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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이야기

[PS2] 사무라이 스피리츠 6번의 승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22.
 캡콤과 SNK에서 앞을 다투어 내놓는 격투게임 콜렉션을 볼 때마다 군침을 흘리면서도
결국 구입까지는 가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이 떡밥은 안 물 수가 없구나..볼륨도 엄청나고
크고 게이머즈의 평도 꽤 좋아서 결국 소울칼리버 4를 팔아버리고 돌아오는 길에 구입했다.

 3개씩 나눠서 발매해도 고민이 되는데 6개라니 이건 뭐 SNK 감사 ㅠ.ㅜ 그런데 딱 하나
아쉬운 것이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 스페셜 대신에 천하제일검객전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천하제일 검객전이 피 안나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무엇보다 절명오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쉽다. 엔자로 상대를 태워버릴 때의 쾌감이란..

 앞의 5개 작품은 에뮬레이터라서 모드조차 따로 제공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왜 천검을
넣었을까..? 여튼 옥의 티가 아닐 수 없다.
 
당시만 해도 흰 피가 뿜어지고 절단연출도 삭제되었거늘...이젠 사지가 잘라지건 나신을 하건 15세.


이거 구입한 유저들은 두 번 물 먹었다.


천검에서 기억나는 것은 이것과
,
이것 뿐. 피 안나오는 사무라이는 즐. 

 6개의 볼륨이 좋고 스페셜이 없고 늘어놓았지만 내가 이 게임을 구입한 이유는 단 하나. 이 게임 때문이다.

진 싸울아비 투혼


진 사무라이 스피리츠 하오마루지옥변

 1994년 말 등장한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속편. 일본과는 달리 아랑전설 스페셜을 완전히 버로우
시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전작에서 몇 배로 파워업한 후속작. 킹오파 94 이후 절정을 달리던
SNK의 모든 것이 드러난 시리즈 최고의 대작. (왜 '대작'인지는 차차 설명을..)

 여튼 이 게임의 초절정 간지에 혼을 빼앗겨버린 14세 소년은 정든 슈퍼컴보이를 팔아버리고
네오지오 팩을 구입하게 된다. 그러니까 게임기가 아니라 팩만. 게임기를 넘기고 받은 14만원
으로 사무라이 스피리츠 1을 구입하니 남은 돈은 7만원. 특유의 징징신공을 발동해서 2주 후
결국 네오지오를 구입하고 만다. (아마 처음으로 용산에 갔던 날인 것 같다.)

 드디어 구입하게 된 네오지오! 스틱도 2개 샀다! 자 집에서는 사무라이 스피리츠밖에 할 수 없
지만 언젠가는..설레이는 마음으로 주인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저씨 진 싸울아비는 얼마예요?"

"22만원"

"네?"


"22만원"


"네?"


"22만원"



 (젠장 무슨 팩이 20만원이 넘어!!)

"그럼 이번에 새로나온 킹오파 95는 얼마죠?"


"28만원"


"...그, 그럼 킹오파94는요?"

 
"17만원"


OTL....(참고로 네오지오 게임기는 21만원이었다.)

 오락실 이외에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한 소년은 어느날 친구의 친구가 이 팩을 갖고있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친구가 아니라 친구의 친구. 한마디로 뻘쭘한 관계. 그런 친구에게 얼마나
비굴하게 팩을 빌려달라고 했는지...굴욕이란 굴욕은 다 보이고 결국 빌리지도 못했다.

 그 후 소년은 아랑전설 스페셜로 팩을 한번 바꿨다가 결국 다시 슈퍼패미컴으로 돌아갔다는
슬픈 후문이 전해진다..

 여튼 그렇게 오락실에서만 즐긴 게임이었는데, 킹오파 시리즈의 인기가 워낙 높아서 전작만
큼의 롱런은 달성하지 못했다. 97년 PS로 1과 2의 합본인 검객지남 팩을 기대했지만 PS를 팔
아버렸고, 같은 해 PC판으로 이식되었지만 그 퀄리티란....-- 세월이 지나 에뮬레이터로 다시
즐길 수는 있게 되었지만 역시 TV수상기가 아니면 안되는 그 무언가가 부족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XBOX LIVE로도 나왔지만 PS판이 나온
이상 이미 아웃오브 안중.

감격의 눈물..ㅠ.ㅠ 


 진 사무라이 스피리츠는 SNK '2편'들 중 가장 뛰어나지 않은가 싶다. 용호의 권2도 재밌지만 왠지 1에서
느끼던 그 맛이 생각나고, 킹오파 95를 하다 보면 3단 기절이 아쉬워진다. 하지만 이 게임은 전작의 테이
스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든 면에서 파워업했다.

그러니까 A+B 강베기로 한 방에 상대를 뺑뺑이로 만들 때의 그 느낌이 그대로라는 뜻.


 긴급 회피기와 페이크 기술도 생겨나고 거대 캐릭터를 던지는 것도 가능해졌다. 갈포드가 어스퀘이크에게 
타격잡기를 시전할 때의 간지란..전작에서 백만년에 한번 볼 까 말까했던 무기파괴가 분노게이지 MAX 필살
기로 가능해졌는데, MAX필살기들은 하나같이 멋진 연출을 자랑했다.

하오마루의 초필살기. 개인적으로는 우쿄 것이 제일 멋졌다. (라기보다 이때는 우쿄 빠돌이)


 어느샌가 이오리에게 밀려버렸지만 주인공의 숙적 라이벌인 겐쥬로의 등장도 충격적. 창녀인 자신의 어머니를
같이 있던 남자와 함께 죽여버렸다는 설정도 그렇고(나중에 추가된 설정일 수 있다.) 하오마루와 전혀 다른 검술,
목소리...간지란 이런 것이다. 이후의 시리즈에서는 목소리가 왠지 빈약해져서..

캐간지남 겐쥬로 등장.

배경의 대부분이 전작에서 몇 년이 지난 듯한 모습으로,  음악부터 연출까지 모든 스케일이 커졌다.


제일 감동먹었던 샤를로트 스테이지 배경그림.


 하지만 이 시리즈가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것은 웅장한 스케일 때문이다. 야심찬 젊은이 아마쿠사가 마왕
암브로시아를 부활시키려다 실패한 1편을 뛰어넘어, 이번엔 정말 세상이 뒤집어지는 전개. 3편 이후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어져도 이 쪽이 그리워지는것이 아무래도 이 스케일 때문이겠다. 3편의 캐릭터들도 좋았지만,
장편 대서사시를 보다가 동네 이야기가 되어버린 느낌. 그런 느낌을 주는 또하나의 이유가 바로 중간 데모.
나도 10년 만에 제대로 한 번 해 봤다.

시작부터 거대한 스케일의 압박.


전작의 보스였던 아마쿠사 시로 도키사다는 데모에만 등장.


오락실에서도 이런 연출이..넋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보스 라쇼진 미즈키. 아마쿠사는 명함도 못 내밀 간지.

이녀석이 데리고 나오는 퍼피 변종(?)은 기술을 쓸 때마다 이렇게 변한다.

이런 축복도 내려 주시고,

가끔씩 사신도 붙여 주셔서 8방향 레버조작이 리버스되는 효과가 붙는다. 무슨 카트라이더도 아니고..

지면 종말이 오고,

이기면 알 수 없는 대사를 남발하며 사라진다.

 어쨌든 결국 10년 간의 숙원사업을 이뤘다. 사실 첫 플레이에는 시리즈당 1~2라운드씩 하고 나니 이내 질려버렸지만,
역시 이것 때문만이라도 돈은 아깝지 않다. 접대용으로는 패왕전설이나 갖고놀아주자. 제로는 너무 답답해서..
게이머즈 리뷰에도 있지만 SNK게임치고는 친절하게도 트레이닝 모드를 제공한다.

메뉴화면은 꼭 에뮬레이터 같은..(에뮬 맞나?)

 트레이닝 모드와 스킬 리스트 덕분에 또 하나의 숙원사업이었던 모든 SD캐릭터 보기도 달성. 조작의 난해함이
극을 달리던 시기였고, (궁금하신 분은 여기 참조) 커맨드보다도 버튼 조합이 기억나지 않아 엄두도 못 냈는데..
서비스샷으로 마무리.


이번에 해보고 처음 알아차린 겐쥬로 스테이지의 달. 이런 센스쟁이들!!


PS. 천하제일검객전의 엔딩 갤러리는 추천. 캐릭터에 따라 별의 별 맛간 엔딩이 다 나온다.
      (대부분 자막처리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