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요리

[요리] 굴밥

by 일본맛탕 2012. 1. 18.
시댁에서 싱싱한 굴을 받았는데 저나 두릅씨나 생굴을 잘 못 먹어서 굴밥을 했어요.


으아! 내 밥솥을 굴들이 점령했어! 굴밥이 아니라 밥굴이 될 기세!!

굴 아래에는 당근이랑 표고버섯을 깔았어요. 무나 콩나물을 까는 게 일반적인 것 같긴 한데 저는 삶은 무의 달콤하면서 몰캉한 느낌이 별로라서 그냥 버섯으로.. 콩나물도 괜히 넣었다가 혹시 비릴까봐(가사일에 재주 없는 뇨자) 무난한 야채로 했어요.

야채랑 굴에서도 물이 나오니까 굴밥을 할 때는 꼭! 꼭! 물을 조금만 넣어야 한다는 얘길 듣고 처음에 진짜 조금 넣었다가 '이걸로 밥이 될까? -_-' 하는 괜한 걱정에 수차례 조금씩 추가한 물이 결국엔 바다를 이루어서 취사 전에 국자 들고 물을 도로 펐어요 ㅋㅋㅋ 쌀이 찰랑찰랑 잠길 정도면 충분하다네요.

열심히 찾아보니 전기밥솥에 굴을 넣고 밥을 하면 굴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이그러지니까 굴은 밥 다 지은 후에 밥솥에 살포시 얹어서 보온열로 데워서 먹는 게 좋다는 글도 보았는데요, 그렇게까지 굴을 원형보존해서 먹고 싶...지는 않고...(혹여 안 익어서 생굴스러우면 어쩌나 하는 공포 ㅠㅜ) 그렇다고 굴이 보이지도 않으면 그것도 섭섭할 것 같아서 전기밥솥의 쾌속취사 버튼으로 혼자 합의를 봤어요 ㅋㅋ 아따 변명 길다 ㅋㅋㅋㅋ 아무튼 취사 시작!


밥이 익는 동안에는 양념장을 만들었어요.
일단 집에 있는 거 대충.. 간장3+고춧가루1+매실청1+참기름1+깨소금1+미림1을 넣고, 냉동실에 있는 다진마늘을 녹이기 귀찮아서(ㅋㅋ) 액체 마늘양념(산들애에서 나오는 병으로 된 거 있어요!)을 1스푼 넣었어요.

어머님 왈 달래간장을 만들어 먹으면 맛있다고 하셨는데.. 달래가 없어서 그냥 대파만..
저는 대파를 사면 잘게 어슷썰기를 해서 지퍼락에 담아 냉동실에 얼려 두는데요, 도마 꺼내서 그거 잘게 다지기 귀찮아서 그냥 그릇에 대고 가위로 쫑쫑 ㅋㅋ


요로케 쫑쫑쫑 ㅋㅋ 아 귀찮아 ㅋㅋㅋㅋ


더 넣을 게 없나 하이에나처럼 냉장고를 뒤지다가 결국엔 냉동실에 있던 얼린 다진마늘을 초콜릿처럼 잘라서 풍덩 집어넣었어요. 아 맞다.. 나 아까 마늘즙 넣었지.. 근데 왜 또.. 하하하..


쨔잔~ 밥이 다 됐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굴이 너무 많아 보였는데.. (우주괴물 같군요..)


읭? 몇 번 휘저으니 굴들이 없어졌어요! 굴 이거 어디 갔어~


밥 해 놓고 보니 김두릅은 저녁에 술 약속 있다고.. 어이..-"-

조촐한 밥상으로 혼자 맛있게 먹었어요.

근데...








마늘을 많이 넣어서 양념장이 매웠어... 으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