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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도쿄근교여행

도쿄도 후츄 시(府中市)의 도쿄 경마장 나들이② - 인생 첫 마권 구입!

by 대학맛탕 202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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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자리를 찾아 이동 중. 2024년 일본 더비는 5월 26일이라고 한다.

 
착석.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했었지만 화창하고 맑아서 경마하기 좋은 날이었다. (아직 해 본 적도 없으면서 ㅋㅋ)

 
신기해서 각도를 바꿔가며 계속 촬영 중. 저 멀리에 우마무스메에서 봤던 그 유리벽으로 된 실내 관람석도 보인다.

 
좌석 예약은 400엔인데, 이날은 G2레이스인 플로라 스테이크스 한 경기 외에는 모두 하위랭크 레이스 뿐이라서 한산~ 했다.

이 때는 G2가 뭐고 플로라가 뭐고 하나도 몰랐지만 와서 찾아보니 플로라 스테이크스는 암말만 출전하는 레이스로 출전마의 1등 상금이5200만엔.

이 레이스에서 1위, 2위를 한 말에게 G1 등급인 유우슌 메우마(優駿牝馬, ゆうしゅんめうま, 우준 빈마), 일명 오크스의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마권 발매기에서 인생 첫 마권 구입!
탄쇼(単勝, たんしょう, 단승)는 말 한마리를 꼭 찍는 기본 룰로, 이 말이 1등하면 따고 1등 못하면 나가리. 처음이라 정신없어서 그냥 대충 골랐다.

 
 
마권을 구입할 때마다 어떤 룰로 했는지 설명하려고 OMR카드를 종류별로 가져왔는데, 공익법인 일본 스터드북 인터내셔널(JAIRS)이라는 단체에서 마권 구매 가이드 PDF를 아주 자세하게 제공하고 있었다. 이후 설명은 PDF의 이미지를 쓰고자 한다. 
 
PDF는 아주 자세히 정리되어 있으니, 일본에 경마하러 가실 분은 이 PDF를 통째로 프린트해서 가져가시는 것도 좋겠다.
마권 구매 가이드 PDF링크

출처 : 저팬 스터드 북 인터내셔널 공식 페이지 (https://japanracing.jp/kr/)

 
 
내가 산 마권은 단승식으로, 1번부터 18번까지 있는 각 행마다 1등을 예상하는 말을 기입하면 되는 단순한 룰이었지만, 그 단승식을 고르는데까지의 마킹과 금액까지 마킹해야 해서 처음엔 좀 헤맸다.

 
물론 마킹 잘못했다고 그대로 실격이나 대박 큰 금액을 배팅해버리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마권 발매기에 카드를 넣으면 배팅한 말 번호가 나오고, 실수하거나 미기입한 부분은 붉은색으로 표시되며 그 자리에서 입력이 가능하다. 
 
오후에 산 다른 마권의 화면. 12번 말의 배팅금액을 빼먹었지만

 
그 자리에서 금액을 입력하고 정산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 밖에도 말 번호의 중복기입이나 룰에 맞지 않는 기입도 전부 체크해주기 때문에 처음 OMR카드를 작성할 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돌아와서, 레이스 시작 전에 말 상태를 볼 수 있는 패독(パドック, 예시장) 에 가 보았다. 
조교사들이 말들을 데리고 작은 트랙을 계속 돌고, 방송에서는 카메라로 말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오늘의 주목할 말을 소개하기도 한다. 더비스탈리온(ダービースタリオン)이나 경마 게임 등에서 말들이 느릿느릿 걷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게임의 인트로 화면이 아니라 진짜 경마에 있는 절차였다. 

 
말이 트랙 안쪽으로 다니는지 바깥쪽으로 다니는지, 걸음걸이는 어떠한지, 조교사 말을 잘 듣는지, 땀은 났는지 등에서 컨디션을 파악한다고 한다. 물론 그런 걸 알 리는 없고 그냥 말 귀엽네.. 하고 구경했다.

 
잠시 후 기수들이 나와서 차례대로 말에 오르기 시작.

 
기수들은 대부분 작은 체구로 160cm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좌석으로 돌아오자 사람이 부쩍 늘어나 있었고, 드디어 첫 레이스가 시작됐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나가리.
결승점 앞의 400미터부터 마지막 직선주로가 시작되는데, 사람들의 함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스포츠 경기의 응원과는 좀 다른, 욕망이 가득한 톤으로 들린 것은 기분 탓일까.

 
 
두 번째 레이스는 다른 규칙도 알아보고자 해서 단승과 함께 렌푸쿠 나가시(連複ながし, れんぷくながし, 복승식 축마)란 걸 골랐다. 거기에 더해 3레이스에서 했던 탄쇼도 같이 하나 걸었다.

 
복승식 축마는 1등을 예상하는 말을 축으로서 기입하고, 2등을 예상하는 말을 복수로 써넣어서 그 조합의 수만큼 배팅을 하는 방식이다. 3-6, 3-8, 3-9에 각각 100엔씩 건 셈. 

 
 
3번이 1등을 못 해서 그냥 나가리였다. 지난번 레이스와 달리 함성이 적어서 다들 나랑 비슷한 걸 골랐나? 싶었다.

 
4라운드가 끝나면 약간 긴 휴식시간이 주어저서 매점에 가 보았다.
오크스(암말만 출전하는 G1레이스)와 일본 더비(가장 큰 규모의 G1레이스) 칵테일이 있었다. 아직 경마용어를 잘 몰라서 이름을 봐도 큰 감흥은 없었다.
 

 
츠키지 킨다코(築地銀だこ)나 퍼스트 키친(ファーストキッチン)도 있었지만, 자리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피자-라(ピザーラ)로 결정했다.

 
 
메뉴 이름을 자세히 보니 탄쇼, 우마렌, 렌탄 세트 ㅋㅋㅋ

 
 
오후 레이스는 말이 좀 더 잘 보이는 자유 입석에 가서 보기로 했다. 이번 레이스는 더트 레이스!
잔디밭은 비가 오면 평균기록이 떨어지지만, 더트 레이스는 반대로 주로가 단단히 굳어 기록이 올라간다고 한다.
잡담하다 보니 이미 레이스가 시작되어 있었다. 

 
 
스탠드석에서 보니 들려오는 엄청난 함성. 그것보다도 바로 옆의 젊은 남녀가 엄청난 배팅에 성공했는지 계속 함성을 질러대서 마치 나도 대박맞은 기분이었다. 끝나고 서로 얼싸안는데 완전 신났음 ㅋㅋ
같이 가신 분의 말로는 저 정도 기뻐한다면 3렌탄(3連単, 3れんたん, 3쌍승식) 배팅에 성공한 것이라고.

 

그렇게 금새 끝. 1레이스의 시간은 2분밖에 안 된다.
급히 오느라 마권 사진도 안 찍었는데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물론 결과는 나가리.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관람석도 꽤 들어차 있었다.

 
레이스 당 간격은 30분으로,  도쿄 경마장 레이스 시간표는 다음과 같다.
 
1R  -  10:10
2R  -  10:40
3R  -  11:10
4R  -  11:40
5R  -  12:30
6R  -  13:05
7R  -  13:35
8R  -  14:05
9R  -  14:35
10R  -  15:10
11R  -  15:45 (메인 레이스)
12R  -  16:25
 
처음에는 레이스가 2분밖에 안 되는데 왜 이렇게 길지..? 싶었는데 본격적으로 파라미터를 보기 시작한 뒤 그 시간이 너무나도 짧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바람같이 지나간 3시간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보기만 해도 눈이 아파지는 말 파라미터는 너무 많아서 기억나는 것이 그다지 없지만, 가능한 만큼 써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