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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

[책] 엽기 세계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1. 28.

  서점에 갈 때마다 집어들었다가 결국에는 놓고 오기를 몇 번 반복했던 책들이 있다. '엽기 조선왕조실록'
'엽기 조선풍속사'. 약속시간을 기다리느라 서점에 들렀다가 또다시 집어들기를 반복, 어떻게 이건 집어들
었냐? 라고 묻는다면, 역시나 조선보다는 좀 더 광범위하고 땡기는(?) 토픽들이 많아서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얕고 넓은것을 즐기는 습성의 소산인지..

 어쨌든 결국 '엽기 시리즈'의 하나를 구입했고, 다 읽는데는 1시간 정도 걸렸다. 내용이 얕은 것은 아닌데,
문체가 너무 가볍다고 해야 할까? 인터넷 유머같은 내용전개가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해서인지,
깔끔한 용어정리와 참고문헌 목록에도 불구하고 '이거 진짜 맞긴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꼭 심각해야 생각할 것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생각할 시간은 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
는다. 내용에 대한 몰입으로 술술 읽히는 것과 구성 자체가 술술 읽고 끝내도록 하는 데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받아들이는 것이 쉬웠으니 빠져나가는 것도 쉬운 법. (어떤 책은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어떤 책은 지금도 두고두고 꺼내 읽는다.)  

 하지만 재미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얕다고 해도 머리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관심분야를
찾아서 탐독한다면 자기 것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도서관에서 빌려보세요...'로 가려다가 참고문헌 덕에
'돈이 아깝지 않음'으로 돌아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분명 읽는 동안 즐거웠다. 그리고, 나머지 시리즈도
구입할 생각이 들었다. (문체가 이 책과 완전히 같다면 조금 고려해 볼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