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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꿈속에서 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기라도 한 양 다시 싹둑 단발머리가 되어 있었다. 저쪽 기슭으로 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하지만 나는 물이 무서웠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 배를 타야 하는데 떨어질까 무서워서 다리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친구가 손을 잡아주었다. 함께 가자고. 하지만 몇 번이고 내밀었던 그 손을 뿌리치고 난 되돌아 달려가 버렸다. 내가 두려워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날 잡아삼킬 것만 같았던 바다였을까?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에 대한 공포였을까? 도저히 믿고 꽉 잡을 수가 없었던 친구의 손이었을까? 아니면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했던 내 자신이었을까?... 잘려나간 한 움큼의 머리카락만큼 잡념도 함께 버릴 수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2006. 10. 9.
송편빚기 송편빚기 우리집은 셋째라서 송편을 빚어본 일이 거의 없는데, 이번엔 큰집이 제사를 미리 지내고 해외로 떠나서 송편 송편거리를 싣고 시골로 갔다. 그냥 빚는것이 이내 심심해져서 찐만두식을 만들고, 누드 송편을 만들다가 버섯 을 만들고, 철퇴별송편까지..결국엔 어렸을 적에 만들었던 것들을 다시 부활시켜서 콜렉션 완성. 어머니께서는 처음엔 나무라시더니 이내 동참하시고, 매형은 나보다 한술 더 떠 깨와 밤까지 사용해 붕어빵과 문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소용돌이똥는 역시나 비호감을 사고 말았다 -ㅅ-; 송편이 맛있기도 했지만, 만들면서 온가족이 웃을 수 있었던 그 시간이 소중한 것 같다. 2006. 10. 8.
최근의 버닝과 근황(10월) 생존신고 겸 해서..다들 잘 지내시나요? 게임 슈퍼로봇대전 MX 포터블(PSP) - 머신로보 애니를 보다가 삘받아서 갑자기 질러버림 - 여름동안 가벼운 게임만 돌리다가 간만에 진득하게 하는 중 - 회기 왕십리 구간에서도 서서 할 수 있는 게임! 난이도도 완전히 몸풀기. - 아직 12화. 머신로보 가끔씩 등장해서 대사 뿌려주시고..눈물나게 멋있다ㅠㅜ - 철권에 이어 PSP의 성능에 다시한번 감동하는 중. 고맙다 SONY. DJ MAX - 로봇대전 하다가 심심할때 가끔씩 꺼내서 즐겨줌. - EZ2DJ는 제대로 하지 않아서 모르겠고, BM과 비교하자면 반복적인 화음 플레이보다 키보드 솔로틱한 노트가 많아서 재미있음 - 라이센스 기반 곡들은 전부 빠져서 좀 아쉬움. 볼륨이 부족한 느낌. 몬스터 헌터 포터블 - .. 2006. 10. 6.
소리 음악을 크게 켜 두고 샤워를 하러 간다. 문을 닫고 샤워기를 틀면 노랫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주의깊게 귀를 기울이면 '아 이 노래가 무슨 노래구나' 정도만 파악이 될 뿐.. 보통 그럴 땐 둥둥거리는 베이스 소리를 듣고 어떤 노래인지를 파악하게 되는데, 이게 참 이상하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베이스 소리가 벽을 통과해서 전해지면 분명 원곡보다 반음 높게 들리는 것이다. 왜일까. 왜 벽을 통해 들으면 왜곡돼서 들리는 걸까? 그냥 내 기분 탓일까? 그러고 나서 다 씻고 밖으로 나와서 노래를 들어보면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소리의 왜곡이 희미하게 전해진다. 소리가 공중으로 튀고 있다. 하늘로 날아가려 하고 있다. 반음, 혹은 반의 반음씩 공중에 뜬 채 아슬아슬한 선로 위를 걷고 있는 것이 .. 2006. 10. 6.
자율 바톤 - 슈팅 지정 바톤 - 슈팅 - 다인님 블로그에서 자율 트랙뷁. 최근 생각하는 '슈팅' : 서양에서는 일찍이 1인칭 슈터 게임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이고, 일본에서는 격투게임의 홍수와 리듬게임에 의한 아케이드 시장의 변혁으로 입지가 많이 줄어든 장르. 그러나 그 이후의 행보를 살펴보면 격투게임보다 훨씬 자유롭고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볼 수 있겠다. 잘 짜여진 세계관과 캐릭터성을 내새우고, 속으로는 지속적 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시도하면서 변화해왔기 때문에 선광의 론도같은 혁신적인 게임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슈팅에는 '감동' : 두 작품을 꼽을 수밖에 없다. 1. 토아플랜의 '타츠진'(일명 타수진) 슈팅 게임을 하고 싶어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였다. (우리집에는 MSX와 갤러그뿐이.. 2006. 9. 24.
[책] 사람이 따르는 말, 사람이 떠나는 말 나는 자기계발서에 대해서 대단히 회의적인 편이다. 스무살 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을 읽으면서 '패러다임'이 개념이 확실히 잡혔고 성공하려면 그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꾸어가야 하는지를 깨달았지만 그것 뿐이였다. 모호한 개념을 명확하게 해 주었을 뿐이지 실제로 내가 패러다임을 바꾸도록 도와주지는 못했다. 몇 년 사이 쏟아져나오는 자기 계발서, 특히 XX분 법칙, X가지 법칙,XX살 이내에 해야 할 것 등의 책들 역시 깔끔한 논리 전개로 지극히 맞는, 당연한 이야기들을 앞뒤만 바꾸어 계속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런 걸 몰라서 못 지키나? 알아도 못 지키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 책 역시 첫장을 펼 때부터 그런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나.. 2006.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