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보기<<< 도쿄 경마장 나들이② - 인생 첫 마권 구입!
오후 첫 레이스였던 더트 레이스를 마치고, 이제 이름으로 찍는 건 그만 하고 정보를 바탕으로 찍어보기로 하여(찍는건 똑같다 ㅋㅋ) 자리로 돌아와서 착석했다.
그리고 펼쳐지는 이 파라미터의 향연...
4歳上1勝クラス라는 것은 4세 이상 한 번이라도 1위를 한 적이 있는 말들이 달리는 클래스 라는 뜻.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플로라 스테이크스 이외에는 이렇게 낮은 클래스들의 경주가 많다. 원문자에 牝라고 쓰여있는 것은 암말(牝馬, ひんば)이라는 뜻이고 ダート1600은 진흙 코스에 1600미터 레이스를 의미한다.
기억나는 것만 추려 보자면
전문가들의 예측. ◎,〇,▲,△의 순으로 좋은 평가가 된다.
말을 타는 기수 이름. 말은 한 번 레이스를 하면 몇 주 쉬지만, 기수는 하루에 4번 이상 레이스를 하기도 한다.
최근 전적. 숫자가 낮은(=순위가 높은) 것이 좋은 결과이지만 참가대회의 클래스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다르다. 미승리(未勝利)는 그 전까지 한 번도 1위를 한 적이 없는 것을 의미하며, 부상 등으로 레이스를 쉬었던 것도 여기에 표시된다.
맨 아래는 조련사들이 기입한 전날의 컨디션 및 훈련 레이스 기록.
배당이 낮더라도 한 번만 맞혀보고자 하고, 우선 가장 평가가 좋은 5번에 탄쇼(単勝, 단승식)와 후쿠쇼(複勝, 연승식) 양 쪽을 다 걸었다.탄쇼는 지난 포스팅에 설명한 1등일 때만 당첨인 기본 룰이고, 후쿠쇼는 건 말이 3등 안에 들기만 하면 당첨인 룰로, 확률이 높으니 탄쇼보다는 배당이 낮다. 한자를 그대로 읽으면 복승이라서 헷갈릴 수 있는데, 한국 경마에서는 이런 룰을 연승식이라고 한다.
위의 마권은 단승 + 연승을 체크해서 배팅한 것으로, OMR카드의 복잡도를 올리는 주범. 실제로는 간단해서, 単+複에 체크했다면 아래 이미지에서 곰돌이가 가리지 않은 첫 행 첫 열에 5번을 마킹하는 것만으로 위 사진의 배팅이 된다.
마권 발매기에 OMR카드를 넣어서 단승과 연승에 각각 100엔씩 배팅했음을 보여주고, 오른쪽 위의 정산 버튼을 누르면 마권이 발매된다.
4번마의 기수 토사키(戸崎)는 바로 전 레이스에서 가장 높은 베팅을 받고 1위를 못 한 상태라 왠지 승부욕에 불탈 것 같아 4번도 찍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자리는 나머지 평가가 거기서 거기인 말들 중 3번 マイクロモザイク(마이크로 모자이크)가 재미있어서 3종류에 각자 걸기로 했다.
아래처럼 3,4,5번을 제각기 단승, 복승으로 걸고자 할 때는
아래 이미지와 같이 1행, 2행, 3행에 각각 1개씩 마킹하면 된다. (이미지는 3, 8, 16번에 베팅한 상태.)
틀린 것이 있으면 마권 발매기에 붉은색으로 표시되므로 일단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드디어 처음으로 베팅 성공!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5번마 패밀리 크레스트가 1등을 해서 단승과 연승 양 쪽의 배당을 합헤 500엔이 지급되었다. 200엔으로 500엔을 번 것! 은 아니고 도합 600엔을 걸었으니 100엔 잃은 셈.
그래도 마권이 돈으로 바뀌어 나올 때는 역시 기뻤다 ㅎㅎ
위의 경험으로 배팅 방침을 정한 뒤,
안전 - 전문가 평이 가장 높은 말
보통 - 파라미터를 볼 만큼 보고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말
모험 - 완전 나가리가 아닌 말 중에서 이름이 멋진 말(결국은 이름말고 근거없음 ㅋㅋ)
룰을 배우고자 이번부터는 연승식은 빼고 우마렌(馬連, 복승식)을 추가 베팅했다.
3번마 아사쿠사 비너스와 7번마 하와이안 타임이 1.2등 혹은 2.1등을 해도 무방한 복승식에 걸고, 5번마 유이노오토코야마를 모험와꾸로 걸었다. 파라미터를 보기 시작하니 말도 안되는 말에 걸지 않도록 데이터를 보느라 상당히 바빠졌다.
8레이스는 다시 필드 경주라 다시한 번 내려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 때부터 사람들이 걸어놓은 인기순위와 배당률도 확인하기 시작했다.
아래는 렌탄(連単, れんたん, 쌍승식) 인기순위 및 배당률. 배당률은 일본에서는 オッズ라고 하는데, 영어 odd를 그대로 읽은 것이다. 배당률이면 왠지 일본에서 한자로 쓸 것 같지만 이렇게 예상을 벗어날 때가 많다.
나는 복승식에 걸었기 때문에 3번과 7번이 1등과 2등을 하면 당첨이지만 쌍승식은 순서까지 보기 때문에 3-7인지 7-3인지 따지게 된다. 3-7의 인기순위는 7위이며 배당률은 17.9배임에 비해 7-3의 인기순위는 13이고 배당률은 39.4배였다. 3번은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지만 7번은 영 가능성이 없는 말이라는 뜻이 된다. 1위엔 3-9도 배당률이 4.5이니 어느정도 분산이 된 편이다.
더비스탈리온이나 경마 게임을 볼때 두 숫자가 -로 이어져있는 화면의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다음은 3렌탄(3連単, 3れんたん, 3쌍승식) 순위 및 배당률. 8위까지 3번마가 1등이 되어있지만, 그 다음 번호는 엎치락뒤치락이라 배당 분포가 고르게 되어 있다.
하지만 결과는 4번마가 1위고 5번마가 2위, 3번마가 3위였다. 3번이 3위가 됨으로서 낮은 베팅의 확률이 올라가고, 인기순위 리스트에 보이지 않았던 4-5는 배당금이 35배, 4-5-3은 165배가 되었다. 복승식에 걸었다면 12.5배, 3복승식에 걸었다면 22.9배가 된다.
쌍승식을 해 보고 나서야 비로소 돌아가는 흐름이 파악됐다. 단승만 여러가지 것은 확률은 있지만 크게 예측할 여지가 없지만 복승식 및 쌍승식은 파라미터를 다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다음 레이스까지의 30분이 너무나 짧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권을 사온 뒤 빨리 시작되기를 기다리는데, 말 하나가 게이트에 들어가지 않고 앙탈을 부려서 시작이 지연되었다.
설상가상으로 10번마는 도주에 성공해서 혼자 트랙을 달리기 시작 ㅋㅋㅋㅋ
결국은 두 바퀴나 돌고 붙잡혔는데 결승점을 넘을 때 모든 관객이 환호해주었다.
기수가 몇 번을 올라타도 앙탈을 부리던 2번마도 결국 레이스 이탈. 출주마가 8마리로 줄어들어 배당률이 수직강하했다. 한 레이스에서 두 마리나 이탈하는 건 보기드문 광경이지만, 하급 레이스에서는 그다지 검증되지 않은 말도 많기 때문에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고 한다.
확률이 높아져도 나와는 관계가 없었다ㅠㅜ
상급랭크 및 하이라이트 레이스는 다음 포스팅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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