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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군것질 이야기

[음식] 라면 이야기 - 11. 왕뚜껑 SPECIAL EDITION

두릅이 2008.10.29 21:38
 로드 오브 라면, 라면의 군주 농심에게 저항하는 무리들 중 어느정도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팔도에서 자사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킹커벌왕뚜껑이 10억개 판매한 기념으로 기념으로 스페
셜 에디션을 내놓았다. 지인의 메신저 대화명에 스페셜 에디션에는 육개장블럭이....라는 말을
본지 꽤 된 것 같으니 조금 뒷북 리뷰.

 80년대 말 농심이 큰사발 시리즈를 내면서 '한 끼에 준하는 컵라면' 시장이 형성됐다. 다양한
도전자들이 있었고, 빅3같이 좀 더 프리미엄 시장을 만들어낸 케이스도 있었지만, 결국 지금
까지 살아남은 농심의 경쟁자는 왕뚜껑과 참깨라면 정도. 

 왕뚜껑은 출시 초기에 맛보다는 양 때문에 인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건더기와 국물 모두
도시락면의 확장에 불과했다. 육개장이라는 지존급 라면을 두고도 전혀 새로운 4가지의 제품
을 냈던 농심에 비하면 맛의 퀄리티에서는 한참 모자랐다.

 하지만 해마다 새로 나오는 광고, '뚜껑에 덜어먹는..'CM송은 그 맛을 익숙해지게 만들었으
며, 꾸준히 팔리는 상품으로 올라섰다. 몇 년 전에는 'It's delicious'로 대박을 치기도..제품기
획의 승리랄까? 스페셜 에디션 역시 그런 기획의 일환인 듯 싶다.

일단 뚜껑이 다르다. 간지가 줄줄..가격도 1500원.

노멀 왕뚜껑의 스프에 육개장블럭과 향미유가 추가됐다.

육개장 블럭은 버섯/대파/유부가 주 재료. 블럭 건더기스프의 지존은 빅3이었는데..아쉽다.



 경품쿠폰이 있어서 한국야쿠르트 웹사이트를 가봤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뜨이는 것은 카테고
리 중 야쿠르트 아줌마-_-; 야쿠르트 아줌마는 1971년 41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13500명이나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야쿠르트 아줌마 되기, 야쿠르트 아줌마 작가방 등 컨텐츠도 풍부.

 그건 그렇고, 라면이 익을때까지도 쿠폰확인하는 곳은 커녕,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도 왕뚜껑의
왕 자도 보이질 않아서 생각해보니 왕뚜껑은 팔도에서 나오는데 왜 한국야쿠르트일까 하는 의문
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비빔면계의 지존 역시 팔도. 그런데 팔도는 어디 있을까..? 패밀리사이트
를 눌러보니 그제서야 팔도닷컴이 나온다. 그렇다면 도요타 렉서스같은 자체 브랜드라고 해야
하나 -_-; 기업연혁을 뒤져본 끝에 83년에 라면 판매를 위해 팔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87년부
터는 라면을 수출해 온 것을 알아냈다.

 이렇게까지 알아보고도 쿠폰번호 입력메뉴를 못 찾았는데, 알고보니 팝업창 OTL. 그제서야
야쿠르트의 제품군을 살펴보는데, 설렁탕면의 지존이 없다. 국물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왕뚜껑
이나 비빔면의 반만 프로모션 해줬어도 사리곰탕면을 밀어낼 수 있을 텐데...아무래도 팔도와
야쿠르트의 사업부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것 같다. 

 딴소리 하는 새에 라면이 다 익었다.

 스티로폼 용기 때문에 왕뚜껑은 나만의 조리법으로 먹는데, 처음 먹는 만큼 기획의도대로 먹어주기로
했다. 다시한번 언급하지만, 라면을 조리예대로 먹는 것은 스프 밸런싱 담당자에 대한 예의다.


 왕뚜껑 엔진(?)을 이용해서인지 건더기스프와 분말스프는 노멀 왕뚜껑과 같은데, 여기서 밸런스
의 문제가 발생한다. 모든 스펙이 같은데 육개장 블럭을 얹었으니 국물이 기본적으로 짠 편이고,
향미유가 더해진 국물맛은 기존 왕뚜껑도 아니고 육개장도 아닌 조금 어중간한 맛이 됐다. 기름 몇
방울로 라면의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바꿔놓은 사천짜장같은 케이스도 있는데, 이 쪽은 그냥 안전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완전히 컨셉을 바꿀수는 없고, 뭔가는 달라야 해서 나온 타협적인 결과물이랄까..?
 
  육개장블럭은 유부, 버섯, 대파가 주가 되어 있는데, 노멀 왕뚜껑의 주력 건더기인 콩고기와 계란
에 더해 토핑이 화려해서 국물을 마실 때의 만족감은 뛰어난 편이다. 국물을 마실 때의 잔여 건더기
를 즐기는 나에게는 딱 들어맞는 편.

 10억개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라지만, 기간한정으로만 팔기에는 꽤나 공을 들인 모습으로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짬뽕 왕뚜껑처럼 원작을 능가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몇백원 더 주
고 토핑을 올려먹는 느낌으로 즐겨주면 되겠다. 왕뚜껑의 기본적인 맛은 간직하고 있으니 당분간은
시장에서 계속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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