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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만화, 애니메이션

[만화] 기가 도쿄 토이박스 1, 2권

두릅이 2008. 11. 5. 01:48
 

'치열한 게임업계의 생생한 리얼리티'

 라는 사이드라벨의 표어는 틀리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치열한' 현실'과 더 많은 지망생들
을 양산할 '마약'을 동시에 품고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리얼리티'라는 것이
작은 회사는 게임도 못 내고 계속 망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라 실력을 이미 갖춘
사람만 게임업계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할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겪거나 보아온
바로는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게임 기획자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 아마도 다음의 트리 중 어떤 쪽을
타게 될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A. 순수 개발자 / 디렉터 
        B. 관리자 / 프로듀서 

 주인공 중 텐카와 타이요는 전자를, 센스이 이즈루는 후자를 대표하고 있다. 물론 순수
개발자로서 명성을 얻는 경우도 있고, 도전적인 컨셉의 비전을 고집하는 프로듀서도 있겠
지만 포지션 상 전자는 작품 중심의, 후자는 상품 중심의 경향을 가지게 되는데, 어쩔 수
없다. 둘 다 게임을 만드는 데에 꼭 필요한 역할이라는 것은 자명하니까.  

텐가와 타이요는 여러모로 '마약 덩어리'다. 과거에 굉장한 게임을 만들었던 경력을 가지
고 있고(전설적인 개발자), 세속에 찌들지 않고 자신이 가고싶은 길을 가고 있다. (순수 개
발자) 비슷한 플롯에 비추어 예측하건데, 몇 번의 시련을 겪은 후 크나큰 성공을 거둘 것이
다. 그러지 않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고난만 이 눈앞에 보이지만 성공할 것이 정해져
있는 신화 영웅 이야기의 프롤로그 같다.   

 반면 센스이 이즈루의 포지션은 조금 미묘하다. 사건과 상황만 보면 텐가와 타이요와 대척
점에 있는, 위만 보고 달려가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첫 등장부터 도전적이고 이상적인 발언
을 거침없이 내놓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타가키나 빌 로퍼 덕분에 언론플레이가 얼마나 공
허한 것인지 알고 있고, 2권에서 나나미와 부딪히는 장면을 보면 영락없이 클라이언트의 요
구대로 게임을 '찍어내는' 프로듀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하지만 또 그 뒤의 대화에서는 조금 미묘하지만 도전적인 야심을 갖고 있고. 군소업체를
지원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한다. 타이요는 아마도 그것을 발판으로 자연스럽게
메이저에 다시 올라오겠지만, 이즈루 쪽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상을 할 수 없다. 그의 성패에
따라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것이 어떤 이야기인지 윤곽이 그려질 것 같다.  

 모모다 모모의 모습을 보면 신입 때가 많이 생각난다. 재미란 이런 거다라고 건방지게
정의도 자주 내리고,  내가 기획한 거라면 하나라도 더 넣어보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부딪히기도 참 많이 부딪히던 때 말이다. (지금도 자주 부딪히지만;;)

 시간이 지나니 어쩔 수 없이 나도 그때와 같지는 않다. 부딪힐 시간에 오늘 일을 시간에
끝낸다던가, 이 타이밍에는 나서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거나, 말로 떠들어서 사람
들 업무방해하지 말고 메일로 처리한다던가 하는 것들 말이다. 하지만 확실히 그 때의 모
습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것들을 느끼는 요즘이다. 노련해지는 것과 게을러지는 것은 종이
한장 차이니까.   
 
 2권에서는 또다시 이상과 현실의 충돌이 일어난다. 유저가 원하는 컨셉으로 전형적인 게임
플레이를 만드는 것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새로운 플레이를 창출하는 것. 그리고 상식을 뒤
집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177페이지를 보고 정말 한참 웃었다.) 

 게임 개발을 하는 사람이든, 꿈꾸는 사람이든 한 번씩 보자. 이들의 이야기 역시 현재형이
다.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 지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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