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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군것질 이야기

[음식] 라면 이야기 - 8. 짜장범벅 2개

두릅이 2008. 5. 5. 12:47
 짜파게티 이야기로 라면 이야기를 시작했고, 일전의 포스팅에서 짜장 큰사발짜장범벅의 차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농심의 짜장맛 과립스프에 대한 퀄리티는 하도 이야기해서 말하자면 입이 아픈데, 언제나 부딪히는
딜레마..짜장범벅은 맛있지만 1개로는 무언가 부족하고, 짜장 큰사발은 맛이 무언가 부족하다는 거다. 짜장 큰사
발의 면은 큰사발 공통 기준의 굵직한 면이라서 과립스프가 잘 스며들지 않는다. 면을 대충 후려치는 느낌이랄까? 

 물론 짜파게티를 끓여먹는다면 이런 것들은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그러나 사무실 환경에서는 사치스러운 일.
그렇다고 뽀글이를 해먹을 수도 없고..(엇, 살짝 유혹에 넘어갈 뻔 했다.)

 여하튼, 최근 그 딜레마를 깰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번외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짜장범벅 2개를 조리
하는 것. 맛과 양의 딜레마도 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환경호르몬 걱정까지 덜게 되었다. 라면 스프에 소뼈 갈아넣
은게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그런 것까지 걱정하면 라면과 인연을 끊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쇠기름 파동 때도 눈 깜
빡하지 않고 1일 1큰사발을 실천하던 나였다.

 
짜장범벅 2개와 사기그릇을 준비한다. 그런데 1개에 750원이니까 1500원...라면 먹기 참 빡세졌다.
 뜨거운 물을 약간 붓고 과립스프 2개를 충분히 풀어준다. 짜장범벅 먹을 때마다 바닥에 굳어진 스프 덩어리를
뒤늦게 씹고 느끼는 짜디짠 그 맛을 피하기 위한 것.
젓는 동안 물이 약간 식었으므로 뜨거운 물을 좀 더 붓고, 용기 안의 건더기를 쏟아준다. 면 부스러기와 건더기를
한번에 마시는 그 절정을 느끼기 위한 포석. 덜 익은 콩고기를 우드득 깨물 때의 느낌은 좋지 않으니까..

 그 다음에는 물을 먼저 붓지 말고 면을 2개 넣어준다. 노멀 육개장부터 생생우동까지 포용한다고 칭찬을 늘어
놓은 그릇인데...짜장범벅 면 2개를 포용하지 못한다. 결국 지우개레슬링 하듯 넣어줘야 들어맞는다. 이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면에 타격시키듯 골고루 부어준다. (슬슬 그냥 먹는게 낫겠네..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처음 이렇게 해먹을 때 이 상태로 익혔다가 왼쪽 면의 반이 하나도 안 익은 적이 있었다. (뭐 그것도 나름 좋지만..)
면이 물에 조금 불면 자연스럽게 왼쪽 면을 뉘여준다. 약간의 저항이 있지만 가장자리가 익었다면 무리없이
들어맞는다. 오른쪽 면의 가장자리가 약간 하얀 것이 조금 불안하지만..
 취향에 따라 물을 좀 더 붓고 렌지에 2분 돌려준다. 가끔 용기채로 렌지에 돌려먹는 분들이 계시는데, 스티로폼
벽면 맛이 취향이라면 말릴 생각은 없다.

 렌지의 사기그릇을 꺼내다가 손을 덴 적도 있고...사실 이거 꽤나 귀찮다. 하지만 빈 용기를 보면 왠지 뿌듯하다.
환경호르몬은 싫고, 컵라면은 먹고 싶은데 뭐 어쩌겠나.
이 쪽은 어제 박살낸 새우탕.

렌지에서 꺼내면 모양이 그대로지만, 풀어주면 금새 이렇게 된다. 덜 풀린 스프도 없고 딱 먹기좋은 상태.
내 취향과는 달리 면이 약간 더 풀어졌으니 다음부터는 1분 30초를 돌려줘야겠다.
짜장범벅의 맛과 짜파게티의 양을 모두 갖췄다. 짜장면과 짬뽕을 함께 시켜서 먹을 때의 그 기분이랄까..?
너무 급하게 먹어서 면 부스러기와 건더기가 가라앉아 있는, 최고의 기쁨을 누릴 순간을 못 찍었다.


 아, 그런데 이거 단점이 하나 있다. 사기그릇이라 면이 좀처럼 식지 않는다는 것. 추운 겨울에야 좋겠지만 요즘같은
날씨에는 정말...복날 보신탕도 아닌데 땀 뻘뻘 흘리며 먹었다. 여름이니 다음 번에는 새로운 냉라면을 포스팅해야지.




PS. 건면세대 소고기장국 맛이 새로 나왔는데, 왠지 리뷰하기가 귀찮다. 왜일까? 설마..이벤트당첨안시켜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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