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스티커처럼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 그런 힘을 가진 메시지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나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가능하다면 온 세상이 광고 카피라이터로 가득
찰 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편견을 간단히 부숴준다. 형식까지 부술 수는 없었는지, 여느 자기개발서
처럼 '스티커 메시지'의 속성을 6가지 핵심 내용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1. 단순성
2. 의외성
3. 구체성
4. 신뢰성
5. 감성
6. 스토리
6가지 속성은 모두 알기는 쉽지만 실천하기 힘든 자기계발서의 표준을 보는 것 같다. 1번의
단순성과 3번의 구체성은 충돌하기까지 한다. 도대체 단순하면서 구체적인 메시지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인가?
단순성은 너무나 당연하므로 논외로 치고, 의외성과 신뢰성은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아 보인다.구체성의 영역에 이르러서 이 책의 진가가 드
러난다. 아무리 신뢰성 있는 데이터나 통계라 할 지라도 설득력을 얻지 못할 때, 구체성을 가
진 하나의 메시지가 그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구호품을 요구하는 광고 메시지에서 몇백만 아이들이 굶어죽고 있다는
내용보다 한 아이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개인적인 분류일 지 모르겠지만, 감성,스토리 역시 구체성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한 도식이나 설명이 아닌, 모두 어떤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줌
으로서 스티커 메시지가 형성된다. 이는 신뢰성이나 의외성과는 달리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
이다. '지식의 저주'에 빠지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지식의 저주'는 책 내용 모두를 아우르는 교훈이다. 글을 쓰면서 독자를, 말을 하면서 청중
을 생각하지 않고 내가 알고 있는 바를 남도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스티커 메시지의
6가지 속성이 무효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는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는
직업(교수, 게임 기획자 등)을 가진 사람은 몸에 새겨도 좋을 만큼 중요하다.
책의 내용은 '스티커 메시지의 소개와 활용'정도로 압축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수많
은 예시는 구체적이고 신뢰감을 준다. 스티커 메시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너무 많은 예를
들고 있어 자칫 귀납으로만 이루어진 결론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연역이란 것이
본래 통찰이 수반된 귀납이며, 이 책의 예시는 모두 통찰을 수반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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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문단이 바로 완전한 지식의 저주다. 아무리 지식이 풍부한 사
람이라도 항상 헷갈리게 되는 연역과 귀납이란 개념을 자기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사용하기 때
문에 듣는 사람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지식의 저주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고 몸부림 친 문장은 다음과 같다.
'그럴듯한 예시는 많지만, 사례로만 이루어져 있어 그렇지 않은 예도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하
는 의문이 들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본문의 예시들은 여러 예시를 대신할 수 있는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에 매우 큰 설득력을 가지며, 반론을 제기할 예시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겠다. 그러면 과연 구체성과 감성, 스토리의 차이가 무엇인지 좀더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름대로 읽으면서 얻은 교훈을 적용해서 써 봤는데, 쉽지 않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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