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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게임

[책] 게임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상력과 기획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5. 13.



게임 기획에 관한 책이라고 하면 보통 '게임 아키텍처&디자인' 이나 '게임 디자인- 아트&비즈니스' 와 같은
유명한 해외 게임 디자인 서적의 번역판을 꼽는다. 게임 디자인에 대한 방법론이나 개발자들의 경험 등 골방에서
게임만 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지식들이 많긴 하지만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프로세스나 개발 방법론 
때문에 그 책들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국내 환경에 맞춰 시중에 나와있는 '게임기획 전문가' 필기 대비서를 보면 되는가 하면 차라리 보지
않는 편이 낫다. 여기저기 틀린 구석이 한두곳이 아닌 게임의 역사 연대표부터 틀에 박힌(게임업계와 연관된
부분은 찾아보기도 힘든) 마케팅 이론 나열, 이제는 게임 이론서의 고전이 되어버린 히라바야시 히사카즈의
'게임대학' 에서 거의 갖다붙인 놀이의 방법론 나열과 정말 원초적인 기획서 쓰기 모델이 전부. 모든 게임기획
전문가 준비서가 그렇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적어도 실무에서 동떨어진 사람들이 쓰는 책들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간만에 정말 볼만한 책이였다. 놀이 방법론은 역시 '게임대학'을 인용하고 있고 그밖에
세부적인 방법론 역시 해외 게임 디자인 서적에서 발췌한 부분이 많지만 그걸 국내 실정에 어떻게 적용할 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예시되어 있는 게임이 비교적 최신 게임들이라는 것도 장점.

컨셉 아이디어 -> 제안서 -> 세부 기획서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가며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거나
게임회사에 입사하고자 할 때 제출하는 포트폴리오, 면접 대비법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정말 바로 써먹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확실한 출처 표기와 참고서적 표기, 유명 크리에이터들의 개발 스타일을 소개하는 부분도 좋긴 한데..유명한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말 것이지 왜 거기에 저자가 2달전에 쓴 '세계 최고의 게임 크리에이터 9인의
이야기' 출처를 반복 나열하는지... 이건 출처 표기라기보단 거의 광고에 가깝다.
(그 책도 읽을만하긴 하지만 해외 유명 개발자를 억지로 국내 개발자에 끼워맞추는 부분 때문에 싫어한다.)

어쨌든 기획자를 꿈꾸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이들에게(나도 포함-_-;) 정말 추천할
만한 책이다. 두꺼운 번역서를 펴들고 졸고 있을 시간에 이 책부터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