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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예비역은 1년에 한번, 마법에 걸린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5. 11.
 복학생 하면 폴로스타일 티셔츠에 짧게 자른 머리와 안경, 강의실 맨 앞자리등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하면 절대 아니다. 3년, 혹은 4년만에 학교에 돌아온 그들은 생각보다 많은 세월이 흘렀음을

체감하고 그에 뒤떨어지지 않으려 노력을 한다.

군대가기 전에는 그저 니뽄스타일 정도로만 말하던 샤기컷도 하고, 왁스도 바른다. 신입생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자랑하며 공부도 대박 열심히 해서 장학금 인원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MT가서 3~4년가량 차이나는

후배들에게 추파를 던지기도 하는데 그 추파가 의외로 성공률이 높다. 결코 늙기만 한 노땅이 아닌 것이다!

(물론 나는 장학금 이야기에서 제외하면 되겠다. 아, 추파 성공률도..-_-)


하지만 학생예비군으로 캠퍼스에 모이면 발랄했던 그들은 말년 좀비로 변신한다.

뒷짐을 지고, 여기저기 침을 찍찍 뱉고, 뭔가 목소리가 낮아지면서 힘이 들어가고, 등은 구부정해진 데다가

걸음은 어슬렁어슬렁..나는 군대로 복귀한 줄 알았다. 어찌 그리 한결같을 수 있나 전사들이여..-_-;

훈련가서 꽃피우는 군대 이야기..다들 육해공중에 내가 제일 빡셌네 어쩌네...해병대라고 쫄았는데 알고보니

상근이였네, 공군에서 활주로를 닦았네 해군에서 반년동안 배만 탔네 등등등...이야기는 날새도 모자를 지경.




어제 훈련갔다 왔을때 5시가 좀 넘었었는데, 도서관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다리가 아파서 앉았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벤치가 아니라 보도블럭 맨바닥에 앉아 있었다. -_-;;
확실히 예비군복에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마법이 걸려있다.



구부정....삐딱....탈력 200%

 2년차에 접어드니 군생활이 슬슬 희미해져 가는데 얘는 가끔씩 생각난다.

 


먹으면 100% 배탈나는 기묘한 군데리아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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