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결혼식(+뒷풀이)과 저녁~밤생정모를 마치고 곧장 출발한 지스타. 2호선 타고 자고, 3호선
갈아타고 자고, 내리니 대화역이었다.
게임쇼를 가 본 것은 96년 어뮤즈월드, 04년 카뷁스KAMEX가 전부. 05년 G-Star로 바뀐 후 게임
컨텐츠보다는 레이싱걸 도우미의 홍보 행사에 치중해서 걸스타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는데, 올해는
어떨까? 부스를 돌아보자.
한게임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한게임 테트리스, 신작 MMORPG C9이 메인. 요즘 테트리스에 빠져서 프리우스나
아이온의 테스트 플레이도 해 보지 못하고 있는데..
하지만 몬스터헌터도 유저들이 쭉쭉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고, 야심차게 준비한 C9은 다른 게임들에 비하면
관심도가 매우 떨어지는 편이었다. 홀로그램 부스도 마련해 놓고 시연대도 많았지만 이런 게임이 새로 나왔다!
라는 설명을 알기가 힘들었다.
JCE엔터테인먼트
개인적으로 스포츠 캐주얼 게임의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하는 프리스타일 (라기보다 EA의 것들
외에 스포츠로 성공한 게임이 없기도 하고) 시리즈와 히어로즈 인 더 스카이로 구성되었다.
프리스타일의 정식 속편이라고 불리우는 프리스타일 풋볼은 플레이어블 버전이 출시되어 있었
다. 얼마 전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 게임화면이 없어서 이거 뭔가 문제있나..생각했는데 곧 나오
려나 보다. 넓은 그라운드에서 4:4로 경기하는 탓도 있인지 첫 인상은 좀 허전해 보였다. 그래픽
수준도 프리스타일에서 크게 발전하지는 않은 것 같고..
의외로 꽤 많이 만들어져 있었던 프리스타일 매니저. 선수관리나 능력치 스킬분배 등 풋볼 매니저의
재미를 농구에서 보여주려고 애쓴 듯 하다. 잘 이해되지 않는 파라미터들은 그냥 사진만 찍어가면서
게임시작을 했는데, 기존 프리스타일의 싱글 모드와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었다. 좀 더 진지하게 플레이
해봐야 AI들이 움직이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ETRI와 함께 AI부분의 연구개발을 해 왔으니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보자.
JCE는 타 부스에 비해 시연대가 월등히 많았다. PvP가 주를 이루는 게임들인 이상 직접 온라인 플레이를
경험하도록 하기 위한 준비인 것 같다. 각 게임 코너마다 부스걸을 포진시켜 놓은 것도 좋은 배치. 하지만
오랜 기긴 개발한 신작들이 공개된 것에 비해서는 이슈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한 것 같다.
CJ인터넷
프리우스와 진 삼국무쌍 온라인이 메인이고 서든어택과 SD건담의 시연대도 마련되어 있었다. 프리우스도
꽤 선전한 것 같지만, 11일 이후로 아이온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어 어떻게 될 지 조금은 걱정이 된다. 아이온
이나 와우 중 한 가지만 없어도 좀 낫지 않을까 싶은데..
이 두분의 코스프레 퀄리티는 그야말로 극강. 남자분 여자분 둘 다 게임에 그대로 넣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멋졌다. 생긴 것도 서로 닮으셨던데..남매인가?
한빛온
워크라이를 메인으로 스타크래쉬, 오디션 잉글리쉬, 카몬히어로, 스파이크걸즈 등 부스 크기에 비해 꽤 알찬
구성이었다. 5개의 게임들도 멀티플레이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까지 만들어져 있고, 각자의 장르 역시 차별화
되어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이 기대된다.
시연대 수가 적어서&이벤트 때문겠지만,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사람이 끝까지 줄서 있어서 왠지 뿌듯.
엔씨소프트
대규모 부스와 쇼 중심의 구성으로, 러브비트와 아이온의 2작품만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최근 아이온의
상승세 탓일까..공격적이지는 않고 차분하게 구성해 놓은 느낌.
넥슨
지스타 행사 자체에 크게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넥슨의 신작들때문에 가도 아깝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기대는 충분히 만족되었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다시봐도 우선은 몬스터 헌터가 생각나고 그래픽은 하프라이프의 미려한 느낌이라 아직
까지는 조금 언밸런스한 느낌. 움직임이 느려지는 등의 캡콤식(?)타격감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는데, 과연
어떤 것이 본연의 컨셉이자 재미인지는 조금 의문이다.
드래곤 네스트는 넥슨과 계약하기 전에 공개됐던 프로토타입도 꽤 완성도가 높은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그야
말로 '완성판의 데모'같은 느낌이었다. 캐릭터나 몬스터 종류로 보면 아직 컨텐츠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플레이
하는 모습만 보면 서비스중인 게임같은 느낌. 숄더백 뷰의 액션 RPG라는 새 지평을 열 지 기대가 된다.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동물 사육 / 레이싱이라는 면에서 항상 엔트리브의 프로젝트 앨리스가 함께
떠오르곤 하는데, 오늘 다른 점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귀여움'. 개썰매 게임이니 육중한 시베리안
허스키들만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새끼를 기르고 훈련시키는 모습은 완전히 닌텐독스.
컨셉이 특이하다는 정도로 생각하던 게임이었는데, 그 화면을 보고 이거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
다. 다만 계속 MMORPG라는 설명을 붙이고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조금 궁금. 레
이싱 부분은 캐릭터에 비해 개들이 작아서 약간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메이플스토리 팀의 신작이라는 카바티나 스토리는 아트 퀄리티가 정말 끝내준다. 이따금 회자되는
'콘솔 액션 게임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라인을 이동하는 구조는 크게 보면 팬저 밴디트의 그것
인데, 다양한 기믹과 거대보스 등으로 차별화된다. 보기보다 진행속도가 상당히 느린 것은 메이플스
토리와 같이 저연령층이 충분히 즐기도록 하려는 컨셉으로 생각된다.
넥슨 부스는 규모, 안내, 컨텐츠 모든 면에서 다른 부스를 완전히 압도했다. 작년에 물의를 일으킨 적
이 있는지라 노출도가 높은 도우미 중심의 쇼 대신에 메이플스토리 TCG같은 '게임'으로 구성했다. 가
기전에 기대했던 것 만큼, 넥슨이 없었다면 행사 자체의 수준이 훨씬 낮게 평가됐을 것 같은 느낌이다.
시연한 게임은 모두 2009년 중반 이후에나 나올 것 같지만 모두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충분했다. 카트
라이더나 메이플 등 현재 서비스중인 작품들만으로도 경쟁우위를 지키고 있는데, 차기작들은 모두 컨
셉과 퀄리티 면에서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99년 드림캐스트가 판매될 무렵, 스펙의 발표만으
로도 기세를 압도해 버린 플레이스테이션 2를 보는 것 같았다.
피망
못 가봤다. NBA스트리트? 아웃 오브 안중;
기타 부스
메이저 부스들의 게임들은 사실 동영상으로 여러번 본 것들이라서 시간을 들이며 플레이를 한 것은
이 쪽 부스들이었다. 게임개발 관련 학과가 있는 학교들은 대부분 출전한 것 같은데, 이따금 새롭기는
커녕 너무 틀에 박힌 게임들이 있어서 좀 아쉬웠다.
게임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마우스의 상하좌우 컨트롤을 활용한 음악 게임. 마우스를 움직이는
컨트롤의 음악 게임을 기안했을 때 손목이 피로해질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만들어진 것을 해
보니 실제로 그랬다 -_-; 더 큰 문제는 판정 처리가 대단히 미묘하다는 것. 메이커가 게임과학고등학교
였던 것 같은데..이거 상용 게임인지?
이 정도까지 만들었는데 '마우스 컨트롤이 재미없다'로 판가름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 볼 문제.
오늘 했던 게임 중 가장 참신했던 멘타온라인. 전북 정보산업센터의 지원을 받아 만드는, 영세한
회사인 것 같은데, 수식을 사용하는 게임 컨셉은 참 괜찮았다. 어렸을 때 했던 몽키 아카데미에 창고
지기 게임플레이를 혼합한 느낌. 블럭을 당기는 처리가 불편한 점과 처음 하는 사람이 게임플레이의
로직을 알기 어려운 점을 보완하면 정말 좋은 게임이 될 것 같다.
집에 와서 플레이해 보려고 웹사이트(http://www.menta.co.kr/)에 들러 실행했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고 싱글플레이는 되지 않는다 OTL...밸브의 포털이 그랬듯이, 우리나라도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지면
퍼블리셔가 이런 게임을 발굴해서 환골탈태시키는 역할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3개의 숫자가 나오도록 블럭으로 수식을 맞춰야 한다. 첫 번째 숫자가 2이니 4 /8을 하던지 1*2를
하던지..블럭을 맞춘 후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완료.
근데 이 게임은 레벨 디자인&밸런싱 어떻게 하지.-_-;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진다;
다음에 본 학생들 작품은 눈싸움 설정의 캐주얼 FPS게임. 다듬어야 할 곳이 많은 것은 둘째치고,
단순화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졸업작품의 스펙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피쳐 넣는데에만 신경을 쓴
티가 난다. 그래픽을 맡은 학생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좋았다.
이번엔 하늘을 부유하는 대전액션 게임. 동인틱한 비주얼&대사는 그렇다치고 게임을 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작품. 충돌처리, 타격판정, 시점 등 여러모로 좀 심각했다. 이 작품을 맡은 학생들은 대전액션을 하겠어! 했다가
나중에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 안내해주는 학생이 말이 없길래 그냥 했는데, 게임하고 나도 뻘쭘해져서 조용히
일어났다;
괴혼의 기초 컨셉을 가져왔지만, 전투와 먹는다는 행위를 혼합해서 나름대로 참신한 요소를 가진 게임도
있었다. 구현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컨셉을 실험해보는 수준으로는 충분했다.
그밖에도 학생들 작품이 많았는데, 외부에 나갔다 올 일이 생겨서 거의 해 보질 못했다.
가기전 상태가 말이 아닌지라 대단히 괴로웠는데, 정말 와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행사는
도우미보다는 플레이 시연대가 중심이 되어있는 점이 좋았다. 이전에 갔던 게임쇼들은 게임 시연보다는
홍보와 이벤트 중심이어서 실제로 기다리는 시간에비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는데,
이번엔 하루를 투자하면 관심있는 게임들은 한 번씩 즐겨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오히려 내가 모든 게임을 줄 서서 해볼 만큼 시간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 G-Star는 처음 와 본 거라서
이전의 행사에 비해 어떻게 평가될지는 오늘부터 올라올 기사를 봐야 알겠지만, 충분히 시간을 들일 가
치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한 발 나아가서, 2년째 지속되는 빅 히트 신작의 가뭄 현상에 단비를 뿌려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KGC2009까지 포함해서 이틀 정도는 가 봐야겠다.
사람이 점점 늘어났었는데, 얼마나 붐볐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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