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생각상자73 3년에 관한 단상 고등학교 졸업하고서 처음으로 모교에 찾아가게 되었다. 3년이나 지나고서야 말이다. 학교도 많이 변해 있었다.. 느낌이 새로웠다. 3년 전에는 3학년 2반이었던 교실에서 거울을 보았다. 머리를 기르고 염색을 하고 옅게나마 화장을 하고 핸드백을 메고 수십만원대의 카메라를 들고 선 내 모습이 자꾸만 어색하게 느껴졌다. 분명 예나 지금이나 웃고 있는데도. 이제 제대로 떠오르지도 않는 고등학교 시절의 낭만과 지금은 아스라히 꺼져가는, 그 시절이 아니고는 누릴 수 없었던 특유의 상처와 아픔들. 사소한 토라짐도 우리의 전유물이었다. 그때는 모든 것이 그대로 머무를 것만 같았다. 오히려 아무리 벗어나려 발버둥쳐도 언제나 제자리여서 초조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어렴풋하다. 그 시절의 순수는 눈 앞에서 엷게 아른거리.. 2004. 1. 29. 이전 1 ···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