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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최근의 버닝과 근황 (12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27.
몇 달 못쓴 수준을 넘어, 개인적으로 2009년을 돌아보기 위한 포스팅. 못 쓴 글, 쓰려다 만 글이 종합선물세트로 들어 있어서 매우 길이가 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필력이 회복되면 개별 포스팅으로 다시 독립시킬 생각이다.


게임
 
근 3년과 비교하면 다양한 게임을 해 봤고, 클리어율도 높았던 한해였지만, 가을 이후의 정신없는 일들과 한꺼번에 많은 게임을 구입한 탓에 최근에는 새 게임을 한두시간 해 보고 다른 게임을 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성검전설 2 (SFC -> Wii VC)
- 버추얼 콘솔에 뜨자마자 고민 안하고 지른 게임. 내 인생의 첫 RPG류 게임이자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다. 오래된 게임이라 그래픽이 좀 떨어져도, 버그가 난무해도 그 자체가 다 추억일지니..감동적인 스토리와 음악들도 여전하다. 하지만 9년 전 커뮤니티에 쓴 리뷰는 왜 이리도 유치할까..

어드벤처 아일랜드 (PCE -> Wii VC)
 - 4학년 때 휴카드 1개 가지고 돌릴 때 매우 재미있게 했었는데, 손손 2를 다시 하느라 어쩔 수 없이 내 손을 떠난 게임.
 - 공룡, 난장이, 인어(mermaid아니고 merman)로 변신하면서 플레이할 때의 기믹과 레벨의 조화가 아주 뛰어나다.
 - 무언가 이야기를 쓰다가 결국 따로 포스팅을 해 버리고 말았다.

헤일로 워즈(XBOX 360)
 - 헤일로를 한참 즐길 때 엄청 기대하면서 영상도 꽤나 받아보았던 게임. 캠페인 모드만 클리어했다.
 -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를 만든 앙상블 스튜디오의 게임인지라 좀 복잡할 것 같았지만 최근의 빨리빨리 트렌드&컨트롤러라는 조작계 때문에 매우 심플한 편이다.
 - 스타보다 오히려 전략이 단순해지 않나 싶지만, 지휘관에 의한 변수가 많은 편이고, 스파르탄 병사를 풀어놓으면 알아서 적의 기체를 탈취하는 등 디테일도 꽤 좋다.
 - 게임 중간중간의 데모 신은 본작 이상.

드래곤퀘스트 9 (NDS)
 - 처음 해본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스토리는 전형적인 일본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면서, 곳곳에 숨어있는 개그 센스도 좋다. 처음에는 정말 어떻게 이렇게 고지식하게 만들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었지만, 할 수록 곳곳에 다져진 만듦새가 만족스럽다. 20시간 정도 플레이하면 클리어할 수 있는데, 그 다음까지 하지는 않았다.
 - 턴제 RPG인데 무려 통신 파티플레이가 가능하다. 어려운 보스는 플레이시간 120시간을 돌파한 꿈토끼양의 직행버스도움을 받기도 했다.

삼국지대전 天(NDS)
 - 오래전에 게이머즈에서 봤을 때 너무나 하고싶었던 게임이었는데, 꿈토끼양의 출장 선물로 DS판을 플레이하게 되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 게임플레이 만으로 이렇게 오랜 시간 즐겼던 것이 얼마만인가 싶다.
 - 기본 3개 병과의 상성을 생각해서 컨트롤하고, 각 무장의 능력치와 전황을 계산해서 적절한 타이밍에 스킬을 구사해야 한다.

대략 이런 환경에서 플레이한다. 난전이 되면 완전 정신없음.

게임 한 판 할 때마다 주는 카드. 봉투를 뜯는 맛이 일품이다.

삼국지대전 3 (AC)
 - 에반게리온:파 를 보러 용산 CGV에 갔더니 세가의 Fun It 오락실에 들어와 있었다. 그래픽도 그래픽이지만, 카드를 보드에 올려놓고 하는 플레이의 몰입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4대 1세트의 구성. 게임화면은 생각보다 작았고, 중계화면에서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군주 카드와 무장 카드로 덱을 구성한다.

게임플레이는 이런 느낌. 하후연은 넉다운되어 아군 진지에서 회복중.

 - 또하나 놀라운 점은...한 게임이 끝나면 카드를 랜덤으로 하나 지급한다는 것이다. DS용에서 플레이 수명을 늘리기 위한 컨텐츠가 아닌가 했는데...게임+카드지급으로 계속 게임을 붙잡게 한다는 전략...대단하다!!

게임이 끝나면 여기서 봉투가 나온다.

DS용과는 비교할 수 없는 리얼 봉투뜯기의 손맛!

 - 다만 게임의 진입장벽이 높고 일어라서 우리나라에서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조금 불투명하다. 국전에 기계 들어왔다던데, 가면 대전 한 번 할 수 있으려나..?
 - 그건 그렇고 이 게임, 아이폰으로 나오면 대박 확정일 듯.

철권6(PS3)
 - 철권팩으로 구입했지만, 플레이 시간은 10시간 미만.
 - 추가된 싱글플레이는 상당한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이나, 막장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는 플롯에 진삼 1에 못미치는 게임플레이에 좀 실망. 그래도 5시간 쉬지 않고 달려 클리어했으니 나름 할만했다고 해야 할까나..게이머즈 공략 보면서 천천히 연구하며 즐겨야 하는데, 여유가 없어 그냥 방치하고 있다.

아케이드판의 강렬한 포스는 어디가고...순박한 청년이 된 라스 알렉산더슨.

게임플레이는 대략 이런 느낌이다. 화면만 보면 꽤 할만해 보이는데..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대인배 진.

 5편까지의 스토리도 충분히 막장이었지만, 그에 반전을 거듭하다 보니 막장을 넘어 캐릭터들이 새로 짜맞춰진 시나리오에 따라 연극을 하는 느낌이랄까지 든다. 루루슈 후반부에 이 캐릭터가 어느쪽이었는지 헷갈리는 그런 상황 말이다. 스포일러가 관계없는 분들은 다음 부분을 긁어보시길. (라스 알렉산더슨은 무려 카즈야의 이복동생이다. OTL)

리틀 빅 플래닛(PS3)
 - 가장 큰 기대작으로 동시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점프의 느낌이 예상했던 것과 좀 달랐던 것도 있고, 축 이동의 개념이 직관적이질 않아서 좀 불편하기도 했다. 일단 좀 더 플레이한 후에 이야기를..

피파 스트리트 1, 2, 3(PS2, XBOX360)
 - 분명 잘 만든 게임이고, 좋은 시리즈인데..위닝이나 피파를 하다가 하면 축구가 아니라 그냥 장난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문제다. 캐주얼성을 살리면서 깊이있는 게임플레이를 제공한다...는 것은 스포츠의 경우에는 훨씬 어려운 듯 하다. 3편은 4:4가 되어서 전술이 좀 먹힐까 했는데, 되려 2편보다 더 단순해져서 오래 잡지 못했다. 좀 더 파 보자.

크로노 트리거 (NDS)
 - 도라퀘9를 깨고 이제 RPG는 당분간 하지 않겠어...하다가 삼국지대전을 어느정도 하니 바로 그리워진 게임. 도라퀘보다는 큰 스케일에, 파이널 판타지보다는 좀 더 아기자기한 스토리, 지금 해도 지루하지 않은 전투 템포, 한 곡도 버릴 것이 없는 음악까지..명불허전이라는 말 을 그대로 증명하는 게임. 이번이 4번째 플레이인데, 개발자 입장에서 보니 같은 대작이면서도 파이널 판타지와 차이나는 면이 있었다. 파이널 판타지가 많은 부분을 수작업, 곧 인력으로 해결했다면 이 쪽은 시스템으로 해결하거나 리소스를 재활용한 부분이 꽤 많이 드러난다는 것. DS판의 추가요소를 보려고 2회차 플레이 중인데..조금 지쳐버렸다.

헤일로 3 ODST (XBOX 360)
 - 비교적 빨리 입수했지만 아직 초반밖에 플레이하지 못했다. 헤일로 3가 처음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터뜨리는 블록버스터였다면, 이쪽은 조금 외전의 느낌. 만드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캐릭터간의 교차되는 서사구조나 원경까지 자세히 묘사한 레벨 디자인만 생각해도 본작 이상의 대작이 될 것 같은데, 왠지 본작의 한 줄기밖에 되지 못하고 있다. 본래 컨셉이 그런 것도 같지만..연내 클리어는 힘들 듯 하니 이야기는 다음에..

수퍼마리오 브라더스 Wii (Wii)
 - 리틀 빅 플래닛에 자극받아 나오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드는 게임. 리빅에 약간 실망한 타이밍에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심플한 게임성과 깔끔한 만듦새는 역시 닌텐도라는 탄성이 나오게 하고, 그리고 폭발적인 판매량도 그를 뒷받침한다.

드래곤즈 레어 (iPhone)
- 아이폰 구입 후 가장 해 보고 싶었던 게임. PS로 선더스톰&로드 블러스터를 재미있게 즐겼던 탓에 이 게임도 한 번쯤 해 보고 싶은 게임 중 하나였다. 주인공이 몇백번은 죽으면서 배우는 학습 게임이지만 80년대에 이런 영상의 게임을 했다고 생각하면 몰입도가 엄청났을 것 같다. 화면 위에 터치하는 인터페이스 때문에 영상을 즐길 수 없다는 단점은 존재하지만, 나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Bejeweled2 (iPhone)
 - 지난번 PS3 글에도 인용했던 onesound 님의 게임의 외부 SNS연동 때문에 플레이해본 게임. 게임로그를 활용해서 다양한 랭킹이나 도전과제를 만들어내는 고민을 했던 적이 있는데, 페이스북에서 그 소스를 2차적 활용한다는 것은 글로만 봤을 때보다 훨씬 몰입도가 높은 것이었다. 연동이고 뭐고 죽어라 하고 있다. 한 번 붙잡으면 누가 끊어주기 전에 계속 하게 되는 무서운 게임.

릿지 레이서 Accelerated (iPhone)
 - 동영상을 보고 '아이폰으로는 별로일 듯'이라고 생각했지만 워낙 시리즈의 팬인지나 정신차려보니 이미 다운받고 있었다. 그, 그런데...시리즈의 팬으로서 이건 좀...프레임 드랍과 난해한 스티어링은 봐주기 힘든 수준. 더구나 일부 맵은 부분유료화로 제공하고 있다. 릿지를 하면 릿지 시티는 기본적으로 달려줘야 하는 건데...게임을 놓고 보면 PSP용에서 그닥 발전도 없어 보이고..2.99달러지만 다운로드는 말리고 싶다.


 언젠가 지하철에서 옆사람이 이야기하는 소리 때문에 독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이후, 대중교통에서는 게임을 하고, 책은 집에서 집중해서 읽자는 룰을 만들었다. 그리고 2개월 동안 책을 거의 1권도 읽지 못한 것 같다 OTL..두어달 동안 구입한 책은 10권 쯤 되는데...내년 상반기는 이 책들을 해치우면서 살아야 할 듯.

성냥갑으로 배우는 인공지능 이야기
 - 힘내라 모리카와군을 만든 개발자가 쓴 책. 많은 일본 서적들이 그렇듯이, 전문가보다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다듬어져 있다. AI에 대한 부분보다도 RPG의 전투 시스템을 아주 기초부터 하나하나 수식을 추가해주며 설명해주는 부분이 아주 좋다. 기획자 지망생에게 매우 추천하고 싶은 책.

게임 디자이너의 일
 - 구매신청해서 서두만 조금 읽었는데, 테크닉보다는 정신무장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약간 거부반응이 일었다.

공연
윈터플레이 - One last Summer
 - 이름은 몰라도 1, 2, 3, 4 버블~버블~은 귀에 익은 재즈밴드. 자주 있는 케이스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페터가 리더라서 그런지 곡마다 트럼펫의 비중이 상당하다. 정말 우리나라 음악 같지 않은 음악들을 하는데,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서 좋다. 리더 이주한씨의 코멘트도 즐거웠던 공연.

그랜드 월드 민트페스티벌
 - 올림픽공원을 통째로 빌려서 열린 음악 축제. 3개의 스테이지가 있다는 것을 보고 만화 BECK에서 봤던 페스티벌을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훨씬 가족적인 분위기였다. 돗자리 깔고 맥주 몇 캔 사서 가을 음악 샬랄라 들으며..잠도 잤다. 사실 아는 뮤지션은 오지은 한희정 정도라서 음악은 그냥 귀로만 즐겼다. 아, 이렇게 간지러운(?)음악을 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구나! 하고 느꼈음. 내년에 한다면 또 가서 아사히 한 캔 따고 눈 감고 음악듣고 싶다.

기돈 크레머 되기
 - 클래식 코미디 쇼(?)라는 독특한 컨셉의 공연. 정통파 연주자 기돈 크레머가 개그하는 연주자 둘과 함께 음악의 상업화를 비판한다.클래식을 잘 모르는 나도 웃으며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 가까운 자리에서 제대로 된 바이올린 선율을 처음으로 듣는 기회가 됐다.

뮤지컬 웨딩싱어
 - 원작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던지라 뮤지컬에서 잘 살려낼 수 있을까..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의 공연이었다.
 - 황정민의 노래 실력이 출중하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처음 보는 뮤지컬인지라 전문 뮤지컬 배우들의 제대로 된 안무와 노래도 큰 볼거리였다. 3시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영화
2012
 - 압도적인 스케일. 3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 인디펜던스 데이의 미국 대통령이 영웅이었다면, 2012의 미국 대통령은 예수 그 자체였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파...정도가 그나마 본 케이스이지만 포스팅을 했으므로 역시나 전멸.

드라마
지붕뚫고 하이킥
 - 크크섬의 비밀 실패 이후 다시 하이킥 우려먹기인가..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 작품. 순풍 산부인과부터 이어져 온 전형적인 틀에,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조화시키는 기술은 이 정도면 거의 장인이라고 할 수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 때처럼 거대한 음모가 느껴지게 하는 사이드 스토리는 없어 보여서 조금 아쉽다.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4각관계에만 치중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드웨어
아이폰
 - 올해 2월에 스마트폰을 써 본답시고 미라지폰을 질렀다가 바탕화면 한번 바꾸지 못하던 차에 길게 고민 안하고 바로 질렀다. 결과는 유레카. 지인들의 말대로 신이 만든 물건이다-_-;
 - 이미 유력언론들이 쏴주시는 대로 단점이 있지만, 잘 다듬어진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때문에 별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 10MB 이상의 어플을 받으려고 하니 WiFi환경에서 받으라고 허용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이전의 폰이라면 얼씨구나 하고 데이터요금을 과금할 텐데..여튼 여러 의미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다른 폰의 질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블로그
 - ........최근의 버닝과 근황조차 쓰는 것이 힘에 겨워진 상태.

공부
C프로그래밍
 - 독학으로 6일만에 1/3을 해치웠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1달 반동안 제자리걸음이다. OTL..몇 년이 걸리더라도 쉬지 않고 계속 해 볼 생각이다.

일본어
 - ........내년에는 꼭..

 - 이직완료한지 좀 됐다. 신년에는 잠수모드좀 해제할 듯.
 - 옮기기 전 후 한달동안 인생경험치를 몇 배로 늘렸다. 말하기 전에 몇 번 생각하자.
 - 객관적인 입장이 되어 그동안의 내 생각을 돌아보면 좀 편협했구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4년 가까운 기간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 정도 사이클로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건강
 -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과 증상으로 병원을 다니고, 한 달치 약을 타 먹고 있다. 아파서 약을 먹거나 한 적이 전무한지라 덜컥 겁이 나서 완전히 몸 사리는 중. 건강이 최고다.

그리고..연애, 아니 결혼.
 - 만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어느날 문득, 마음속에 어떤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더 고민하지 않고 반지와 함께 청혼을 했다. 꿈토끼양은 약간의 눈물과 함께 내 청혼을 받아주었고, 우리는 앞으로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청혼 직후에 예상치 못하게 앞날이 불투명해진 나를 변함없이 믿고 존중해 주었다.

 -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서로를 믿고,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살아갑시다.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 그 동안 이직/건강/결혼준비 3단콤보로 정신이 없었는데, 신년에는 지인 분들 찾아뵙고 인사도 드리겠습니다. 다들 한해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2010년 4월 4일, 결혼합니다. 많이들 오셔서 축하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