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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여행] 동유럽 3국 음식기행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8. 15.
 동유럽 여행 다녀오며 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카테고리 별로 올려보고자 한다.
토끼양의 여행기는 이곳 참조.

먹는게 남는거라고, 먼저 음식들부터..


러시아 항공 서울 -> 모스크바 기내식 1. 치킨과 비프 중 비프를 선택했다. 무난한 맛.


 러시아 항공 서울 -> 모스크바 기내식 2. 치킨과 피쉬 중 피쉬를 선택하니 무려 장어가 나왔다. 촉촉해서 부페에 나오는 그것들보다 훨씬 나았고, 양도 많았다. 하지만 밥 양이 장어 양이랑 똑같아서 짭짤짭짤..나중엔 장어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다-_-;

러시아 항공 모스크바 -> 부다페스트 기내식.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브리스톨 호텔 조식. 종류가 적어도 각각이 알차서 아주 좋았다. 특히 스크램블 에그는..혼이 들어가 있어!

 점심은 가이드북에서 본 페슈트 부더라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부다페스트가 본래 부다와 페슈트라는 두 지역이 합쳐진 곳으로, 이 레스토랑은 부다 지구에 있다. 버스 타고 올라가면 될 것을 구글 지도만 보고 가다가 등산을 했다.

 자 드디어 동유럽 요리를 맛보나~ 하는 기대감으로 주문 시작. 오늘의 추천메뉴 3종에 헝가리의 전통음식인 굴라시 수프 추가. 그리고 첫날이니 와인 한 병..(으응?)

 웨이터가 강추했던 완두콩 거위간 수프. 재료만 들으면 미묘할 것 같지만 이번 여행 중에서 맛본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동양에 없는 맛이라 생소한데 정말 맛있는 뭐 그런..

처음 맛본 굴라시 수프. 헝가리에서 주로 쓰이는 파프리카(우리가 아는 그것 말고 헝가리 매운고추 정도) 수프에 삶은 소고기 건더기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첫 느낌은, 뭐랄까 덜 익은 떡볶이마냥 재료와 매콤한 맛이 따로 노는 느낌. 

접시에 담으면 이런 모습이다. 따로 노는 맛의 정체는 나중에 신라면을 한 번 먹고 나서 밝혀지게 되는데..
 

오늘의 추천메뉴였던 훈제 오리다리. 그러나 이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태어나서 느낀 가장 짠 맛. 어느 정도냐 하면은..저 노란 소스가 조림간장 정도 되고, 오리 다리는 맛소금이 가득한 통에 담갔다가 뺀 것처럼 짰다. 고기 한 점 먹으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고통을 달래고자 파스타를 먹으면 아주 잠깐 편하지만 이내 길고 진한 짠 맛이 전해지고, 토커이 와인을 마시면 와인조차 짜다. 

 토끼양이 시킨 농어 구이. 소스만 피하면 농어는 조금 짭짤한 정도. 물론, 위의 오리고기 한 점을 먹고나서 먹으면 이면수 구이마냥 담백하게 느껴진다.

점심의 실패를 만회하고자 저녁에도 괜찮은 레스토랑엘 갔다. 다뉴브 강변에 있는 선상 레스토랑 스푼.

왕궁과 세체니 다리 야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이번에도 시켜 본 굴라시 수프와 토끼양이 시킨 차가운 과일 수프. 굴라시는 음...점심이랑 똑같았다. 아 뭐 원래 이런 맛이구나..했다. 과일 수프는 수프라기보다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시키니 돼지바 같이 생긴 스테이크가 나왔다. 그러나 위에 뿌려진 것들이 죄다 소금이라는게 함정. 3조각 중 마지막 한 조각은 위에 뿌려진 걸 전부 긁어냈다. 돼지바라면 경을 칠 일이지만 다 먹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토끼양이 시킨 파스타. 조금 짠 편이지만 역시나 위의 스테이크의 짠맛에 대미지를 입은 상태에서 먹으면 상대적으로 담백하고 맛있다.

마지막 날 부다페스트 중앙시장에서 서서 먹은 굴라시. 앞의 두 레스토랑 것보다 이 쪽이 양도 많고 맛있었다. 

오스트리아

도착하니 12시가 다 된 시간이라 주변 식당도 닫았고, 멀리 나가자니 길도 몰라서 근처에서 슈니첼과 코돈블루, 맥주를 사 왔다. 슈니첼은 오스트리아식 송아지 커틀릿으로, 넓게 편 왕돈까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근데 소스없이 돈까스를 먹자니 좀..

빈의 케른트너 거리에 있는 비너발트(Wienerwald)에서 점심을 먹었다. 전통 음식을 깔끔하게 파는 체인 레스토랑인 듯.

 요건 라들러라고 레모네이드를 섞은 맥주인데 아주 맛있었다. 카스 레몬처럼 맥주에 레몬 살짝 섞은 게 아니라 거의 반반 급. 흑맥주도 맛있다.

 굴라시는 헝가리 전통 수프지만 스튜 식으로 오스트리아와 체코에서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네 번이나 굴라시를 먹었더니 슬슬 파프리카가 안 들어가면 음식이 심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일단 덜 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먹었다 -_-;

토끼양은 돼지고기 꼬치와 감자튀김. 꼬치는 준수했지만 양이 적었고, 나머지는 그냥 맥도날드 감자...(..)


저녁은 슈테판 성당 근처를 구경하다가 페르디난트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번화가 뒤쪽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나름 오래된 곳인 듯. 

일단은 맥주! 오타클링 맥주는 오스트리아산 맥주인데 자꾸 오타킹이라고 부르게 된다...

여기도 굴라시가 있길래 시켜볼까 하다가 짠 음식에 슬슬 지쳐가서 그냥 지역색 말고 고기나 썰자 하고 로스트 비프를 시켰다. 그러자 굴라시를 끼얹은 스테이크가 나왔다....(..)

잘 안보여서 플래시 팡! 예상되겠지만 짜다..

토끼양이 주문한 타펠슈피츠. 깔끔한 소고기 수육인데 이걸 시큼한 디핑소스에 찍어 먹는다. 토끼양은 매우 만족하며 먹었지만 나는 조금 미묘했다. 초간장을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숙소로 돌아가다 뭔가 아쉬워서 노상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한 잔 했다.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 화이트 와인은 달콤한 편이었고 로제 와인에서는 헝가리의 토커이 와인같이 시큼하고 짠 맛이 났다.

의외로 굉장히 맛있었던 카이저슈마렌. 팬케이크에 담백한 설탕을 듬뿍 뿌린 음식. 화이트 와인하고도 잘 어울린다.

둘째날 잘츠부르크에 도착해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이건 뭐 찍으면 그림이야..

일단은 맥주랑 라들러. 유럽에서 맥주는 실패가 없다.

간단하게 먹으려고 슈니첼 덮밥(?)만 하나 시켰다. 이모 여기 소스좀 주세요!

 잘츠부르크에서 돌아와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밤. 전통적인 요리를 맛보고자 슈테판 광장 근처의 기게를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한참 찾다 헤매고 있는데 아저씨가 찌라시를 주시네 -_-; 

좌회전 손꾸락 표시 발견!

요런 분위기. 우리나라와 달리 밤에 살살 시원한 편이라 노상에 앉았다.

코스에 메인요리가 하나 뿐이지만 이정도면 가격도 저렴한 듯.(하지만 메인요리 하나가 거의 3인분..)

음..이번엔 짠 게 안 나와야 할텐데..

저녁이니 와인. 돌려따는 마개의 싼 와인이었지만 되려 달달해서 좋았다.

소스 3종. 단호박 샐러드같은 식감인데 3가지 다 맛이 다르다.

오오 짜지 않아..행복해..

함께 곁들여지는 샐러드.


전통요리스러운 것들이 푸짐하게 담겨나온다. 다 못 먹을 정도.

삘받았다. 여기 와인 하나 추가요!!

디저트도 맛있다. 옆에 수프같은 것은 바닐라. 하지만 계피에 약한 토끼양은 거의 못 먹었다.

마지막 날 니슈마르크트 시장에서 케밥을 먹었다. 치킨과 양고기 중 양고기 주문.

허겁지겁 먹다가 뒤늦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으로는 잘 가늠이 안되지만 대략 얼굴만한 크기. 가격도 싸서 한 번 먹을 만 하다. 아 물론 짜다...(..)

빈을 떠나기 전 자허 토르테에서 초콜릿 케이크. 1832년부터 이어온 맛이라고 한다. 너무 달아서 나는 생크림만 쪽쪽.

체코

저녁이 다 되어 체코에 도착했다. 프라하 시내를 구경하고 구시가 광장에 있는 우 즐라테 콘비체라는 레스토랑에 도착.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오리지널 필스너 우르켈! 정말 맛있다..음식이 짜도 맥주가 하도 맛있어서 괜찮았다.

빵과 수프.

또 먹고싶네..프라하를 돌아다니면 보이는 맥주집의 90%는 이 필스너 우르켈을 판다.

이 집에서 잘한다는 돼지 앞다리 구이. 껍데기가 딱딱한 족발이라 생각하면 된다. 족발 흡입기인 나는 바로 시동이 걸리고..

토끼양이 시킨 메뉴. 뭐였더라..;

연주가 시작되니 반대쪽에서 맥주 마시던 사람들 와서 춤추기 시작. 체코 전통음악 따라부르며 춤추는 사람들이 참 보기좋았다.

앗싸라비아~ (아 여긴 유럽인데 -.-;)

다음날  마지막 일정.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왔지만 역시나 우르켈.

이탈리안에 온 것은 짠 맛에 지쳐서 밍밍하더라도 좀 담백하게 먹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건 소금보나라였다..ㅠㅜ

토끼양은 루꼴라 파스타. 이상하게 토끼양은 시키는 것마다 짜질 않았다. 나한테 소금신이 붙었나..(..)

공항에 가니 체코를 떠나기 전 우르켈을 맛볼 마지막 기회라고 써 있다 ㅋㅋㅋㅋ

모스크바 -> 인천 기내식 1. 피곤해서 so so..


 아쉽지만 이렇게 동유럽 음식기행은 끝. 마지막 날은 쇼핑하느라 대충 소시지에 캔맥주를 마셨다..(..) 이탈리아때의 치즈지옥...기억 때문에 이번엔 컵라면을 6개나 챙겨갔는데, 호텔마다 뜨거운 물 받을 곳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고, 소금에 지쳐서 그렇게 손이 가지도 않았다. 

 마지막 호텔에서는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어서 신라면을 하나 먹었는데 그 짠 신라면이 국물을 다 마실 때까지 전혀 짜게 느껴지질 않았다. 다 먹고 나서야 동유럽의 짠 음식이 그렇게 힘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감칠맛'이 없기 때문이다. 간장이나 된장이 짠 거랑, 그냥 짠 소금을 들이키는 것과는 느낌 자체가 다른 것이다. 아마도 화학 조미료가 많이 들어갔을 부다페스트 시장의 굴라시가 그나마 괜찮게 느껴진 것도 그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먹은 모스크바 -> 서울 기내식 2. 감칠맛이나 한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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