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보기<<< 일본에 간 참이슬과 한국에 건너온 하이볼
단골 스낙쿠에서 술을 마시다가 처음 뵌 분과 통성명을 하고, 언제나처럼 한국 이야기를 좀 하게 되었다.
'한국에는 스낙쿠라는 게 없어요. 카운터석도 거의 없고'
일본 사람들이 들으면 십중팔구 '에에~~!?' 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는데, 이야기를 잠자코 듣던 마마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꺼냈다.
あるよ、韓国にも
있어. 한국에도.
의외의 일격(?) 을 맞은 나는 어렸을 때 어땠는 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2000년대 이후에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마는 다시한번
あるんだから
'있다니까?'
하는 반응이었다.
여기서 마마에 대한 소개를 조금 하자면, 2000년대 초반부터 거의 15년 정도 1년에 두세 번씩 한국에 가신 분이다.
그리고 그 가셨다는 곳이, 내가 어린시절 살던 동네였다. 한국 사람도 잘 모르는 동네인데 도쿄에서 처음 뵌 일본 분이 그 정도의 빈도로 우리 동네에 오셨었다니, 정말 세상 좁다는 말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다른 일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에이 뭘 모르시네요~' 하겠지만 그런 마마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국 스낙쿠, 한국 가라오케바 등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해 봤다. 물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물어보니 마마는 이름은 좀 다르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게 뭐냐고 물으니 한참을 생각하시다가
スタンド。。。
スダンドなんなんだったけど。。
스탠드, 스탠드 뭐시기였는데..
거기서 갑자기 나의 뇌리를 스치는 단어가 하나 떠올랐다.
스탠드바
동네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갈 때 항상 지나치는 술집 많은 상점가에 큰 나이트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 번쩍번쩍 빛나는 간판에 쓰여있던 글자였다.
내가 자주 볼 때는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갈 일이 없었고, 성인이 된 뒤, 그러니까 마마가 한참 그 곳을 방문할 2000년대 즈음에도 젊은 사람들이 가는 곳은 아니었다.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있을 리 없고, 위치가 그러했으니 성인나이트나 캬바레(이 단어도 너무 오랫만이다) 비슷한 곳인가 싶었다. 그 둘도 가 본 적은 없지만.
그래서 검색해 보니 정말 이색적인 풍경이 보였다.
나이트 같이 넓은 홀이 있는 것이 아니라, 푸드코트처럼 작은 가게들이 벽면에 늘어서 있었고, 카운터석에 서서 마시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니 한 편으로 말하면 타치노미(立ち飲み)와도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https://blog.kakaocdn.net/dn/bIeQgq/btsL9v00jB2/d12EBZz7HXnkO9JrqDzk40/tfile.jpeg)
어디서 이런 시스템이 왔는지, 언제까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개별 점포도 아니고 무대가 붙어있는 경우도 있으니 스낙쿠와는 다른 점도 많을 것이다. (자세히 아시는 분은 덧글 부탁드린다)
오래전부터 내 주변에 있던 것을 일본에 와서 재발견하게 되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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