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을 하다 보면 결과물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나락으로 빠질 때가 있다.
좀 더 어떻게 해 보려고 돌고 돌고 돌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때,
그리고 그 결과물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하지만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만 할 때.
그럴 때면 별 생각이 다 든다.
나는 왜 이러고 있나부터 시작해서
나는 이 일에 소질이 없나, 소질도 없는데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가,
그럼 앞으로는 어떡하나, 그래 나 같은 건...
한참 동안 깊디깊은 자학의 구렁텅이 속을 헤매다 보면
결국 그 끝에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한 줄기 빛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과물을 내고 나면 생각한다. 아, 역시 나에게는 이 일이 맞는구나.
하지만 또 다음 일을 시작하면... (무한루프)
그런고로 일을 할 땐 그게 아무리 재밌는 일이어도 늘상 괴롭다.
그 과정을 즐기는 경지가 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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