 하지만 1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가장 아끼는 애장품 중 하나가 되었다. 비록 정품은 아니지만, 이 음반을 살 시절의 내가 어땠는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2. ALL SOUND OF FINAL FANTASY 1, 2


                             알만한 사람은 아는 SM RECORD. 동방신기의 그 SM이 아닙니다.

 고1때 인천에도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한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 가게에서 우연히 발견한 음반. index를 보고
나서도 '설마 패밀리 음원가지고 CD를 만들었을까' 반신반의하며 샀는데...정말로 패밀리판 1, 2의 모든 음
원이 수록된 음반이였다. 제목에 그리 쓰여있는데도 아닐거야..하면서 샀던 나를 원망했지만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것은 FF 1, 2의 주요 곡을 합쳐서 편곡한 1번 트랙 'WELCOME TO F.F. WORLD' 가 대만족이라는 점.
FF2의 메인테마는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데, 이 버전의 편곡을 가장 좋아한다. FF
1의 '마토야의 동굴' 역시 이 트랙을 들으면서 좋아하게 됐다.
 마지막 트랙인 'FAREWELL! TO F.F.'는 FF 1, 2의 던전 BGM과 마을 BGM을 이어서 편곡한 버전. 80년대
신디사이저의 향기랄까? 두 트랙을 들을 때마다 그런 느낌이 든다. 45~48트랙은 본 게임에 미수록된 버전인데,
'Dungeon'이라는 곡은 어디서 많이 들어봤나 했더니 FF6에서 쓰인 음악이였다. (사실 FF6은  등장 몬스터나
마법 알테마 등 FF2와 비슷한 요소가 꽤 많다.)


 3. DANCE DANCE REVOLUTION 2nd MIX OST






                                      초절 센스의 CD 디자인. 그렇다고 밟지는 말자.

 보지 않은 사람은 잘 안믿지만 한때 나도 한 DDR 했다. (.......오해 사절) 세컨드까지는 매니악을 동체시력
으로 죄다 밟는 수준이였는데, 한참 DDR이 성장할 무렵 펌프가 아케이드를 휘어잡아서 그 이후는 사실 좀..
펌프가 좀 더 춤에 가깝기도 하고, 곡 자체가 친숙하기도 하지만, 족보의 완성도는 분명 DDR쪽이 한 수 위
다. 좋아하는 곡 역시 스텝이 재미있었던 것들 위주.
 처음 시작할 때는 'Butterfly'를 즐겨 하다가 조금 실력이 붙은 후에는 'PUT YOUR DREAM FAITH IN ME'를
가장 좋아했다. 중급 정도로 올라갈 즈음에는 빠른 템포의 'PARANOIA'를 좋아했고, 상급으로 올라갈 때는
역시나 'AM-3P'. DDR 전 곡을 더불어 가장 좋아한다. 미들 템포에 적절한 그루브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매니악 버전의 스텝과 딱딱 맞아떨어지는 비트가 그 이유. 그 뒤로는 'MAKE IT BETTER'정도?


 4. 신 슈퍼로봇대전 OST




 이 음반은 언제 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신 슈퍼로봇대전은 긴 로딩의 대명사로 폄하되긴 하지만
게임만으로 놓고 보면 꽤 할만했다. 기체들의 프로모션은 좀 그랬지만, 어쨌든 리얼 사이즈였고 컷인도 F에
비하면 훨씬 멋졌으니까. (그래도 스페셜 디스크가 낚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4차S를 클리어한 다음에 했을 때를 기준으로 보면, 원작에 꽤나 가까운 음원을 보여줬다. F쪽이 풍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4차의 연장선상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할까? 다만 신슈퍼는 보컬의 음역을 대신하는 음원이
지나치게 강렬해서 흥을 깨는 부분은 좀 있다. 사실 앨범을 산 이유는 오로지 '푸른 유성 SPT레이즈나'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였는데, 도입부의 기타 사운드가 워낙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V-MAX 발동시의 음악은
없어서 황당. 명경지수때의 음악은 있으면서 이쪽은 왜 없냐!! 불평해도 CD는 대답이 없다. 그래도 SRX관련
음악들의 보컬 버전이 있어서 앨범 가치는 충분.
 메인 테마인 '불의 새'같은 경우는 4차의 '시간을 넘어서'에서 업그레이드된 느낌으로, 지금 들어도 꽤나 좋아
서 JAM PROJECT의 노래가 깔리는 지금의 흐름이 아쉬울 정도. 다른 필드음악이나 이벤트 음악들을 포스팅하
면서 들어봤는데 최근 플레이하는 MX와 크게 차이가 없다. 확실히 로봇대전의 음악들은 게임 음원이라는 한계
는 분명한데도 꽤나 장중한, 그야말로 '전자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 든다.


5. 슈퍼로봇대전 보컬 콜렉션


 

                                          고3때 CD를 잃어버려서 사실은 알맹이가 없다 -ㅅ-

 게임음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앨범. 고2때 MP3으로 구했던 카게야마 히로노부의 '메로스처럼 ~LONELY
WAY' 를 듣고자 샀던 음반이였는데, 아쉽게도 그 곡은 2집의 것이였다. 1집은 미즈키 이치로와 카게야마 히로
노부, MIO의 3명만이 참가한 앨범이다. 로봇대전사에서 보면 최초로 나온 '로봇대전의 것을 기준으로 원곡의
가수들이 부른 레트로 앨범'으로 지금의 JAM PROJECT가 있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가장 추천할 만한 곡은 역시나 '열풍! 질풍! 사이버스타'와 MIO의 '단바인 날다'. 전자는 4차의 음원으로만 들
었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았음은 물론, 그냥 노래로서 들어도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후자는 원곡보다 조금
더 낮고 굵어진 미오의 목소리때문에 좋다.
 그러나, 카게야마의 'FLYING IN THE SKY'나 MIO의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 는 더이상 듣고싶지 않다. -ㅅ-


 다들 짝퉁인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겨우 5종류라니..요즘에는 최소한 '질리지 않았는데 mp3가 현재 나한테
없는 음악'에 한해서 음반을 사고 있는데, 저때도 음반에 돈을 좀 투자할 걸 그랬다. 하나하나가지고도 이렇게
쓸 이야기가 많은데..추억은 방울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