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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라디오 스타와 주말을 함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 8.
 일단 라디오 스타.

 영화는 안 보고 여기저기서 리뷰만 본 탓인지 '감동적이긴 하나 여운은 없는' 느낌이 남았다. 다 아는 내용
이였는데 중간에 왜 눈물이 핑글 돈 거지? 난 눈물이 많긴 하지만 최근 1년동안 울어본 적이 없는데. 레진님
블로그에서 봤던 것처럼 영화속의 박중훈이 실제 박중훈이랑 오버랩되서 은근한 리얼리티가 있다.
 국민배우 = 안성기 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투캅스 말고 안성기씨가 나오는 영화 제대로 본 게 없었는데
이번에 아주 콱 박혔다. 보는 동안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캐릭터에 몰입되어 버렸다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배우의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스토리가 묻힌 건 아니였나 싶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그 두 배우
가 아니면 그런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을 것 같고, 노브레인이 영월의 록 밴드로 나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과장된 장면만 연출되서 그리 달갑지는 않았다. '넌 내게 반했어' 어디서 들어봤나 했더니 트랜스픽션
공연 가서 게스트로 나왔을 때 봤구나. 드림 시어터 악보 샀다가 한층 더 좌절하고 있는데 한번 카피해볼까..

 극장에서 못 봤다고 아쉬워할 것은 없고, 이런 공허한 주말 오후에 챙겨보기 좋은 영화다. 영화에서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오지게 추운 겨울에 한참 때의 강원도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았고.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후로 영화를 너무 안 본거 같다. 지난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극장에 혼자 갔는데,
영화 끝나고 나서 일어날 때가 씁쓸해서 그렇지 정말 영화에 대한 몰입감은 2배였다. 타짜라는 영화가 워낙
재미있어서김혜수몸매가너무너무착해서일지도 모르고. 어쨌든 이번주부터 주말마다 영화를 한 편씩 보기로
했다. 책으로 주말을 보내기엔 내 인내심의 한계가 있기에..


그리고 주말 잡상

 어제는 출근해서 낮동안 남아있는 기획서를 좀 쓰고, 저녁엔 다구와 복숭아씨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얼굴
들도 반가웠고, 시노다야 초밥과 정종도 좋았다. 옆에서 시끄럽게 들리는 아주머니 목소리가 왠지 정감이 갔다.
어렸을 때 식당을 할 때의 우리집을 보는 거 같아서.

 보다 많은, 보다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데, 책과 영화 말고 또 뭐 없을까?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부
대끼며 살고 싶은데 왜인지 기회가 적다. 주말에 시간을 내서 아는 사람 만나는 것도 '오늘 만나면 무조건
술을 퍼야 한다' 라는 부담을 혼자 안고 있다가 그대로 허무하게 흘러갈 때가 많다. 본가에 돌아가서 슬라임이
되는 일은 막았으나, 목표했던 책 읽기는 실패했다. 다음주엔 꼭 책 한권을 읽고 말리라

 재택근무

 주중에 내내 머리를 싸매게 한 기획서가 하나 있었는데, 혼자 힘으로 해 보려고 주말을 투자했는는데도 결국
깔끔하게 끝내지는 못했다. 그거 말고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할 기획서가 남아 있어서 그거 메꾸랴, 출석 채우
려고 인터넷 강의 켜놓으랴, 영화 또 다운받으랴..힘든 주말이였다.

 고시원 방이 혼자 천천히 생각하기 좋아서 재택근무하기 안성맞춤인데, 의외로 내 집중력의 한계가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골똘히 생각하다가 너무 복잡하면 거기서 휙~ 초등학교 통지표에 '주의가 산만함'
이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오랫만에 기억해낼 수 있었다. 어쨌든, 재택근무의 장점은 깨달았으나, 일을 끼고
맞는 주말은 아무래도 유쾌하지 않다. 이번주는 시간활용을 잘 해서 주말에 축복을 받아야지.

 게임

 레고 스타워즈 이번주동안 틈틈히 즐기다가 오랜만에 리뷰를 써 볼까..했는데, 의외로 볼륨이 마리오 같은
게임만큼 풍부하다. 레고 조립해서 기체 만들어 탈 때는 왠지 레고를 만든 듯한 뿌듯함도 느껴지고. 주말 내
내 애니메이션 재생 시간이랑 되돌리기 때문에 골치를 썩어서 그런지, 오만가지 패턴의 레고 블록을 쌓거나
취소하는 애니메이션은 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졌다. 그 쌓이는 패턴 하나하나를 애니메이터가 키로
찍었을 리는 없을 것 같은데. 레고 사에서 레고 조립 시뮬레이션 엔진은 받은 건 아닌지..의외로 오래도록 즐
길 게임일 듯. PS2로 나온 전작도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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