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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에세이

제드 러벤펄트, <살인의 해석>

by 일본맛탕 2007. 6. 7.
요즘 책을 많이 읽긴 읽는데 좀 편식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소설은 거의 읽지 않고 인문 서적 위주로만 읽고 있었다. 어쩌다 읽는 건 수필류..
오늘은 그동안 읽고싶었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서점에 갔다.
그런데 향수 바로 앞에 놓여 있던 책이 내 눈을 끌었다.


'살인의 해석'... 제목부터 벌써 포쓰가 느껴지지 않는가!!
실은 요즘에도 소설을 읽어보려 했지만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사 놓고도 안 읽기가 부지기수였는데.. 이건 다르다! 뭔가 다르다!! 이렇게 흡인력이 있는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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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있어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존심을 짓밟힌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의미다. 행복해지는 방법과 의미를 얻는 방법은 다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순간을 살아야 한다. 단지 순간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 그렇지만 의미를, 꿈과 비밀과 인생에 대한 의미를 얻고 싶다면, 아무리 어둡더라도 과거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며, 아무리 불확실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연은 행복과 의미를 우리 앞에 대롱대롱 흔들어대며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다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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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첫 장이다.
정말 뭐 이런 책이 다 있어....ㅜ0ㅜ 이런거 쓰는 작가는 천재가 아닐까..
무려 555페이지나 되는 엄청나게 두꺼운 책인데.. 반쯤 읽었다. (오늘은 내가 늘 책 읽으러 가는 곳이 문을 일찍 닫길래... ㅜ.ㅜ)
잠도 안 오는데 책이나 더 읽다가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