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機動戦士 Gundam GQuuuuuuX) Beginng① - 스포없는 감상

작년 말에 붉은 혜성처럼 등장한 붉은 건담,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機動戦士Gundam GQuuuuuuX).

스튜디오 카라와 선라이즈의 협업부터 1년전쟁에서 지온이 승리했다는 설정까지 흥미로운 소식이 가득한 작품이라 어느 시즌에 방영하나 궁금증만 가진 채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Beginng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선행 극장판이 개봉했다는 것을 듣고 곧장 예매, 오늘 감상했다.

입장 시에 A3사이즈 일러스트와 건담 아스널 베이스(ガンダムアーセナルベース,아케이드용 전략 게임) 카드가 제공되기도 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카드는 관람 후에 뜯으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는데 과연 어떤 카드일까.

 

그리고 관람 후의 스포일러 없는 감상.

먼저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라면 초반 20분 간 전율을 느끼며 광분하게 될 것이다.

지온이 1년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설정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의미로 눈물을 흘리며 봤다.

기동전사 건담의 그 이야기로부터 세계선이 어떻게 갈라져 나가는지의 과정을 보는 것은 환상적이면서 먹먹한 감정이었다.
 
일본과 독일이 2차대전에서 승리했다는 설정의 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 의 초반을 보면 한국인으로서는 아무래도 느껴지는 어떤 감정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결이 좀 다르다.

높은 성의 사나이에서는 처음에 역사가 왜 바뀌었는지 자세히 알려주지 않지만 여기서는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알 수 있으며 단순히 '본래는 이겼을 우리가 졌다' 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모로 복잡한 감정이 된다.
 
그 치밀한 설정 위에서 에반게리온 스타일로 디자인된 건담이 등장한다. 에반게리온의 베이스 실루엣에 건담의 스킨을 입혔다고 봐도 좋을 정도.

공개된 주인공 기체의 디자인을 보고 이게 건담이야 에반게리온이야 그렌라간이야 하는 생각이 들 법 하지만, 어디까지나 에반게리온이 아닌 '건담'임에 틀림없다. 
 
건담의 디자인에 눈을 빼앗길 틈도 없이 김세준(金世俊) 메카닉 작화감독이 연출한 전투신이 쉴새없이 몰아친다. 구동계가 전면적으로 리디자인된 건담과 자쿠의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울 정도.

오리지널 건담의 그것을 리스펙트하게 재현했음을 동작 하나하나에서 전부 느낄 수 있다. 넷플릭스 등에 공개되면 원작과의 작화 비교 숏츠가 쉴새없이 몰아칠 것으로 확신한다.
 
기동전사 건담 NT와 신 에반게리온 양 쪽의 장점이 극적인 시너지를 냈다고 볼 수 있겠다.

음악 선정에는 조금 불만이 있다. 신 에반게리온(シン・エヴンゲリオン)에서 우주전함 야마토의 BGM을 깔 때는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의 에고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이해했고, 신 가면라이더(新・仮面ライダー)는 안노 하고싶은거 다 해 정도의 작품이니 이해한다.

하지만 건담에서까지 그의 에고를 받아줘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 이외의 모든 것이 환상적이니 이 정도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더불어 본작의 감독은 안노 히데아키가 아니라 츠루마키 카즈야(鶴巻和哉)가 맡았으니, 안노의 에고인지 제작진 모두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다.

TV방영 시기는 미정이라고 하나, 이 비기닝은 우주세기 팬이라면 일본에 날아가서 봐도 후회없을 정도의 임팩트가 있는 작품이니 강력 추천한다.

 
관람 후 맥도날드 에반게리온 콜라보 버거를 먹고 있자니 하루를 모두 스튜디오 카라에 내대바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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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機動戦士 Gundam GQuuuuuuX) Beginng② - 강스포 있는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