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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

[책] 단원의 그림책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7. 21.


 학교 도서관 앞에서 했던 책나눔 행사에서 집어든 책. 삽화가 많고 비싼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긴 했지만;
이 기회에 김홍도의 그림을 제대로 엿보기로 했다. 

 이 책은 '그림책'에 실린 김홍도의 그림을 속속들이 해부했다. 작품의 탄생배경, 사회적 의미, 미술사적인
의미가 아닌, 정말 그림 그 자체를 완전히 해부했다. 김홍도의 그림은 교과서든 포스터든 여러 곳에서 보아
왔지만, 이렇게 서민층의 삶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에이, 그거 교과서에서 항상 나오는 이야기잖아. 미술 시간, 국사 시간에..'

 라는 말이 들릴 법 하다. 하지만 그렇게 알고만 있는 것과 실제로 그림을 뜯어본 후의 감상은 전혀 다르다.
김홍도의 그림에는 모든 인물의 표정과 행동이 정말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몸짓과 자세를 뜯어봐야만 알 수
있다. 저자가 그림 속의 인물 하나하나의 표정을 살펴 왜 그런 모습인지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참 재미있다.

 억측도 좀 끼어있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질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저자의 그림책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림책에 대해서 한 마디라도 더 하고싶은 마음이 느껴진다. 읽다보면, 아니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림 보는 맛이 난다. 또다른 의미로 '아는 만큼 보인다.'

 유명한 '씨름'만 해도, 들배지기를 하는 쪽과 당하는 쪽의 생생한 표정, 행여 자신 쪽으로 넘어질까봐 피
하는 무리, 능청스럽게 엿을 파는 소년, 저린 다리를 살짝 펴고 있는 한량도 보인다. '그림책'은 풍속화라서
누구나 쉽게 보고 즐기는 그림이겠지만, 이 정도까지 파고들 수도 있는 것이다.

 나중에 배경NPC의 컨셉을 만들거나 한다면 이 책을 꼭 다시 참고할 생각이다. 왜 그런거 있잖은가, 춘리
스테이지 배경의 닭 잡는 중국인,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행인이라던가...(내가 너무 낡았나;)

 휴가든 주말이든 꼭 시간을 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책에 실린 그림을 모두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