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찍어둔 사진으로 이제야 포스팅)
이 포스팅을 할 때가 바다이야기가 인기를 얻기 직전이었는데, 최근 이 동네 오락실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던
맘모스 게임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안에 놓여져 있는 기계들이 예전 것들인 것을 보면, 영업을 하지 않는 동안
기계들이 그대로 잠자고 있었나 보다. 요 전에 갔던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이 쪽도 시간을 10년 뒤로 되돌린
듯한 모습.
맘모스 오락실은 겉에서 보기에는 작아 보이지만, 들어가보면 ㄷ자 형으로 게임기가 100대 이상 있는 큰 오락실
이었다. 파워 드리프트같은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게임이 있었고, 체감형 헬기 게임도 있었다. 구석에는 흘러간
고전 게임들도 잘 들여놓아서 내가 제일 자주 가던 곳이었다.
2005년 겨울 이랬던 모습이..
이렇게 다시 문을 열었다.
테트리스부터 철권6을 아우르는 라인업.
간판에 써 있는 게임들 중 반은 이 동네 오락실에서 했었으니..이야기들을 좀 해 보자.
철권 시리즈 (1994 ~)
버추어 파이터의 충격에 매일매일을 감동하던 6학년 겨울 방학 때 철권이 나왔다. 이 동네를 와야만 볼 수
있었던 버추어 파이터에 비해 철권은 기판가격이 싸서 동네에서도 볼 수 있었다. 시스템 11은 모델1에 비해
좋은 성능은 아니었지만 텍스쳐 맵핑이 가능했기 때문에 확실히 달랐다. 동네에서는 왠 신기한 게임이 나왔
다고 열광. 주안에서는 버파2에 약간 밀렸던 걸로 기억한다. (라기보다 내가 워낙 버파2에 빠져있었다.)
철권6은 그래픽은 PS3수준으로 올라갔는데, 게임플레이는 여전..4에서 변혁을 시도했다가 5에서 되돌아오
고, 다시 그걸 베이스로 다듬어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된다. 그나저나 슬슬 태그 안나오나?
테니스2 -> 버추어 테니스 (1999 ~)
은 아케이드에서 꽤 스테디셀러였다. 요즘 몇 남아있지 않은 오락실에 깔려있는 것은 대부분
2편.
은 2편보다 좀 더 캐주얼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은 1편. 단순성을 유지
하면서 심오함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버쳐축구 -> 버추어 스트라이커(1995?)
모델 1 기판을 사용한 1편이 꽤 인기가 있었다. 대두모드도 있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모델2를 사용한 2편도
오래도록 인기를 끌어서, 버추어 테니스와 마찬가지로 남아있는 오락실에 깔려있는 것이 2편. 3편은 1998월드
컵에 맞추어 나왔지만, 이미 축구게임의 대세는 위닝으로 흐른 뒤였기 때문에 그리 회자되는 게임은 아니었다.
퍼즐보글 -> 퍼즐보블(1995~)
시리즈 최초로 네오지오 기판을 사용해서 나왔다. 정통 시리즈인 버블 심포니는 그대로 사라진 반면, 이 시리
즈는 5작품이 넘도록 장수했고, 여러 기종으로 이식됐다. 보글보글 프랜차이즈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곁들여진
멋진 게임. 점선으로 루트를 알려주는 튜토리얼도 괜찮았다. 인디케이터를 보여주다가 빼는 방식에 나는 좀 방
어적인 편인데..중1때 건너편의 원더파크에서 처음 봤던 기억이 난다.
1945 3 -> 스트라이커즈 1945 (1996)
비디오 시스템에서 독립한 후 사무라이 에이스, 건버드로 연타석을 터뜨린 사이쿄가 의욕적으로 내놓았던
새 시리즈. 당시 아케이드는 격투게임의 홍수였지만 라이덴 파이터즈, 레이스톰 등 슈팅게임도 계속해서
발전을 하던 시기였다. 최근에도 대전액션 다음은 슈팅인 것 같다. 최근의 슈팅게임은 계속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정작 오락실에서는 볼 수 없으니 아쉽다.
2차대전 배경에서 변형하는 로봇 보스의 박력 대단했고, 재미 역시 이전작들에 뒤지지 않았다.
2편은 렌더링 그래픽을 사용했고, 모아쏘기 시스템이 조금 바뀌었는데, 1편보다 깊이는 생겼지만 재미있지
는 않았던 것 같다. 3편은 숨겨진 펭귄 비행기만 사용했었고, 보스의 약점 찾기 시스템이 재미있었다.
테트리스(1989)
초등학교 1학년 때 이 게임이 나온 후부터 오락실에서 그 특유의 BGM이 들을 수 있었다. 사촌형이 30스테
이지를 넘게 갔는데, 블럭이 반 이상 쌓이면 스틱을 그냥 옆으로 젖히는 것이 아니라 탁탁탁 연타를 해야 끝
까지 블럭을 보낼 수 있었다.
타임 3 -> 타임 크라이시스 (1997)
타임 크라이시스 1은 정말 명작이었다. 철권도 그랬지만, 버추어 캅이라는 베이스 모델이 있는 상태에서 그렇
게 전혀 다른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역시 남코의 저력. 1편은 설정도 좋았는데, 2편부터는 왠지 연인/
가족 대상의 게임이 되어버린 느낌. 2편부터 치명탄에 마커를 표시해주기 시작했는데 난이도는 더 높아졌다.
1편이 중학교 3학년 때 나왔는데, 3스테이지까지 갈 수 있어서 꽤 많이 했었다. 2 고등학교 1학년, 3은 군대갔다
왔을 즈음이었나..?
이니셜 D3-> 이니셜 D Ver.3
제대 직후 와우와 함께 꽤나 즐겼던 게임. 이로하자카에서 카이를 이기려고 한 번 밤을 새버린 적이 있다.
아케이드판 역시 꽤나 재미있었지만 왠지 기본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서 한계가 있었다. CPU들은 드리프트
를 쓰는 데에 비해 플레이어는 쓸 수 없는 시스템도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역시 드리프트는 릿지 레이서.
LA머신건 -> ??
제목으로 추정해 보건데, 건블레이드 NY의 후속이라고 생각된다.
오락실 안을 들여다보자.
이곳이 왼쪽 입구. 중1때 노상 다니던 그 간판 그대로다.
를 이 오른쪽 기계에서 처음 봤었다.
주머니에 100원 밖에 없을 때 자주 하곤 했었는데..
반대편에서 본 모습. 왼쪽에 스트리트 파이터 EX2가 2대 있다. 1도 있었으면 한 판 해줬으련만..
음악 게임의 열풍이 불던 시기에 나온 키보드 매니아. 기타/드럼이 캐주얼했던 데에 비해, 이 쪽은 이름 그대로 좀 매니악했다.
모터 레이드. 해본 적은 없지만, 기판 모양이나 모델2 그래픽을 봤을 때 망스TT의 엔진을 개량해 만든 바이크 액션 게임으로
생각된다.
하하하..펌프..난 DDR쪽이라 펌프는 자주 하지 않았다. 세번째 버전 이후로는 일반인이 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다른 곳은 모두 시간이 되돌아간 느낌이지만, 이곳에 유일한 2008년 게임이. 진으로 한 판 했는데 기술 다 까먹어서 졌다;
초라한 모습이지만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게임 한 판 할 곳이 생긴 것이 그저 기쁠 뿐. 성인용 게임장도 날아갔고,
PC방도 그다지 장사가 안 될 테니 주인 아저씨는 기계를 놀리느니 이 쪽이 돈이 되리라 생각하신 모양이다. 5월의
일요일 저녁인데 한산한 모습. 주말반(
을 제낀
)학생들로 성황을 이루던 98년 까지의 그 모습을 생각하면 참..오락실
도 죽었지만 동네 자체가 좀 죽었다. 고등학생 때만 해도 정문학원 다니는 학생들로 가득한 곳이었는데..
정말, 인터넷이 세상을 참 많이 바꿔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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