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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생각상자

글 쓰기(얘기에서 시작된 犬망상..)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11. 3.
글을 쓴다는건 어떻게 보면 이글루스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펜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글 쓰기를 꽤나 좋아한다. 하지만 무한 의지박약과 게으름약간의 귀찮음 때문에 주기적
으로 쓰지는 못하는 편이다. 왜 갑자기 블로깅을 하냐면은 내일 아침까지 글을 써야 되기 때문이다.

좋아해서 하는 것과 강제로 하는 것과는 몰입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전자는 밥 먹는것조차 귀찮아질
정도로 계속 하고싶은 반면, 후자는 어떻게든지 쉬어볼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고, 밥 먹을 시간만 되면 잘
먹지도 않던 밥까지 꼭꼭 챙겨먹고 싶게 되고, 매일 밤새다가도 10시만 되면 잠이 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저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어지간히 하면 하기 싫다. 그러
나 뭔가 그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제약이 생기면 무진장 하고 싶다. 군대에서 공부가 그랬고, 요즘 게임이
그러하며, 시험기간엔 책읽기가 그렇다. 하지만 나한테는 꽤나 다들 중요한 것들이고 매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마음먹는 것들이다.

무언가를 해야지..하고 생각하면 언제 그것을 시작할까? 하는 압박이 자연스레 내 뒤에 다가선다. 그리
고는 계속 미루게 되며, 나중에는 흐지부지해져 결국 내가 그런 일을 하려고 했었나도 희미해지게 된다.
요는 그 시작이다. 어떻게든 지르고 보면 끝까지 하게 되는 것일 테니까. 나에게는 그 시작의 장벽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높은 것 같다. 그러니 뭐 별 수 있나..장벽을 낮춰야지.

싸이 일기장에도 썼었는데, 나는 데드라인이 존재하는 일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적당히 하고 그냥 쉬쉬
하다보면 하는 일보다는 정해진 기간 내에 온 힘을 다 쏟아부어 완성시키고 그것이 끝나면 다시 츄우욱
녹아내려가는..그런 일 말이다. 완성(내지는 발표 or 시험) 의 직전 최고의 지옥을 맛보고 직후엔 어디에
도 비할 수 없는 천국을 맛본다. 물론 그 천국은 굉장히 시한부적인 것이지만 그렇기에 더 의미가 있다.
위기감은 곧 다시 찾아온다..그럼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하느
냐에 따라 그 희열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내가 데드라인이 있는 일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데드라인 직전의 압박을 '즐기는'정도는 아니다. 하
지만 어쨌든 데드라인이 그어지면 나는 어떻게든 끝내려고 본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그래서 명언인
것일까?

오늘부터라도 다양한 목표를 설정해 보시라. 다만 한번 설정한 데드라인은 절대 깨지 않는다는 금기를
갖추고서 말이다. 그 자신이 뒤집어 넘어갈 정도가 아니라면, 정복할 목표가 풍부한 것은 분명 보람있는
일일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