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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에세이21

아리카와 히로, <植物図鑑(식물도감)> 식물도감(植物図鑑) - 아리카와 히로(有川浩) 저 지난번에 도쿄에 갔을 때 서점가를 서성이다가 말랑한 소설책이 읽고 싶어서 집은 책.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매대에 진열된 책만 보고 골랐다. 소설답지 않게 '식물도감'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게 신선했고, 연애 소설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이름에 걸맞게 왠지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서 반대로 두근거렸다. 그리고 이 예감은 적중했다. 바로 읽지는 못하고 있다가 곧 다시 오사카로 떠나게 되었는데, 무심코 가방에 넣었던 것을 공항 가는 길에 꺼내 읽었다. 읽다가 덮으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은 참 오랜만에 읽어 보는 것 같다. 여행지에 가서도 아무리 지쳐도 자기 전 숙소에서나 이동 중에 꼬박꼬박 읽었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다 읽어 버렸다... 2013. 1. 27.
[책]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 - 이탈리아 여행자를 위한 최고의 안내서 결혼준비로 너무 바빠서 비행기에서 여행계획 짤 지도 모른다고 농담처럼 말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 한 도시에 도착하면 그날 가이드북을 보면서 발 닿는 곳을 찍고, 무작정 걸어다니다가 길을 잃으면 택시를 타고, 맛있는 식당이 보이면 바로 식사를 했다. 8년 전 일본여행을 할 때도 이런 식으로 다녀서 후회했던 적이 있는데, 이탈리아는 달랐다. 세 도시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어도 그저 아름다웠고, 다녀와서도 계속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행선지가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라는 이야기를 들은 매형이 적극 추천해 주었지만 생각조차 하지 못 하고 있었다가 결혼한 지 한 달이 되는 이제서야 세 권을 다 읽었다. 이야기는 베네치아 귀족 태생 주인공의 이야기가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순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진행된다. 소설.. 2010. 5. 5.
[책] 불안 (알랭 드 보통)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지위를 잃는(혹은 지위가 내려가는) 상황에 대한 불안, 이런 재미있는 주제에 알랭 드 보통의 생각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문의 정의에서 언급하는 지위, 그리고 지위에 대한 불안을 정의한 내용만 읽어봐도 그 기대는 절반 쯤 충족된다.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을 때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개념을 (조금 특이한) 인문학적 안경으로 바라보는 그 시각은 여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 내용은 '보다 유명해지고, 중요해지고, 부유해지고자 하는 욕망'에 대한 원인과 결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 원인 -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지위에 대한 욕망을 사랑에 대한 욕구로 풀어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육체적 갈망이 없고,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 2010. 1. 14.
[책]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고 나서 곧바로 샀던 책. 어딘가에 두고 못찾고 있다가, 왠지 멜랑꼴리 해지는 가을녘에 다시 집어들었다. 사랑을 하고있을 때, 사랑을 더 깊게 하고자 읽었던 책. '우리는 사랑일까'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도, 과연 사랑을 하는 동안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 문이 계속 들었다. 마지막의 결말 덕분에 냉소는 아니라고 결론지었지만, 사랑을 그렇게 재단 할 수 있는 것일까? 제3자의 이야기이기에 그렇게 분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공감했던 이 야기들은 모두 과거의(그것도 후회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아니었을까? 반사적으로 뭔가 뻔한, 싸이월드에 많이 퍼갈 것 같은 책을 찾았다. 다소 유치해도, 뻔해 보 여도 사랑이기에 봐줄 수 있잖아? 인문학적 분석과 통찰을 가하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을 얻을 .. 2008. 10. 13.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이것을 잊지 말게. 삶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야. 서로에게 어떤 역할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태어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은 잠시 또는 오래 그대의 삶에 나타나 그대에게 배움을 주고, 그대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안내자들이지." - - - 구절마다 탄복하며 읽었던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 유명한 책인데 그동안 제목만 보고 책을 읽을 생각은 안 했는데... 감정의 덩어리들을 동글동글 뭉쳐서 내려놓는 시인이라 그런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좋았다. 군데군데 능청스런 익살도 재밌었고... 암튼 내용도 좋고 문체도 좋고! 특히 위 구절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오래 전에 누군가가 해 줬던 말과 비슷해서... 2008. 10. 6.
이정명, <바람의 화원> 오늘은 3권의 책을 읽었다. '바람의 화원'이랑 '피버 피치'랑 '지구별 여행자'. 모두 누군가에게 빌린 책들이다. ㅎㅎ 바람의 화원은 회사 언니한테 빌리면서 "개천절 연휴 동안 읽을 거다"라고 했더니 언니는 "1권만 빌려가면 다 읽고 나서 2권이 읽고 싶어서 미칠걸?"이라고 했지만 난 개의치 않고 그냥 빌렸다. 근데 진짜 2권이 느므느므 읽고 싶다 ㅋㅋㅋㅋ 바람의 화원은 특이한 소재에 내용도 흥미진진하지만... (재밌으니 드라마로도 제작됐겠지?) 작가의 글솜씨도 훌륭하지만... 뭐랄까... 전체적으로 '수식어'에 조금 갈증을 느꼈다. 이건 정말 개인적인 취향인데 난 직유법을 별로 안 좋아한다. 가령 '마치 ○○처럼 ●●한 □□'라는 식의 비유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냥 '□□는 ○○다'와 같은 .. 2008.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