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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에세이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by 일본맛탕 2007. 11. 18.


오래도록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그동안 무엇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책 첫머리의 목차 옆 페이지에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이 책은 실로 꿰매어 제본하는 정통적인 사철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철 방식으로 제본된 양장본은 오랫동안 보관해도 책이 손상되지 않습니다."

가끔은 두 번 정도만 반복해서 읽어도 금방 페이지가 뜯겨 나가고 너덜너덜해지는 책도 있었더랬다. 그래서 나에겐 이 사소한 글귀가 더없이 반가웠다.

기대했던 보람이 있었는지, 책을 들자마자 중간에 쉬지도 않고 책을 언제 다 읽는지도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내용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읽는 바람에 첫 구절에선 먹고 있던 샌드위치를 뱉어버릴 뻔했지만 -_-;;

혹시 읽을 분이 계시다면 아무것도 먹지 않는 상태에서 조용히 읽으시길 권장한다...;; 책을 읽으며 그 장면을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나에게 지금 먹고 있는 음식과의 충돌은 커다란 고역이었다. ㅋㅋ

책이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요전에 실수로 손을 심하게 베어서 밴드를 칭칭 감고 있었다. 당시엔 살을 관통하는 시퍼런 칼날의 이미지만으로 겁에 질려 다치자마자 집에 있던 치료약으로 바로 응급처치를 했는데, 이윽고 별다른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오늘 뜯어 보니 이제 거의 아문 듯했다. 상처 자국도 딱히 보이지 않았다. 몇 주 전에 다친 다리의 상처는 그냥 내버려 뒀더니 아직도 자국이 남아 있는데. 빨리 손을 써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