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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야근. 생각을 쥐어짜내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8. 25.
 오늘도 야근을 한다. 내 앞으로 쌓인 일이 산더미같이 많아서 야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퇴근시간이 되었으나
딱히 집에 가서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일아침 일찍 일어난다고 해서 지금 쌓인 수많은 과제들을 해결할
생각이 떠오를 것 같지도 않아서 일단 남기로 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사실 요새는 그렇다. 온 신경이 지금 프로젝트에 쏠려 있어서 여유시간에 다른 게임도 그렇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밸리도 며칠동안 돌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러는 동안 딱히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도 아니다.
일과시간에 이런저런 일로 바쁘게 돌아다니지만 많은 부분이 관리 업무. 하나하나 집어내고 체크하고, 안
되어 있으면 잘 덮어두지 못하는 내 성격에 맞는 일이지만, 지금 내게 그보다 필요한 것은 좀 더 재미있는
것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다.

 사실 그래서 그제에도 야근을 했는데 밤새 생각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고 밤새 고민해서 나온 결과는
현안에 대한 몇가지 문제 도출 뿐이였다. 그 해결책을 고민해보지만 이내 정신이 몽롱해져 잠에 취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하루종일 빌빌..잠이나 푹 잘껄 그랬다.

 내가 경험이 없어서 조급한 것인지, 프로젝트가 정말 위태로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고민과 걱정이
된다. 내 머릿속에 완벽하게 재미있는 게임을 그려 가면서 해도 모자를 판인데, 언젠가부터 그 쪽이 머릿속에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약간 흐려진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나도 고양이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몇몇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완벽한 비전
을 머릿속에 그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 그런 것을 통째로 머릿속에서 그려내려면 아직도 훨씬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도 어떻게든 내 힘으로 조금이라도 더 바꾸고 싶어서 오늘도 일단은 남아 본다. 한두 가지라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밤 새는 것쯤이야 아깝지 않은데 말이다. 책상 앞에 앉아서 머리만
싸맨다고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많은 책을 통해 알았고, 얼마전엔 몸으로 느낀 적도 있었
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어쨌든 나의 강점은 수많은 게임(주로 옛날 게임)을 해보았던 경험이니까. 그
기억을 짜내 보는거다.


 어떤 게 재미있었지? 어떨 때 즐거웠지? 어떨 때 지면 열받았지? 어떨 때 한판 더 하고 싶었지?


다음부터는 이런 의문은 미리미리 제거해둬야 겠다.


내일도 또 빌빌대는거 아니야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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