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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당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은 무엇입니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16.

 아는 업계인들과 술을 마시거나 할 때, 나는 버릇처럼 묻곤 한다.

"XX씨는 무슨 게임 만들고 싶어요?"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거 없고, 그냥 성공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됐을 때, 만들고 싶은 것이 없으면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그리고 나한테 같은 질문을 하면, 나는 아직 생각 중이라고 대답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기회가 생겼는데, 내가 아는 수많은 게임 들 중 요소를 뽑아서 합치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 좀처럼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그 동안 신중하게 생각한다는 핑계로 나야말로 무엇을 만들고 싶은 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질 못한 것 같다.

 나는 콘솔 게임의 재미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5일 동안 90년대 잡지를 탐독하고 50여 종의 게임을 해 봤지만, 바로 내 아이디어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언제 발매되었고 어떤 제작사가 만들었고 얼마나 판매되었는지 줄줄 꿰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게임을 진지하게 플레이한 강렬한 경험이 필요했던 것이다.

 07년 이후로는 무언가 고상한 기획을 하려는 심산으로 게임보다는 책을 가까이 해 왔는데, 그야말로 고상한 척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번의 경험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내가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 무엇인지 기억해 냈다는 것이다. 내가 정말 재미있게 했던 장르는 의외로 RPG가 아니라 액션이었다. 좋아하는 것과 만들고 싶은 것은 다를 수도 있지만, 무엇을 좋아하는 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좋아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게임 열심히 하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그래야 한다.


주말의 난장...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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