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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게임

[책] 게임업계 일본을 건설한 거인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 30.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은 이것!


 시간나면 한번 더 읽어보고 소개글을 쓰려고 했는데, 트랙백 주제를 보고 참을 수 없어 곧바로 포스팅.
스무살 가을. 꿈 많던 대학생활도 시들해져 가고, 당시 활발하게 활동했던 일본음악 공연 동아리도 지쳐갈
무렵 과방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나같이 콘솔 게임만으로 꿈을 키워온 게임 키드들에게는 그야말
로 신화와 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동키콩의 탄생
 - 레이더 스코프라는 아케이드 게임이 북미에서 절반도 팔리지 않아 그 대체 게임을 만들어야 했던 미야
   모토 시게루는 혼자서 동키콩을 만들어낸다. 그 당시 빌려쓰던 창고 관리자의 이름이 마리오 푸조라서
   악당 이름이 되었다는 것은 이제는 흔한 이야기일지도?

패미콤이 나오기 전과 그 직후의 경쟁 상황
 - 패미콤이라는 물건이 나오기 전까지 일본의 PC시장이 어땠는지 알 수 있다. 세가의 SG-1000이야기도
    조금 나온다.

패미콤과 남코
 - 처음으로 100만개의 벽을 넘어선 제비우스 등 수많은 명작을 만들었던 남코. 하지만 그들도 닌텐도에게
   반기를 들려고 했고, CPU까지 제작했으나 결국에는 하드웨어 발매에는 이르지 못했다. PS에서 남코가
   든든한 서드파티가 되었던 이유가 이 이야기에 숨어있다.

스퀘어의 태동과 FF의 탄생 비화
 - 계속된 적자로 마지막 희망을 걸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들어낸 게임이 파이널 판타지라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지만,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아르바이트하던 가게가 훗날의 스퀘어가 되었다거나 하는,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코에이의 태동
 - 지금은 진삼 시리즈가 생각나지만 코에이 하면 역시 신장의 야망 시리즈. 카세트 테이프에 복사해서 게
   임을 주구장창 팔던 꿈같은 시절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전설의 탄생, DQ 개발비화
 -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고등학생 프로그래머 나카무라 코이치, 드래곤 볼로 만화계를
   석권한 토리야마 아키라, 그리고 만화잡지의 편집자였던 호리이 유지라는 3인방에 의해 탄생한 초대작
   RPG 드래곤 퀘스트의 이야기.

 PC엔진 프로젝트의 태동
 - PC엔진의 명작게임 중 반은 허드슨 게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PC엔진의 코어 칩을 허드슨이 설계
   했다는 것은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요즘 식으로 이야기하면 NEC는 그야말로 퍼블리셔였던 셈.

 PS의 탄생,
 - 닌텐도에 의해 일방적으로 슈퍼패미콤 CD-ROM 계획이 무산됐을 때 소니에서는 다들 그만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걸 기어코 추진해서 PS를 발매한 사람이 바로 쿠타라기 켄. (요즘은 구라까기로
   놀림받기도 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그야말로 영웅이다.)

 스퀘어 영입과 FF7 발매까지의 에피소드
 - SS vs PS의 경쟁 구도를 뛰어넘어 PS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게 한 FF7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사실 N64
   용으로 나올 예정이였던  FF6의 3D데모를 볼 때만 해도 게이머라면 누구나 '다음 FF는 N64로 발매되고, 당
   연히 닌텐도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스퀘어 영입을 위한 소니의 힘겨운 과정이 담겨 있다.

 이이노 켄지의 선택
 - 한때 D의 식탁으로 게임계의 유명인사였던 이이노 켄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니의 서드파티 차별 대우
   에 열받아 PS EXPO 행사장에서 '에너미 제로는 새턴으로 독점 발매됩니다' 라는 광고를 뿌려버린 멋진 인간.
   그 이후 와프는 게임계에서 점점 스러져 가지만 현재 소니의 위기는 그같은 실수(더구나 자신들이 닌텐도에게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인)가 낳은 결과가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동아리를 그만뒀고 어떻게든 게임을 만들겠다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슨 선사시대
이야기를 듣고 세계를 정복하겠다고 한 것과 다를 바 없었는데, 프로그래밍을 배우느니 마느니 하다가 이내
관두고 아르바이트 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군대에 있을 때 다시한번 읽으며 꿈을 키웠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스무살 가을날을
후회하지 않도록 언젠가는 멋진 게임을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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