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 킬링타임용 소프트 지름 - 1. 철권 DARK RESURRECTION

PSP가 생긴지 어언 반년. 지금까지 딱 3개의 게임을 샀었다.(나는 치트를 쓰지 않는다. 아니 못쓴다.)

3개 다 완성도(혹은 이식도)면에서 PSP게임들 중에서 톱 클래스를 자랑하는 명작들이지만..

 플레이시간: 42시간
1. 화면속에 초집중을 하지 않으면 바로 사망. => 공공장소에서 플레이시 제대로 오덕후로 보임
2. 같은 이유로 지하철역 및 버스 정류장을 지나칠 위험이 높음
3. 주안 출발 직통열차가 구로에 다다를 시간에 잘 해봤자 비룡 1마리. 그나마도 운나쁘면 사망
4. 끝을 알 수 없는 무한 노가다

플레이시간: 아마도 30시간
1. 피곤할 때 퇴근버스에서 플레이하면 PSP를 떨어뜨릴 위험이 존재
2. 엔젤카와 배틀할 때부터 게임하기 싫어진다.
3. 니트로를 제외하면 이미 12년째 즐겨온 게임플레이.

플레이시간:39시간
1. 재미있긴 재미있는데 별로 보고싶지 않은 이벤트가 너무 길다.
2. 던전 길이가 길어서 강제 세이브 해두면 '동영상 인코딩 불가 -> 인코딩을 위해 리셋 -> 다시
   던전 시작'의 악순환으로 실제 플레이시간은 50시간 정도 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노클리어.
3. 출퇴근 40분의 여유만으로는 도저히 몰입플레이 불가

플레이시간: 0시간
OTL...왜샀지;
1.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는 시간대에 하는 PSP를 가지고 공부를 하려했던 것이 애초부터 무리였음.
2. 예의상 갖고다니고 있음.


 발키리를 출퇴근 40분씩마다 열렬히 플레이했지만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고, 그렇다고 몬헌을 다시
잡자니 더욱 내키지 않았다. 분명 세 가지 게임 모두 아직 플레이할 것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왠지
게임을 의무감으로 하는듯한 느낌 또한 들었다. 대략 즐길만한 요소는 다 즐겼으니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DJ맥스나 모골 하는사람들이 제일 부러웠다. 나도 그저 게임으로 즐기고 싶었다.
 휴가동안 즐기려고 국전에서 킬링타임용 소프트를 고르다가 눈에 들어온 첫번째 게임.

                     MD로 나온 철권대 버파를 떠올리게 했던 화면. 하지만 로딩이 긴 것보다야..
                (뭐가 떨어지냐고 항의하는 데에 딱히 반박할 거리도 없긴 하다.)




 하지만 이런 차이점들은 나같이 SFC판 스파2를 할 때 달심 스테이지에서 코끼리가 몇마리인지, 류, 켄 발가락 수가 몇 개인지 세던 사람들 눈에나 사람 눈에만 띄는 것들이고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래픽의 다운그레이드가 크게 이루어졌으므로 PS판 철권3의 이식도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게임을 하는
느낌만을 척도로 한다면 분명 100% 이식이다.

                                                                          여기부터

                   여기까지 아케이드의 느낌 그대로. 아케이드판 기계 옆에서 대놓고 해도 될 수준.

 다만 물리적인 한계인 조작성은 불가피한 단점이라 하겠다. 더 잘된다고 컨트롤러 어댑터라는 이름을 붙인 방향
키가 동봉되어 있는데 스티커식이라 붙이고 있기도 찝찝하고 붙인다고 해서 조작성이 크게 나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 (초풍이 좀 잘 나간다는 말이 있기는 하다)

     그나마 액정이 PSP정도 되기에 가능한 플레이(백로유무가 실패한 것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말자)

 하지만 SFC판 네오지오 게임들의 가공할 조작성을 생각하면 이 정도라도 용인할 수준. 아케이드에서 하던 느낌을
살리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나처럼 주력기로 초풍을 쓸 수준의 유저가 아니라면 더더욱 문제가 안되고, 2P쪽에서
는 초풍신도 어느정도 나간다.

 여기저기서 찬사만 계속되서 최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플레이에 임했지만 완벽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남코의 이식력에 두 손 다 들었다. PS판 철권2,3이나 PS2의 철권 4,5를 120%초월이식하는 것보다 이 쪽이 대단함
은 두말할 것도 없고, 부가적인 게임 모드나 네트워크 플레이 등 유저를 위한 배려 또한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으니
또한번 감탄할 뿐.

  게임머니도 넉넉하게 줘서 킬링타임용으로 플레이하기 안성맞춤(왜 간호사 복장인지도 신경쓰지 말자.)

 휴대용 게임기에서 이 정도의 게임을 가능하게 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들기도 한다. 생각해 보자. 오락실에서
KOF94와 95가 열렬히 가동될 시기에 95가 휴대용 게임기로 먼저 나온다면? 그야말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지금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TV를 켜고도 '여긴 오락실이야'라는 자기암시가 필요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세상 참 좋아졌다.
  (왼쪽은 SFC판, 오른쪽은 네오지오판 용호의 권)



 "SFC로 쓰레기 이식작들을 했던 것도, GB로 나온 그것도 킹오파랍시고 좋아하며 플레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구린 게임들을 참고 플레이했습니다. 그러기를 10년을 하여 겨우 이 귀한
 '최신 버전의 휴대용 버전'을 이식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이식한단 말이오? 그냥 PS2로 이식하면 식은죽 먹기잖소?"

 "PSP에서 돌아가는 철권DR 한 판이 하고 싶었습니다."

-남코-



(믿거나 말거나)


철권이 싫지만 않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소프트. PSP가 있다면 동영상그만보고SCEK좀먹여살리자무조건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