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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일주일만에 중간고사 보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2. 27.
 계절학기 시작한 지 일주일(정확히는 8일) 됐는데 어제 갑자기 중간고사라고 문자가 왔다. 이런 황당
할 데가..어쨌든 시험을 안보면 F를 맞던지 레포트를 10장 쓰던지 고르라는데 선택의 여지가 있나..



1. 교수님 말씀이 '학생들이 접속한 시간이 로그에 다 남기 때문에 나중에 그걸 다 따져서 출석점수를
 매긴다' 란다. 범죄자는 초긴장. 그러나 출석부에는 150/159분 수강으로 '인정' 아싸~


 2. 시험보기 직전 질문을 받는데 내 옆자리에서 수능공부하듯이 줄을 긋고 노트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교수님. 제가 계산한 결과 수업 하나를 다 소화하는 데에는 30분이 걸리는데, 실제로는 10분 수강하면
100%가 되고 7분만 수강하면 출석이 인정되는데, 뭔가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교수님 왈,
 "음..이 학생은 수업을 제대로 들었구만. 자 생각해봐. 50분 수업을 들어도 조는 놈은 50분 내내 졸고
다 듣는 놈은 들을 거 듣잖아? 그러니까 10분 이상 들으면 출석으로 하는 거야. 이의 있나?"
 교수님의 재치있는 답변도 답변이지만, 150분 수업듣고 시험보러 간 나로서는 닭살이 돋았다. 이거 완
전히 내가 도망간 수업에서 출석부르자고 하는 꼴이잖아. 사람은 모름지기 인간미가 있어야 한다.


 3. 시험은 객관식 20문제에 주관식 3문제 약술형 3문제. 고등학생 때로 돌아온 기분이였다. 5문제에  한
번씩 서비스 문제까지 나와서 중3때 체육시간에 '97년 NBA 올스타는 누구인가?' 라는 문제를 풀 때가
생각났다. 참고로 그때 에어조던이라고 쓴 녀석은 틀렸다. 맞지 않냐고 항의했다가 뺨때기만 맞았다.


 4. 130명 출석을 부르길래 지겨워 죽겠는데, 이번에 졸업하는 동기 이름이 불려서 인사를 하려고 하니
  다른 사람...(..)그런데 어째 출석 대답소리가 불안불안한 것이..그러니까 동명이인이 아닌 거다. 그
 관점으로 대답하는 사람을 지켜보니..아무래도 1/3은 대리시험자 같다.


 5. 1등으로 시험지를 낸 다음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 교수님이 힌트를 주기 시작했다. "코 자로
 시작하고...두번째 글자는 내 이름 끝자에..."  "교수님! 저...힌트 듣고 답이 지금 생각났는데, 쓰면 안될
까요..?" 130명이 있는 강의실에 내 목소리가 맑게 울려퍼졌다. 쪽팔리지만 2점이 어디인가!? 코 자만 써
봤자 소용없다는 교수님의 농담을 뒤로하고 답을 쓰고 흐뭇해하며 나갔다. 킥킥 웃는 조교의 비웃음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기말고사는 1월 10일. 이제부터는 하루에 수업 하나씩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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