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이야기 공작소

[책] 창의성의 즐거움 본문

책/인문

[책] 창의성의 즐거움

두릅이 2009. 3. 8. 23:40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서 책을 한껏 사려고 하다가, 읽을 수 있는 책만 사자는 생각에 밸런스를 맞춰
세 권을 샀다. 첫 번째 책은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샀다. 두 번째 책은 꼭 읽고 싶다
고 생각한 지 4년 째이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후 2번이나 읽지 못하고 반납했기 때문에 사지 않으면 도
저히 읽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샀다. 세 번째 책은 딱 그 중간으로, 재미있어 보이지만 읽으면서 계속 생
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았다. 

 첫 번째 책부터 읽으면 두 번째 책까지는 읽겠지만 세 번째 책은 절대 읽지 않을 것 같고, 세 번째 책부
터 손댔다가는 오랜만에 생긴 읽기 욕구가 수그러들 것 같아서 세 번째 책부터 읽게 됐다. 세 번쨰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창의성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독창성'과 구별된다. 저자는 창의성이 생겨나는 세 가
지 요소를 문화, 사람, 현장으로 구분하는데, 이들은 각각 한 분야에서 축적된 지식과 개인의 창의적인 노
력, 그것을 인정해주는 현장을 뜻한다. 현장에서 인정받아 규모에 관계없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 영향을 주
는 경우를 창의성이 발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현장과 약간 혼동이 되는 '영역'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나 역시 읽는 내내 개념
이 잡히지 않다가 409페이지를 읽고 나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영역은 '전문분야'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학문이나 예술의 분야라기 보다는 어떤 상징체계를 의미한다. 예술보다는 과학의 예를
들 때 좀 더 이해하기 쉬운데, 예를 들어 물리학과 같이 명료하고 체계화된 영역에서는 어떤 것이 창의적인
지 구별하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고, 철학과 같은 영역에서는 어떤 것이 창의적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영역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많은 창의성이 영역을 개척하거나, 서로 다른 영역을 넘나들 때 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와 같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면 해석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업화된 세계에
서는 창의성이 발현될 수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모든 생각은 전문지식이 없이는 창의성도 있을 수
없다고 가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영역 저 영역을 계속 넘나드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게임 개발에 있어서 저자의 창의성 개념을 적용시켜 보면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거나, 게임을 만드는 환경 자체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창의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장르라도 참신하고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면 창의적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글쎄..포탈
이나 페이퍼 마리오 정도의 알고리즘은 되어야 창의적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 내 개인적인
기준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책을 집어들 때 '창의성을 계발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저자가 정의하는 창의성은 개인 단위가 아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사람이라는 요소 뿐이기 때문에 창의성 계발이라기보다 창의적으로 산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창의적이 되기 위해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근 1년간의 개인적인 경험과 '지적 즐거움'을 읽으면
서 몸소 깨달아가던 중이지만, 이 책을 읽고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청소년기에 고독을 경험하는 것
이 창의적으로 만드는 효과를 것은 새로운 접근이었다. 혼자있는 것을 견디는 훈련이 된 사람들이 주로 창의
적이 된다는 것이다.

 창의적으로 만드는 또다른 동력은 호기심이다. 기계이든, 문화매체이든 무엇인가를 보고 그것을 어떻게 만들
어진 원리에 대한 궁금증이 호기심의 원천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어릴 때 왕성하고 점점 감퇴하는데, 내 경우
는 버추어 테니스의 공 타격 시스템을 분석하려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던 것이 호기심을 부활시켜 준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닮고 싶은 욕망이다. 내용 중 하나라도 나와 비슷하게 생각되는 것이 있으면
나도 창의적인 인간이 아닌가 설레이고, 아니다싶은 것은 이내 잊어버린다. 어쨌든 닮고싶은 욕망이 있는 것은 
확실하니 기억나는 대로 긴글 내용에 옮겨적어 본다. 흥분에 들떠서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끄적인 것이지만
..창의적으로 사는 실행 부분에 있어서는 다시한번 들춰봐야 하겠다.



p197
중요한 것은 나중에 어느 영역에서 창의적 인물이 되는지에 관계없이 어릴 때부터 풍부하고 다양한 삶을
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214
청소년기의 고독은 고통스럽긴 하지만 특별한 재능이 일반적인 또래 문화에 묻혀버리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p232
두드러지게 창의적인 인물들은 보통 스스로 필생의 과제를 발견한다....창의적인 인물들은 경력을 쌓는다기
보다는 경력을 창조한다고 말할 수 있다.


p278
지혜를 열망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성공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가 나머지 세상과 의미심
장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p286
 눈과 귀를 열어놓으십시오. 그리고 입은 다물어야죠. 가능하면 오랫동안.


p305
 인간은 실패가 허락된 유일한 창조물입니다.
 
p312
 분리된 영역으로부터 생각과 정서를 엮어낼 수 있다는 것은 작가들이 창의성을 표현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p343
 창의적인 인물들이 꿈과 육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이 무의미한 혼돈으로 보는 것에서 어떤 유형
을 발견하는 이러한 경향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속성 중의 하나이다.

p408
 학문 간의 의사 불통이 위험한 이유는 대부분의 창의적인 업적들이 공통점이 없는 영역들 간의 연결에서 탄생
하기 때문이다.


p412
숫자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최대한 정신 기능을 자동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따라서 어느 정도 암기와 연습이 요
구된다. 반면 현실에서 효과적으로 숫자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접근법, 응용법 그리고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관적 이해가 필요하다.

p418
 사람들이 정신 에너지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에서 기본적인 차이는 아마 새로운 것에 얼마나
주의력을 기울이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p422
 편한 습관은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축적해야 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아직
무언가를 찾는 동안에는 미래의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


p426
 어떤 일을 계속 즐기기 위해서는 좀더 어려운 단계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발견하지 못한다
면 같은 활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즐거울 수 없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