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중에 오락실갔다는 내용이 하도 많아서 제목에 따로 오락실이라고 쓰기도 민망했는데; 하여간 학교는
결근해도 오락실은 개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시절. 돈이 많아봤자 몇백원 들고 있을 때기도 하지만 돈이
없어도 오락실에 갔다. 문을 열면 수많은 스파2 개조게임기와 SNK의 3대 히트작(아랑전설2, 용호의 권, 월드
히어로즈 2)엔 항상 애들이 바글바글했고..깡패 횽아들도 많아서 기대반 불안 반으로 다니기도 했지.
이맘때 일본에서는 슈퍼스파2와 아랑전설 스페셜이 각축을 벌였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아니 우리동네는)
단연 사무라이 쇼다운. 초필살기도 없고 연속기도 없지만 오직 베는 맛 하나만으로도 다른 게임에는 없는
쾌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칼로 승부를 내면 캐릭터가 잘리거나 피가 분수처럼 뿜어나오는 것도 충격이였고.
뭐 나는 샤를로트로 삼각베기만 하다가 왕푸한테 죽는게 매일 같은 패턴이였다. (그림에서 오른쪽에 그려놓은
게 샤를로트;) 그땐 영어를 읽을줄도 모르고 TV에서 한참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하던 때라 그냥 오스칼이라고
불렀는데 퐝당하게도 나중에 알고보니 샤를로트는 정말 오스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였음.
요즘 오락실이 없기도 하지만 오락실에 가도 중딩은 커녕 고딩도 잘 안보이고 그나마 격투게임 하는사람이 다
내 또래인걸 보면 DDR같은 대변혁이 없는 한 우리나라에서 오락실이 다 사라질거 같다. 은근 고수들이 몰리는
강남역 지하나 격투게임 명맥을 잇는 몇몇 게임장들은 그때쯤 되면 다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게임하고 있을지도..
슬픈 현실이다. 이때만 해도 그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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