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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by 일본맛탕 2006. 10. 9.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기라도 한 양
다시 싹둑 단발머리가 되어 있었다.

저쪽 기슭으로 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하지만 나는 물이 무서웠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 배를 타야 하는데
떨어질까 무서워서 다리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친구가 손을 잡아주었다. 함께 가자고.
하지만 몇 번이고 내밀었던 그 손을 뿌리치고
난 되돌아 달려가 버렸다.

내가 두려워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날 잡아삼킬 것만 같았던 바다였을까?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에 대한 공포였을까?
도저히 믿고 꽉 잡을 수가 없었던 친구의 손이었을까?
아니면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했던 내 자신이었을까?...

잘려나간 한 움큼의 머리카락만큼
잡념도 함께 버릴 수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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