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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공연, 음악

[연극] 2011.2.18. 닥터 이라부

by 일본맛탕 2011. 2. 20.

사탕언니의 급번개로 2/18 금요일 대학로에서 연극 관람! 제목은 '닥터 이라부'.
"공중그네 작가 소설이 원작인데, 3개가 옴니버스식으로 있는 거래~"라는 설명만 듣고, 나머지는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보러 갔다.

장소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뒷편 지하에 있는 '행복한 극장' (찾기도 쉽다!)
정가는 25000원인 듯한데, 이런저런 할인이 많아서 그보다는 더 싸게 볼 수 있다.
우린 언니 덕에 9800원에 관람. (게다가 언니가 쐈다 ㅠㅠ) 흐흐~

엉뚱한 4차원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섹시한 간호사 마유미가 펼치는 버라이어티 메디컬 쇼! (언니는 섹시한 간호사라는 말에 끌려서 예매했다고 ㅋㅋㅋ)
사실 마유미는 포스터를 보고 생각했던 것만큼은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었는데, 존재감 하나만큼은 압권이었다. 쇼가 시작될 때 혼자 등장하는 마유미를 보고 처음엔 좀 무서웠는데 차츰 그 독특한 분위기에 빨려들어갔다. 상당히 취향을 탈 것 같긴 하지만 함께 간 친구들은 모두 마유미에 풍덩 빠져 버리고 말았다 ㅋㅋㅋ

아무튼! 쇼는 3가지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조폭 행동대장이지만 사실은 뾰족한 것을 병적으로 무서워하는 남자 강철근, 너무 아름다운 자신에게 늘 스토커가 따라다녀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병원을 찾은 스타 지망생 이혜리, 언제나 '착한 사람'으로 살며 평생 남에게 화 한 번 못 내고 답답하게 살다가 결국엔 음경강직증(?)이라는 다소 후덜덜한 병에 걸리며 병원을 찾은 김선남의 이야기. 아마 첫 번째는 공중그네에 기반한 스토리고, 나머지는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듯하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안 읽어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사실 처음엔 분위기에 적응이 좀 되지 않아서 살짝 어색했던 것도 사실인데, 보다 보니 엄청나게 몰입이 되어서 결국 2시간 동안 계속 배를 잡고 웃다가 나왔다. 특히 난 강철근 씨가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이 카멜레온 같으니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라부 박사도 얼마나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 소화하시는지, 나중엔 진짜 연기자 분이 정신과 의사로 보일 지경이었다 ㅋㅋ (일본 이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주 이씨 가문의 아들이라며!! ㅋㅋㅋ)

개인적으로 대학로에서 봤던 연극 중 내 마음속의 1위는 여전히 '김종욱 찾기'지만, '닥터 이라부'도 그에 못지않게 재밌었다. 볼까 말까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적극 추천!! 그리고 꼭 1열에 앉으시길 바란다.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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