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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게임

[책] The Art of Computer Game Design - 게임 디자인 서적의 고전

두릅이 2010.07.09 01:01


 서점에서 게임개발 관련 서가를 보면 한두 권씩은 눈에 띄었던 책. 언젠가는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올라 있었지만 '짧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금새 읽겠지'하고 생각하는 사이 3년이 지났다. 게임 디자인의 할아버지(?)뻘인 크리스 크로포드의 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1982년에 쓴 책이라는 사실은 놀라웠다. 내가 태어난 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82년의 게임 시장을 생각해 보면 패미컴조차도 없을 시절이 아닌가? 고전게임에 관심이 많은 나조차도 아스테로이드나 미사일 커맨드 같은 게임은 5분 이상 플레이하기 힘들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게임기획 서적 중에 단연 최고다. (그 전까지는 게임에 본질에 관해서는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게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베스트였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게임기획 서적들을 보면 게임을 나름대로의 범주로 분류하여 특징을 개괄하고, 그것을 만들 때에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정리하는 구성이 많았다. 이 책 역시 저자의 게임에 대한 분류법과 게임 디자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쓰여진 시기가 게임 시장의 태동기인 탓에 게임을 분류하는 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패턴들로 지금의 게임들을 대부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은 놀랍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이 책의 논리가 지금에도 유효한 것은 당시에 나온 게임의 종류나 그 패턴이 단순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컴퓨터로 '게임'을 만드는 본질적인 이유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에 적용해도 그 빛이 바래지 않고 있다. 복잡도가 절정에 다다른 보드 게임을 킬로바이트 단위의 컴퓨터 게임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컴퓨터 게임의 본질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보드 게임을 단순히 컴퓨터로 옮긴다고 해서 컴퓨터 게임이 되는 것이 아니다. 덱을 섞거나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파라미터를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갱신하여 보여준다는 것은 단순히 게임을 편하게 플레이하게 해 주는 것 이상의,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또한 컴퓨터를 상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사람을 상대할 때와는 달리 어느정도 퍼즐의 속성을 갖게 된다. (사견이지만 우리나라 개발사와 해외 개발사의 차이는 바로 이 퍼즐을 만든 경험이 얼마나 풍부한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전'이란 단순히 오래된 명작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불문하고 그 뜻이 바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전의 반열에 든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게임 시장이 너무나도 복잡해진 지금,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힘들지도 모르겠다. 기획자로서 무엇을 더 알고 배워가야 할 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요즘, 오랜만에 게임에 대해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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