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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국의 기획자들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기획자들의 수기를 바탕으로(물론 게임 기획자는 없다.), 기획자가 가져야 할 덕목을 모아놓은 책이다. 나는 이런 책에 대해서 '어차피 당연한 내용을 말만 바꾼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읽고 나니 실제로도 그랬다. '기획의 8할은 정치다.', '기획의 99%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촌철살인 의 보고서를 만들어라' 등 기획 일을 한다면 당연히 알고 있을 사실들을 그럴 듯하게 엮어 두었다. 2시간만에 다 읽어버리니 책값이 좀 아깝기도 했고, 이런 정보는 인터넷에도 얼마든지 있는데..하는 아쉬움 도 들었다. 당연한 행동 규범을 어떻게 적용하여 어떻게 일을 해 나갈지에 대해서 수기를 바탕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분명 도움은 된다. 하지만 뭐 합격수기 많이 읽는다고 합격하는 .. 2007. 1. 19.
[책] 개념어 사전 일단 제목부터 먹어준다. '읽고 개념 탑재하라는 건가?' 책도 금색으로 아주 이쁘게 생겼고, 소설도 문고판 과 보통 책 사이의 딱 알맞은 크기. 사전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읽기도 좋게 생겼고, 막상 들여다보면 꽤나 어려운 말들로 가득차 있다. 한마디로 읽고 있으면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책이다. 기본적으로는 철학 서적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일단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들었던 유물론, 사회 계약론, 현 존재 등의 개념들과 구조주의, 근본주의 등과 같이 그 수준을 조금 넘거나 최근에 부각되는 이데올로기나 철 학 개념들이 소개되어 있다. 또 관음증이나 에로티시즘 호기심을 자극하는(나만 그런가 -ㅅ-a) 소재도 있고, 어디서 한번 들어 본 것 같기도 한 빅 브라더, 디아스포라, 호모 루덴스같은 개념도 있으며, .. 2006. 12. 29.
[책] 죽음의 행진 - 문제 프로젝트에서 살아남는 법 - 이미지는 요기서.. 전에도 포스팅으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방법론에 관한 책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이 책도 결국엔 방법론이라는 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사례나 방법은 시중에 널리고 널린 '합리적인 상황에서의 프로젝트'의 방법론과는 큰 차이가 있다. 책 제목인 '죽음의 행진'은 원제목인 'death march'를 직역한 것인데, 본문에서 사용되는 '문제 프로젝 트'(death march project)를 가정하는 데 쓰이는 말이다. 이 책은 현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시작부터 실패할 가능성을 농후하게 가진 '문제 프로젝트'라는 부정적인 가정을 바탕 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딜버트처럼 조소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프로젝트'.. 2006. 11. 23.
[책] 사람이 따르는 말, 사람이 떠나는 말 나는 자기계발서에 대해서 대단히 회의적인 편이다. 스무살 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을 읽으면서 '패러다임'이 개념이 확실히 잡혔고 성공하려면 그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꾸어가야 하는지를 깨달았지만 그것 뿐이였다. 모호한 개념을 명확하게 해 주었을 뿐이지 실제로 내가 패러다임을 바꾸도록 도와주지는 못했다. 몇 년 사이 쏟아져나오는 자기 계발서, 특히 XX분 법칙, X가지 법칙,XX살 이내에 해야 할 것 등의 책들 역시 깔끔한 논리 전개로 지극히 맞는, 당연한 이야기들을 앞뒤만 바꾸어 계속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런 걸 몰라서 못 지키나? 알아도 못 지키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 책 역시 첫장을 펼 때부터 그런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나.. 2006. 9. 16.
[책] 게임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상력과 기획 게임 기획에 관한 책이라고 하면 보통 '게임 아키텍처&디자인' 이나 '게임 디자인- 아트&비즈니스' 와 같은 유명한 해외 게임 디자인 서적의 번역판을 꼽는다. 게임 디자인에 대한 방법론이나 개발자들의 경험 등 골방에서 게임만 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지식들이 많긴 하지만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프로세스나 개발 방법론 때문에 그 책들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국내 환경에 맞춰 시중에 나와있는 '게임기획 전문가' 필기 대비서를 보면 되는가 하면 차라리 보지 않는 편이 낫다. 여기저기 틀린 구석이 한두곳이 아닌 게임의 역사 연대표부터 틀에 박힌(게임업계와 연관된 부분은 찾아보기도 힘든) 마케팅 이론 나열, 이제는 게임 이론서의 고전이 되어버린 히라바야시 히.. 2006. 5. 13.
[책] 황석영의 '손님' 서평 내가 뭐 서평을 쓸 만치 문학적 소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데올로기 문제를 논할만치 정치적 소양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수업 과제이기 때문에 읽고 서평까지 난생 처음 쓰게 된 것일 뿐. 그런데 이 책, 그냥 나만 보아넘길만한 책이 아니였다. 저자의 특이한 이력은 둘째치더라도 이야기의 전개 방법과 그 구조의 치밀함이 거의 와우의 퀘스트(쌩뚱맞은 비유인가--;) 또 소설을 읽다가 그 참혹함에 눈을 감았던 경험을 하게 한 것 역시 이 책이 처음이였다. 내가 쓴 서평 역시 이 문체에 관련된 것이고, 스포일러...아니 거의 내용을 대략 다 포함하고 있으니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분은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면 될 것이다. 민족의 수난사를 그린 다른 작품은 많지만 이와 같은 처절한 감동을 주는 작품은 처음.. 2005.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