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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맛집 기행

[맛집] 하동관(강남)

두릅이 2008.02.26 09:19

  만화 식객에 나와서 유명한 그 곰탕집. 강남점은 작년에 오픈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현관에 들어서면
만화에 나온 장면이 크게 붙어있고, 만화와 똑같은 주인 할아버지가 손님을 반겨주신다. 처음 갔을 때
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별로 맛이 없었다. (그날 쏘신 분께는 ㅈㅅㅈㅅ;) 뚝배기가 아니라서 국물이 금
방 식는 것도 그렇고, 약간 누린내가 나는 듯한 국물도 싫었다. 무엇보다도 설렁탕을 10년 이상 주식으
로 삼았던지라, 하얗지 않은 국물의 곰탕은 나에겐 좀 아니었다. 

 자의든 타의든 5번 쯤 가서야 비로소 이집 맛을 알게 됐다. 

요고이 일반

요고이 특

 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나는 설렁탕집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사리곰탕면에 빠져든 배은망덕한 자식
이었다. 보온도시락 국 담는 통에는 항상 설렁탕이 담겨 있었는데, 맛이 없어서 친구들을 줬다. (친구들도
맛있다기보단 신기해서 먹은 것 같지만..) 그런데 언젠가 스프 속의 MSG가 아닌, 진짜 설렁탕 국물맛을
알게 된 뒤로 거의 10년 이상 설렁탕을 주식으로 먹었다. 

 비록 식당은 망했지만 국물 하나는 진국이었으되...라고 돌아가신 할머니의 위업을 자랑해 왔다. 설렁탕
을 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먹는 방법은 대충 이런 식이다.

 1. 일단 밥을 바로 먹지 말고 국물맛을 조금 즐긴다. 
 2. 밥을 모두 말아서 잘 풀어낸 후, 커다란 깍두기(무 껍질이 있는 부분이어야 한다.)를 절반쯤 담가서
     밥 한 숟가락과 함께 베어 먹는다. 
 3. 설렁탕 국물과 깍두기에 밴 국물이 황금비로 섞일 때의 그 맛을 알아야 한다.
 4. 그렇게 계속 즐기다 보면 바닥에 가라앉은 국물과 붉은색에 가까운 국물이 남는다. 그 때 뚝배기를
    들고 한 번에 비워낸다. 한 그릇 뚝딱.

...야밤에 말하다 침 나왔다. 처음부터 깍두기국물을 부어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 난 위의 방법을 권한다.

이 때 맛이란...>_<

 지금이 딱 사리곰탕면 => 설렁탕으로 넘어온 그 때와 비슷하다. 조미료 없이 우려낸 진짜 국물맛. 이거 한번 빠져
드니 야심한 밤 시각에 글 쓰다가도 침이 넘어온다. 프랜차이즈 설렁탕집에서는 저 방법으로 먹어도 뭔가 2%부족한
느낌인데, 여기서는 더 진한 국물맛을 느낄 수가 있다. 식도락가이신 회사 동료분이 같이 가신 후 해주신 말.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은 곳이 진짜 맛있는 곳이예요..' 진짜 그렇다.   

 큰 식당에 사람이 줄을 설 정도로 바글바글한 걸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 왠지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난
다. 꿈에서 본 그 식당이 딱 이런 곳이었는데..작년에 그 할머니도 우유를 약간 넣었다는 것을 어머니에게
듣고 사실 좀 쇼크 먹었는데, 어쨌든 프림을 넣어도 좋으니 그 설렁탕 한 그릇 먹고싶다. 

 일반은 8,000원, 특은 10,000원으로 솔직히 가격 좀 세다 -_-; 특은 양이 많은 것이 아니라 특양이 들어있
는 것. 이런 국물류에 강한 편인데(순대국 쵝오 >_<b) 특양은 조금 징그럽게 생겼다. 하지만 그 역시 맛을
안 이후부터는 아껴먹을 정도. 점심시간에 가면 줄서서 먹어야 하니 일찍 가자. 아니, 그보다도 언제 부모
님 한번 모시고 가자. 진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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