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말하고 있는 것을 듣고 있으면, 설사 그가 하는 말이 별 재미가 없어도 아주 유쾌하다. 왜냐하면 그는 진정으로 당신에게 말하며, 당신에게 말을 걸기 때문이다. 난 처음으로 누군가 내게 말할 때 날 배려해주는 사람을 만난 셈이다. 그는 찬성이나 반대를 노리는 대신, "넌 누구니? 나랑 얘기하고 싶니? 너랑 있으면 정말 즐거워!"라고 말하듯 날 바라보았다. 난 바로 이게 예절이라고 말하고 싶고, 그건 자신이 여기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태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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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부분을 읽을 땐 수식어가 많고 이해하기 난해해서 진도가 안 나갔는데, 어느 정도 읽고 나니 아주 슉슉~ 읽혔다. 순식간에 끝까지 읽어버린 것 같다.
프랑스인인 저자의 오리엔탈리즘(일본 중심)에 대한 근거없는 동경과,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며 때로는 구조에 맞지 않는 문장으로 끝맺는 번역만 견딜 수 있다면 매우 훌륭한 책.
철학 선생이었던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철학 및 기타 정보에 대한 이해가 깊은 번역자의 통찰이 맞물려 있다.
근데 이야기가 막 전개될 즈음 팍 결말로 치닫는 구조는 약간 아쉽긴 하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一度お試しあ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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