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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251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수는 없다. みんなに好かれるなんて無理。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수는 없다.십수 년 전, 유학 시절에 동네에서 산 다이어리 부속 스티커에 쓰인 글귀였다. 그때까지 나의 감정을 누가 소중히 여겨 준 경험이 없었던 나로선 저 글귀 하나만으로도 요란하게 위안받는 기분이었지만, 반대로 내가 과연 저렇게 인간관계를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삶을 살 수 있을까 다분히 의문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문제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괴로워하고 있지만.필요 이상으로 남을 적대하지도 말고, 반대로 상대의 의중도 모르면서 내 편이라 쉽게 짐작하지도 말아야지. 전에 누가 그랬더라. 사람들 사이의 선선한 거리를 언급한 작가님이 있었는데. 딱 그렇게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니게 선선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계를 구축하고 .. 2016. 3. 27.
성장 과정의 굴곡과 사람의 인생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 성장 과정에서 굴곡이 많았던 사람이라고 반드시 비뚤어진 어른으로 자라는 것도 아니고, 예쁘게 깐 삶은 달걀마냥 매끈한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라고 해서 어른이 되어 마냥 잘 살기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어떤 결핍을 지닌 사람이야말로 남과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 하기도 하고, 반대로 또 그런 결핍을 증오와 원망으로 돌려 평생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이는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나름의 밸런스를 찾아 살기도 하고. 천태만상, 사람 나름이어라. 2016. 2. 4.
최근의 버닝과 근황 (2015년) - 게임편 몇 년 전부터 이 정기(?) 포스팅을 쓸 때마다 쓰는 주기가 늘어난다는 소리를 해 왔다. 그래도 1년에 한 번은 썼는 줄 알았는데, 작년은 뿅 스킵해 있었다. 작년 이맘때 바빴던가? 아마도 이사 때문에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던 듯. ..이라고 운을 떼며 쓴 것이 2012년이니 대략 3년 만이다. 연말연시에 생긴 4일짜리 연휴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생각 말고 쉬기만 하자고 마음먹고 쉬고 있다. 그렇게 대략 2일을 보내고 나서야 올해를 대략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볼 생각이 들었다. ..으로 운을 띄워 2015년의 모든 것을 정리하던 중 게임만으로 분량이 폭발하여 결국 분리했다. 뭐 별거 없고 2015년 동안 이런 게임들 낼름할짝하며 살았습니다. 게임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즈 WiiU / 3DS - 2014년 말 .. 2016. 1. 3.
빨래와 행복 행복하다. 아침에 빨래를 널면서 생각했다. 언젠가는 햇볕 좋은 날에 베란다에 달린 커다란 빨래봉에 기분 좋게 빨래를 너는 게 소원이었던 때가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덜컥 계약해 버린 신축 빌라는 좁아서 짐이 다 들어가지도 않고, 부실공사로 가스렌지 후드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안방의 벽면은 곰팡이로 도배되고, 급기야 좁디좁은 화장실 벽면 타일까지 무너지는 바람에 행여 타일 조각에 몸을 다칠세라 만삭의 몸을 한껏 웅크린 채 샤워를 해야 했다. 세탁기를 돌리는 날이면 그 좁았던 거실은 빨래의 차지가 되었다. 가끔 볕이 좋은 날이면 기분을 내겠다며 세탁실로 나가는 문ㅡ실외와 이어져 있었던ㅡ을 열어젖혀 놓고 문고리 사이사이로 옷걸이를 걸어서 조금이나마 시원스럽게 빨래를 널어보려고 했더랬지. 그러다 집 안으로.. 2014. 10. 10.
우체부 아저씨 내가 4살 때부터 살았던 우리 친정집은 2층이라 바깥도 훤히 보이고 소리도 다 들리는 낮은 아파트다. 학창시절 내가 특히 좋아했던 건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 방학이면 밖에서 그 소리가 들리기만을 기다렸다가, 부우웅 소리가 들리면 부리나케 입구로 뛰어나가곤 했다. 우리 집에 온 편지가 하나도 없었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오토바이 소리였을 땐 맘속으로 작게 실망도 하고... 학교 갔다 돌아올 때도 항상 습관처럼 우체통부터 확인했더랬지.20여년이 지난 지금, 오전 시간에 창문 너머로 부우웅 들리는 우체국 오토바이 소리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무심코 내다보니 아저씨의 오토바이엔 편지 대신 택배 상자가 가득했다.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편지 문화도 이렇게 금방 옛것이 되어 버릴 줄이야. .. 2014.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