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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이야기

[PSP] 킬링타임용 소프트 지름 - 2. 태고의 달인 포터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8. 4.
사실 게임을 지르러 국전에 갈 때만 해도 DJMAX가 구입 1순위였는데, 새거를 3.7주고 사긴 아깝고
그렇다고 3.0짜리 중고를 사자니 상태가 대략들 뷁이라서 망설이다가 이 게임을 발견했다. 일본에 갔을
때 게임센터에서 하는 것을 본 게 전부였고 북 없이 하면 과연 재미가 있을까 하는 망설임은 있었지만
뭔가 새로운 게임을 해보겠다는 마음에 집어들었다.


 게임을 시작해 보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유저 인터페이스에 더 눈길이 간다. 따닥콘을 형상화한 캐릭터나
흥겨움을 돋우는 서브 캐릭터들의 몸짓과 동작이란..왜색이 짙긴 하지만 귀여움은 국경을 초월한다.

 리듬 게임으로서의 완성도 역시 꽤 높은 편. 따닥콘이라는 기이한 발상도 그렇고, 노트의 속도를 변화시켜
곡의 완급을 조절한다거나 마구 두드려대는 자유로운 퍼포먼스도 준비되어 있다. 리듬게임 붐에 편승하면
서도 세가의 '삼바 데 아미고'처럼 전혀 다른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고 할 만하다.

수록곡은 5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다.

 J-POP은 10곡 가량 준비되어 있는데 아는 노래가 없어서 별 감흥이 없었다. 그나마 하나 아는 곡이 나왔
는데 놀랍게도 이름만 들어봤던 '오마츠리 닌자'. 룰라 3집 타이틀곡이였던 '천상유애'가 이 노래를 표절해서
3집 앨범이 거의 매장되고 리더 이상민이 자살기도까지 했었는데..게임에서 제대로 들어보게 될 줄이야. 서너
번 플레이하면서 들어봤는데 왓쇼이 왓쇼이 해가면서 무슨 전대오프닝 노래같은 느낌이였다. '소레소레소레~'
이 부분 빼고는 별로 비슷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표절은 표절인가..걸린게 죄지 뭐.
                   룰라 3집은 꽤 좋은 노래들이 많았는데..이 곡은 지금 듣기엔 참 거시기한 수준.

 애니메이션 송은 그야말로 고전에 가까운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애니메이션 쪽 곡 리스트를 보고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다.(덕후근성 발동) 클래식 쪽은 모차르트의 '토르코 행진곡', 바그너의 '왈큐레의 비행'
등 중후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목성' 같은 경우는 곡 만으로 우주를 비행하는 느낌을 줄 정도.



                       차라 헤드 차라나 라무의 러브 송. 그야말로 애니송의 대표곡들이 아닌가!?


                          말이 필요없는 북두의 권 OP. 터치도 너무 유명해서 더이상 할 말이 없다. 


 남코 오리지널은 북의 느낌을 잘 살린 오리지널 곡들과 괴혼, 릿지 레이서 등의 남코 게임 BGM들로 구성되어
있다. 팩맨이나 랠리X등의 유명한 게임들도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날 울려버린 곡이 하나 등장했으니.. 바로 '드래곤 스피리트' 메들리. 1스테이지의 음악이
멋지게 편곡되어 있는데,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탕이였다. 음악만으로도 푸른 바다위를 날아오르던 청룡의 모
습이 떠올랐고 중간에 다른 파트가 빠지고 기타 리프만 울려퍼지는 부분까지도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다. 보통
8비트 시절 게임의 어레인지라고 하면 곡 수준은 높지만 원곡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곡의
정돈된 기타 사운드는 놀랍게도 PC엔진판 음원의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오래전 게이머들의 음악 갈증을
해소해주던 '게임월드 X주년 부록' 같은 느낌이랄까? (사운드 수준은 비교할 수 없지만;)


                곡 이름만 보았을 때도 너무 반가웠고 플레이하면서는 감동의 물결. 그러나 난이도는 무섭다.


드래곤 스피리트가 어떤 게임이냐 하면..
                                     아케이드로 등장해서 PC엔진과 패미컴으로 이식된 슈팅게임.

          파워업하면 머리가 늘어나는 것이 특징. 그래서 당시 동네 아이들은 이 게임을 '용대가리'라고 불렀다.



                                   난이도는 꽤 높아서 5스테이지인가..성을 넘지 못했던 것 같다.


                                      PC엔진판은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특히 사운드)
  휴카드에 그려져 있던 여성 캐릭터 일러스트에 낚이긴 했지만, 게임이 꽤 훌륭해서 불만은 없었고
드래곤 세이버라는 2편도 나왔는데 2인 플레이도 가능하고 그 쪽도 사운드가 꽤 좋았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J-POP이나 클래식 곡들이 드럼매니아와 달리 원곡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버라이어티
음반을 듣는다고 해도 될 정도다. 특히 클래식 곡들에는 고개가 숙여질 정도. 오리지널 음원의 수준 역시 상당하다.
NDS의 대합주 쪽이 확실히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뛰어난 편이지만, 사운드 수준으로 비교하면 이쪽이 절대 우위.
리듬 게임으로서도 훌륭한 편이고.. 그러나 PSP판 태고의 달인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한가지 있다.



   '북이 없어서 재미없다'


OTL...(그걸 모르고 샀냐!)


 이 게임은 비트매니아나 드럼매니아처럼 유저의 플레이가 음악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DDR이나 삼바 데
아미고처럼 음악의 리듬에 맞추는 방식에 가깝지만 유저의 입력이 확실한 북소리로 전달되기 때문에 완전히
그 쪽이라고 할 수도 없다.
 문제는 그 북소리. 아케이드에서 따닥콘을 가지고 흥겹게 두드리는 플레이를 응원할 때 북을 치면서 흥을 돋우는
것에 비유한다면  PSP로 이어폰을 끼고 하는 플레이는 방 안에서 혼자 음악 듣는데 미친듯이 북을 치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 내 입력대로 확실한 사운드의 북소리가 나긴 하는데, 내가 신명나게 두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
에 그다지 듣기 좋지가 않다. 몇몇 좋은 음악 들에서는 곡에 민폐를 끼치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니...

 패드로 하기에는 루즈한 플레이도 단점. 간단, 보통 모드는 거의 첫 플레이로도 대부분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늘어지고 연타 리듬이 나오는 어려운 모드는 패드와 상성이 잘 맞지 않는다. 완전 졸립거나 하기 싫을 정도이거나
한 두가지가 존재할 뿐, 조금씩 배워가면서 실력이 늘어나는 쾌감이 없다.

 버튼만으로도 원작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비트매니아나 그야말로 PSP에 최적화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DJ MAX에 비교하자면 이 쪽은 아케이드에서 하고 싶은 욕망만 더욱 부추기는 수준이다. PSP에 따닥콘
을 바라는 것이 무리일까..?

 다양한 모드와 미니게임, 아이템 추가 등 혼자 즐길 요소를 여럿 배치한 데에서 남코의 배려가 느껴지지만 역시나
본 게임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우..볼수록 귀엽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는 정말 배울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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