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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기장

내 안에서 벗어나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0. 15.
 최근 포스팅이 뜸했던 건 전공과 부전공 수업을 80% 포함한 20학점의 빡센 일정과 그보다 더 바쁘게
돌아가는 프로젝트 일정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던 탓도 있지만, 역시 그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해야겠다.
 7시에 일어나서 학교가서 수업, 수업 끝나고 출근해서 10시 좀 넘게까지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대략
12시, 씻고 책 잠깐 읽으면 1시, 6시간 수면이라는 쳇바퀴를 돌 뿐, 좀처럼 거기서 벗어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방학동안 나름대로는 일에 열정을 쏟아부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다른 것 신경쓰지 말고
우리 게임에 모든 사고를 쏟아부어야 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계속 그렇게 하다보니 사고는 좁아지고,
전혀 새로운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할 창의력은 줄어들었으며, 고집은 더해져서 새로운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곤 했다. 회의가 끝날 때마다 '이게 아니였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일은 계속 반복되었다.

 그래서 한 발치 물러서서 생각해 보자는 것도 있었고, 학교수업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기도 해서
리소스 관리쪽에 비중을 두어 일했는데, 그 역시 위험한 일이였다.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아니라 관리
만 하다보니 그 흐름에만 익숙해져서 뭔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것이 귀찮아지는 것이였다. 1학기
때는 문화나 인문학에 관련된 여러 교양수업을 들으면서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것을 만들어낼까 고민했
는데 지금은 회계 과목에만 신경쓰고 있는것도 한몫 했던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하면서 무조건 정답이라고 믿었던 지난번의 내 안을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객관적으로 보니
위험한 측면을 여럿 갖고 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언젠가부터 닫힌 사고를 하고, 쳇바퀴 안에서만 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시험 때문에 이틀째 도서관에 파묻혀 있다보니 창의력이 무럭무럭 솟아나고 있다. 중간고사 기간은 별 수
없이 창의력을 버리고 그저 외우고 외워야만 하는 시간이지만, 반사적으로 창의적인 일을 하고싶은 욕구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간고사 기간이기도 하다. (막상 끝나면 그런 의욕이 또다시 저하되긴 하지만)

 어쨌든 내 자신이 꽉 막혀 있는지, 열린 사고를 하는 지도 일정한 흐름을 타는 것 같다. 한동안 꽉꽉 막혀
있었으니 이제부터는 다시 열 때가 됐다. 중간고사 끝나면 어차피 버닝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지만 그저 결
심이 아니라 확실한 지표가 생기니 무엇을 해야 할 지도 좀 더 명확해진다. 이번에는 나를 내 안에 가두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 시험공부 열심히 하세요.
 - 도움주신 모 블로거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술 한잔 살께요.

 
 9000히트 넘은지는 한달 된 것 같은데 포스팅이 뜸해서 내년쯤 되어야 달성하리라 생각했거늘..
어쨌든 찾아주시는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다시 밸리도 열심히 돌고, 게임 이야기도 많이 쓸께요.


송편 따위는 비교도 안 되는 맛집 포스팅의 위력을 실감하며..하루에 200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깔끔하게 400을 달성해주셨다. 앞으로 폰카를 잘 활용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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