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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기타

웅진 과학앨범의 원전, 아카네 쇼보 과학앨범(あかね書房科学のアルバム)

by 대학맛탕 2024. 9. 3.

 
한국에서도 그랬듯, 일본에 와서도 주말에는 종종 도서관에 가서 책을 구경한다.
해가 질 때의 풍경이 특히 좋은 무사시사카이 역 앞의 도서관 무사시노 플레이스(武蔵野プレイス). 날씨가 좋을 때면 이 앞에 앉아있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도서관에 들어설 때의 책 냄새도 좋지만, 이런 것들이 책으로 쓰여졌구나.. 하는 탐험이랄까? 그래서 사실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거의 구경을 한다. 뭔가 본말전도같지만.
 
도서관의 시청각 자료에실에는 DVD나 CD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어서 그 곳도 빼놓지 않고 둘러본다. 일본 도서관에서 발견한 양수경씨의 앨범 どんなKISSも覚えてる(쇼와 말 헤이세이 초의 그 감성!) 와 전곡 베스트를 발견한 적도 있다.

 
어린이 코너를 종종 구경하곤 한다. 일본에는 紙芝居(かみしばい)라는 슬라이드식 그림책이 있어서, 그림을 보여주며 그 뒷면에 있는 이야기를 읽어주는 책이 있다. 사진이 안 나오니 언젠가 나오면 추가하는 것으로.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처럼 어린이 코너를 구경하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科学のアルバム 이었다. 과학의 앨범? 
잠깐, 과학앨범이라면, 혹시 웅진 과학앨범인가? 초등학교 2학년 때 70권 세트를 몇백번은 읽었던 그거? 정말??
 

 
 
음 책이 이런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름만 같은 건가? 하고 조금 갸우뚱했지만

 
 
기억하는 책과 판형은 좀 다르지만 일단 사진을 찍어두고

 
집에 와서 박쥐의 비밀을 꺼내보니 정확히 일치.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마침 좋아했던 게의 생활이 있어 그것도 대출하고

 
 
표지는 다르지만 かにのくらし라면 '게의 생활' 로 번역이 꼭 맞아들어가니 이것도 틀림없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많이 봤던 '집게' 동네에서 이것저것 잡으며 놀았지만 집게는 도통 볼 일이 없어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소라고둥에 들어가는 게라니 아니 그런 판타지 생물같은 것이 있다고!?!? 

 
물론 이것도 빼박.

 
 
성별이 없는데 짝짓기를 하는 걸 읽고 엄청난 충격과 의문을 일으켰던 달팽이.
 

 
이 쪽은 초월번역이었다. 

 
 
이건 한국판에서는 분명히 없던 책. 산청개구리. 

 
 
나중에 이사한 뒤에 간 도서관에서는 웅진 과학앨범과 정확히 일치하는 판형의 科学のアルバム이 도서관에 있어서 직접 비교를 해 보았다.

 
사진과 일러스트까지 완벽하게 일치. 원판은 세로쓰기라 눈에 힘을 주고 읽어야 한다.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한글판은 10쇄였다.. 컬러본 70권 세트가 2년만에 10쇄를 찍었으니 과연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가늠해 볼 수 있다. 웅진출판사는 돈 깨나 벌었을 듯.

 
원전은 아카네 쇼보(あかね書房)에서 1970년에 처음 나왔고, 웅진판과 판형이 같은 것은 80년대쯤에 나온 재판이 아닌가 싶다. 

 
아카네 서방은 오래 전 명탐정 호움즈의 정체를 파고들 때도 본 적이 있다. 물론 내가 읽었던 호움즈는 결국 해성사(偕成社) 판이었지만, 팬더추리걸작선이 아카네 서방의 것이었으니 상당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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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에 사진을 싣지 못한 카미시바이(紙芝居)의 사진을 발견했는데, 무려 과학앨범의 카미시바이가 있었다. 이렇게 케이스 같은 곳에 여러 장의 커다란 카드 식의 일러스트가 있고, 그걸 손으로 슬라이드해가며 읽어주는 식이다. 

 
이렇게 보니 되려 속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되려 궁금해진다.  

 
생각보다 종류도 많다. 나중에 쵸후 시(調布市)도서관에 가서 다시한 번 펼쳐봐야겠다.

 
얼마 전 북오프에 가니 科学のアルバム 전권을 2000엔에 팔고 있어서 엄청난 고민을 했더랬다. 지금 갖고있는 웅진판도 너무 소중하지만 언젠가는 보내주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서 결국 살 엄두는 못 냈다. 좋은 추억이 너무 많아도 물리적인 압박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부디 이 포스팅으로 그 때의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분이 계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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