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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입시 공화국의 종말 잘 만들어진 게임, 재미있는 영화, 긍정적인 현상을 두고 왜 좋은지를 설명하기는 대단히 쉽다. 쓰레기 같은 게임, 너무도 따분한 영화, 욕을 먹는 사람을 두고 왜 나쁜지를 설명하기는 훨씬 더 쉽고, 공감을 얻는 것 역시 쉽다. 이 책, 제목부터 대략 눈길을 끈다. 조금 훑어보면 꽤나 심각하게 썩어있는 입시 중심의 사회를 비판한 탓에 꽤나 읽을 만 해 보인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흥미진진한(?) 내용과 신랄한 비판이 계속되기 때문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은..이건 칼럼이나 사설로 한마디 할 일이지 책으로까지 쓸 수준 이 아니라는 것. 물론 이 더럽고 추악한 현실이 반복되는 한국 교육계를 비탄하는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가고, 다양하게 생각하는 훈련을 할 수 없는 교육 현실이라.. 2007. 9. 11.
[책] 그리스 로마 신화 (토머스 불핀치, 범우사판) 본격적으로 신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유재원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이후였지만, 그 강의를 꼭 신청하려고 마음먹었던 것은 왜였을까? 신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 언제인지는 잘 기억나 지 않는다. 게임을 만들어 보고자 생각했던 군대 시절인지, 아니면 제대 직후 WOW를 플레이하다 가 그 세계관에 놀랄 때였는지 알 수 없다. 신화에 대한 관심은 항상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서 즐거움을 느끼기는 쉽지 않았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신화 해설서의 명저로 꼽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은 도통 무슨 이야 기인지 몰라서 졸음만 쏟아졌고, 큰 기대를 갖고 집어든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해설 이 없는 원저의 해석에 가까운 느낌이라 지루했다. 누가 누굴 죽였다. 누가 누굴 끌고갔다.. 2007. 9. 8.
[책] 스틱! -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 - '마치 스티커처럼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 그런 힘을 가진 메시지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나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가능하다면 온 세상이 광고 카피라이터로 가득 찰 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편견을 간단히 부숴준다. 형식까지 부술 수는 없었는지, 여느 자기개발서 처럼 '스티커 메시지'의 속성을 6가지 핵심 내용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1. 단순성 2. 의외성 3. 구체성 4. 신뢰성 5. 감성 6. 스토리 6가지 속성은 모두 알기는 쉽지만 실천하기 힘든 자기계발서의 표준을 보는 것 같다. 1번의 단순성과 3번의 구체성은 충돌하기까지 한다. 도대체 단순하면서 구체적인 메시지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인가? 단순성은 너무나 당연하므로 논외로 치고, 의외성과 신뢰성은 일반.. 2007. 8. 21.
[책] 검과 회로: RPG 기획을 위한 가이드 북 (번역판 이미지가 없어서 원서표지 쓱싹) 언식님께서 작년에 애타게 찾으시던 책인데, 인천 영풍문고를 2바퀴째 돌 즈음 우연히 눈에 띄어 그대로 집어들었다. 회사 동료분의 책상에도 꽂혀 있어 전부터 읽어보려고 생각은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던 터, 마음먹고 책장을 폈다. 제목은 RPG만을 위한 것처럼 붙어있지만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기억해두면 좋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세계관이나 시나리오의 탄탄함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중요한 것이고(특히나 최근의캐주얼 게임들에서는 더더욱) '성장'이라는 요소를 배제하기 힘든 온라인 게임의 특성 상 참고할 내용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통계를 사용하지 않은 관념적인 분석이긴 하지만 유저 성향을 패턴화해놓은 부분은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하드코어 게이머와 캐주얼 게이머는 게임의 기.. 2007. 8. 13.
야마다 무네키, <嫌われ松子の一生(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지난번에 보았던 영화 '嫌われ松子の一生'는 원작이 소설이었다.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어 있길래 망설임 없이 두 권을 다 샀다. 상권을 반 조금 넘게 읽었는데.. 소설은 영화처럼 우스꽝스럽지도, 마츠코의 정신 세계가 수상해 보이지도 않았다. 마치 모파상 '여자의 일생'의 현대판 같은 느낌이랄까... 중학교 때 '여자의 일생'을 읽고서 무지 화가 났던 기억이 있다. 2007. 6. 17.
제드 러벤펄트, <살인의 해석> 요즘 책을 많이 읽긴 읽는데 좀 편식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소설은 거의 읽지 않고 인문 서적 위주로만 읽고 있었다. 어쩌다 읽는 건 수필류.. 오늘은 그동안 읽고싶었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서점에 갔다. 그런데 향수 바로 앞에 놓여 있던 책이 내 눈을 끌었다. '살인의 해석'... 제목부터 벌써 포쓰가 느껴지지 않는가!! 실은 요즘에도 소설을 읽어보려 했지만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사 놓고도 안 읽기가 부지기수였는데.. 이건 다르다! 뭔가 다르다!! 이렇게 흡인력이 있는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 - - 행복에 있어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2007.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