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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생각상자

시간

by 일본맛탕 2007. 6. 4.
같은 풍경을 보며
같은 음악을 들으며
같은 길을 또 걸었다.

그때는 추워서 긴 옷에 외투를 입고
어그부츠를 신고 목도리를 칭칭 감았더랬지.
이제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은 걸 보면
완연한 여름인가 보다.

시간은 이렇게도 빠르게 지나가는구나.
프로스트는 思考가 발목에 조인 족쇄를 떨쳐버리고 천랑성까지 날아갔다가
날이 밝으면 깃털마다 타는 냄새를 풍기며 지상의 집으로 돌아오는 거라는데
나의 시간은 사고보다 저만치 앞서 가고
나의 사고는 시간보다 훨씬 더딘 것만 같아 초조했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만큼 슬프진 않다.
그때의 내겐 일도 사랑도 가족도 없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내 곁에 머무르니...
야속함도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거울을 보니 그때보다 머리가 조금 길었다.
나도 한 뼘쯤은 성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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