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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만년필, 잉크

새 만년필과 다이어리

by 일본맛탕 2015. 2. 26.

일본으로 문구 기행(을 빙자한 먹부림) 다녀온 이야기도 써야 하고 이것저것 할 말이 많았는데 하나도 못 남기고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사진 옮기면서 보니 만년필 사진이 있어서 짧게 남기고 가야겠다.



지난달 초에 오로라 할인 끝나기 직전에 산 스타일 레진 핑크 EF닙.

다들 이걸 돼지핑크라고 부르던데, 딱 소세지 같은 분홍이다. (그래서 산 거지만)

난 붉은 분홍보단 누르스름한 기운이 섞인 분홍이 좋더라.


여튼, 어쩌다 보니 일본산 만년필만 쭉 쓰다가 처음으로 손에 넣은 유럽 만년필.

워낙 잘 깨져서 설탕바디라 불린다길래 캡을 만년필 뒤쪽에 꽂질 못하고 있다. 떨어져서 깨질까봐...


처음엔 컨버터에 잉크를 주입해서 썼는데, 좀 심각할 정도로 끊겨서 나왔다.

원래 이런 건지 나한테 온 게 이상한 건지 모르겠어서 길을 들이면 괜찮겠지 하고 자기 암시를 걸면서 계속 써 봤는데 전혀 좋아지질 않았다. 다른 잉크로 갈아봐도 마찬가지.

닙 교정받기 전에 마지막으로 카트리지를 끼웠더니... 어머나 너무 잘 나오는 거다. -_-;

다른 유럽 만년필들에 비하면 오로라는 사각거리는 필감으로 유명하다던데, 일제 만년필만 쓰다가 오로라를 쓰니 신세계다. 이제 프레라를 못 쓰겠음 ㅎㅎ



어쩌다 보니 파스텔톤이 돼 버렸네.

가운데에 있는 건 긴자 K.ITOYA 한정 모델인 커스텀 74 그린. 실제로 보면 초록이라기보단 예쁜 민트색이다.

F닙인데 M닙처럼 굵게 나와서 당황스러웠지만 끊기는 것보단 낫겠지 싶어서 그냥 M닙이라 생각하고 쓰고 있다. -_-;

금촉이라 필감은 끝내준다. ^^ 미끄미끄덩~



그리고 신년을 맞이하여 또 하나의 지름...

FA닙(연성닙) 뽐뿌를 받아서 결국 커스텀 헤리티지 912를 질러버렸다.


딥펜처럼 나올 줄 알고 이걸 데일리로 써야지 생각했는데, 딥펜 느낌보다는 그냥 '굵다'는 느낌이 제일 먼저 들었다. 이걸로 다이어리 같은 곳에 일상 메모를 쓸 수는 없을 듯하다.



굵...다...ㅠㅜ 갖고 놀기 재밌긴 하지만.



굵기 비교. 아랫줄은 제일 위에 있었던 오로라 스타일 레진 EF닙.

이렇게 보니 완전 사인펜 수준이네...ㅎㅎ



획수가 많은 한글이나 한자보다는 알파벳을 쓰기에 더 적합한 것 같다. 묽은 잉크는 농담이 지는 게 재밌기도 하고.

영어 글씨체 많이 연습해야겠다.



그동안 잉크랑 노트들을 책꽂이 여기저기 빈 곳에 끼워넣거나 해서 보기가 안 좋았는데, 드디어 정리장을 구입했다.

작은 사이즈라 책상 옆 책꽂이 한쪽에 딱! 들어간다. 기성품인데 꼭 맞춰 넣은 것 같은 사이즈 ㅎㅎ



잉크 소분병도 요렇게 정리하고~ 지금은 이것보다 좀 늘었지만.



일본어 글씨체도 교정해 보려고 저런 펜맨십을 샀는데 딱히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다.

저런 책들보다도 유튜브 강좌가 훨씬 좋은 듯. 강좌 몇 개 보고 따라 써 봤는데 금방 필체가 바뀌었다. 오오오, 신기.



그리고... 이건 탄조공방에서 주문한 다이어리 가죽 커버.



원래 미도리 MD노트 문고판 사이즈 썼었는데 크기가 너무 작고 불편해서 그동안 쓴 게 아깝지만 눈물을 머금고 갈아탔다. 탄조 커버에 복면사과 까르네 핸디 사이즈 3권 장착!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ㅎㅎ 생각만큼 잘 쓰고 있진 못하지만 그래도 육아일기는 꼬박꼬박 쓰려고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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