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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전시

[영화] 피터 잭슨의 '킹콩' 소감, 그리고 생각난 게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12. 19.
본문에 영화에 대한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뭐 솔직히 대부분 아는 이야기이니 그냥 갑니다.







사전 정보를 별로 가지지 않고 가서 본 영화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부분에서는 많이 실망했습니다. 화려한 연출은 당연히 최고 수준이고 킹콩의 감정 이입에 피터 잭슨이 애쓴 부분이 여실히 드러나지만, 이야기에 개연성이 너무나 결여되어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지적하신 극작가가 앤을 구하러 가는 부분이 일단 그렇습니다. 또한 주인공들이 공룡이나 여러 생물들한테 쫓기며 몇 명씩 죽어나가는 과정에서 저는 쥬라기 공원2 -잃어버린 세계- 가 많이 연상되었는데, 피터 잭슨이 상상해낸 콩 섬의 생물들은 결국 공룡이였다는 데에 적지않게 실망했습니다. 브라키오 사우르스 무리를 발견하는 장면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쿡쿡 웃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랩터에 이어 티라노 사우르스까지 등장하는 걸 보고 '너무 심하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뒤이어 킹콩이 그들과 싸우는 모습은 수많은 블록버스터들을 본 시점에서 보아도 너무나 멋진 장면들이였기에 뭔가 터져나올뻔 했던 것이 사그라들었습니다. 그 장면들은 제 기억속에 최고의 액션 씬중 하나로서 자리잡을 것입니다. 킹콩을 극장에서 볼 것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됩니다.

 

                              킹콩 포스터중 가장 이 영화를 잘 설명한 것은 이 포스터일지도?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의 이목이 '킹콩' 하나에 집중된 시선임에도 불구하고 비주얼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는 대부분 정글의 공룡과 괴기한 생물들에게 당하는 모습입니다. 브라키오사우르스의 다리가 주인공들 사이를 마구 피해가는 것이나 몸에 붙은 벌레들일 기관총으로 다 쓸어버리는 등 아무리 오락영화라지만 현실성을 너무 배제한 듯한 느낌이 들고, 끊임없이 수난을 당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뭔가 좀 빗나간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반에 항해하는 부분의 재난 영화스러운 내용들과 중반까지의 쥬라기 공원스러운 내용은 솔직히 킹콩을 진지하게 리메이크하는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것이 아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킹콩을 위시한 볼거리를 좀 더 만드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현실성의 결여와 더불어 대부분의 자연물이 CG화 된 것도 여러 곳에서 어색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킹콩 손에 잡혀 흔들리는 앤의 모습이나 다른 사람들이 CG로 처리될 때 어색한 것이야 기술적인 한계라고 쳐도 주인공들이 도망갈때 절벽이 마구 부서져내리는 것은 영화라기보다는 CG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킹콩 하나만은 정말 인형을 갖다놓은 것처럼 리얼했지만 대부분의 배경이나 장면들이 CG로만 도배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CG로배경을 깔고 철저하게 준비된 소품으로 리얼리티를 주었던 반지의 제왕에 비해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였습니다. 반지의 제왕처럼 인물들의 씬이 많이 나올 수 없는 킹콩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라스트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장면은 참 괜찮았습니다. 관객 개개인이 킹콩과 앤의 관계 형성에 어느정도 납득을 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로서도 킹콩이 죽어나갈 때는 정글에서 편안히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하는 아쉬움과 앤에 대한 이루지 못할 사랑에 빠진 킹콩의 애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예전에 킹콩이라는 영화를 생각하면 항상 한손에 금발 미녀를 쥐고 빌딩 꼭대기에 올라가 포효하고 미녀는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였는데, 과연 2005년의 킹콩은 뭔가 달랐습니다. 원전을 경배하는 마음으로 멋진 이야기로 재구성해낸 피터 잭슨의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킹콩이라는 대다수가 아는 소재를 가지고 새로운 영화로 창조해내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니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2005년의 킹콩이라면 현실로 착각할 만한 스펙터클한 화면과 더불어 어느정도 납득이 갈 만한 개연성을 가진 이야기 구조도 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들을 했는데, 집에 와서 킹콩에 대한 평가들을 보니 해외나 국내나 칭찬 일색이군요. 단점 위주로 해설한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 감상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그림을 보고 무릎을 탁 친 당신은 이미 고전게임 매니아!

  80년대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게임을 본 것은 오락실에서였습니다. 아케이드에 양키 게임이

들어왔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좀 의아한 일인데 어쨌든 확실히 이 게임은 제 기억속에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들과 같이 주로 즐긴 것은 이 버전이 아니였을까 생각됩니다.

 

                                  키보드 하나로 3인용을 하려고 용쓰던 기억이 생생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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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볼 때 킹콩의 상대로 인간형을 생각한 것은 이 게임의 영향일지도!?

 게임의 목적은 보시다시피 도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멀쩡한 청춘남녀들이 약을 마시고 변신해서 도시를 초토화

시키는 이유는 이 게임을 하면서는 절대 알아낼 수가 없군요. 엔딩을 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고전게임다

운 길이를 자랑할 것 같아 10스테이지까지만 진행해 보았습니다. 그다지 설명할 내용도 없으니 킹콩의 활약상을 쭉

감상해 보겠습니다.

 

 

                                      이들이 왜 이런 테러를 벌이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군요


                     영화에서 킹콩에게 수난을 당했던 버스는 게임에서는 곱게 찌그러져 들어갑니다.




                         부서지기 직전의 건물에서 목욕하는 사람 발견! 킹콩은 자비를 베풀까요?





                              아닙니다. 이 킹콩에게는 그저 한 끼의 식사일 뿐입니다 OTL..



                    
                             캡처에 실패했지만 킹콩이 지금 먹는것은 타이틀화면의 여자입니다.
 
 
 
 
                         HP가 0이 되면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가 도주..컨티뉴하면 다시 커집니다

 

 

 

어쨌든 킹콩을 본 덕분에 오랜만에 좋은 게임을 다시 즐겼습니다. 오리지널 아케이드판은 정말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 게임 N64로 리메이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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