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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생각상자

우체부 아저씨

꿈토끼양 2014.07.29 16:50

내가 4살 때부터 살았던 우리 친정집은 2층이라 바깥도 훤히 보이고 소리도 다 들리는 낮은 아파트다. 학창시절 내가 특히 좋아했던 건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 방학이면 밖에서 그 소리가 들리기만을 기다렸다가, 부우웅 소리가 들리면 부리나케 입구로 뛰어나가곤 했다. 우리 집에 온 편지가 하나도 없었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오토바이 소리였을 땐 맘속으로 작게 실망도 하고... 학교 갔다 돌아올 때도 항상 습관처럼 우체통부터 확인했더랬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오전 시간에 창문 너머로 부우웅 들리는 우체국 오토바이 소리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무심코 내다보니 아저씨의 오토바이엔 편지 대신 택배 상자가 가득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편지 문화도 이렇게 금방 옛것이 되어 버릴 줄이야. 동네마다 문구점을 돌아다니며 예쁜 편지지를 모으고, 지난번에 썼던 편지지를 같은 사람에게 중복으로 쓰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저번에 이 말을 했던가? 안 했던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펜을 들고, 답장이 오면 뛸 듯이 기뻤던 수많은 기억들. 내 아이도 그런 설렘을 알았으면 좋겠다. 과연 그럴 수 있으려나 :)

# 내용 추가
"내 마음을 편지로 써 보세요"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 편지
앨런 앨버그 글, 자넷 앨버그 그림
미래아이 펴냄(2003)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495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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