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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패미컴 키드의 일기장

1994.4.1 게임팩 교환 (SFC판 기동전사 SD건담 2)

두릅이 2006. 9. 2. 15:02

1994. 4.1(일본에서는 FF6 발매로 시끌벅적했으려나..)

 방학내내 즐겼던 용호의 권을 SD건담 2로 교환했다. 밑에 용호의 권이 나온 일기를 보면 1월 12일. 팩 1개를
가지고 계속 교환해가며 게임을 즐겼으니 무려 3개월을 한가지 게임만 했다는 이야기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때는 게임팩이라는 것이 6학년 초딩에게는 꽤나 고가의 물건이였기 때문에 게임에 희
소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는 게임 하나를 가지고 그렇게 진득하게 즐길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일기 말미에 우리나라는 왜 이런 게임을 못만들까 하는 탄식이 보인다. 사실 그때 게임잡지에 광고가 뜨던 것
들을 보면 대부분 그림부터가 너무 촌스러워 보였고 PC가 있는 친구네 가서 게임을 해 보면 그래픽 면에서 더
더욱 할 말이 없었다. PC와 콘솔의 차이가 극명했던 때이니 당연한 것이지만 그 때 그런 것을 알 리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들이 전부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식한 지는 좀 됐지만 뭔가 아쉬움이 계속 남던
시절이였던 것 같다.

 요즘 온라인 게임중에도 열혈강호같이 라이센스 기반으로 성공한 게임들이 있는데, 유독 캐주얼 장르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하긴 요즘 만화를 보지 않아서 괜찮은 소재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에 팩을 한번 바꾸면 짧게는 1달에서 길게는 3개월을 버텨야 하니 가끔가다 쓰레기급
게임이 걸려도 울며 겨자먹기로 즐길 수밖에 없었다.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질리도록 즐기고 새 팩으로 교환
했는데 그 팩이 쓰레기일 때의 허망함이란..그나마 용호의 권은 SF2 터보를 가지고 교환했을 때의 첫 느낌은
쓰레기였지만 진득하게 즐겨보니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던 케이스.

 이 시절의 반다이는 '인기 작품의 게임화' 자체에만 의미를 두고 있던 것인지 쓰레기급 게임을 많이 배출하고
있었다.  그중 최악은 SFC의 북두의 권 시리즈나(대전격투) 기동전사 V건담(횡스크롤 액션) 같은 것들.  원작의
팬들은 좋아하는 작품이 게임에서 뭉개지는 것을 보고 있어야만 했다. FC때야 하드 스펙이 워낙 딸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저 원작을 상상해 가며 즐길 수가 있었지만, SFC는 '어중간하게' 재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실망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원작에서의 인기 요소와 SFC의 제한된 스펙 사이에서의 줄다리기에 실패했다고
해야겠다.




                   뭐 이 시절이야 그냥 상상력 동원해서 플레이하면 됐다. (FC판 마크로스)
              저 자리에서 버티고 있으면 보스까지 노데미지 직행이라는 것쯤 잊어도 되잖아!?


 이 시절의 '라이센스 기반 게임'은 게임성 면에서 항상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드래곤볼 Z 초무투전
시리즈처럼 원작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게임플레이가 창출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원작을
재현하는 데에 급급해서 게임성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96년에도 이런 게임이 나왔구나..
                                          이 따위 원작재현, 필요 없어요!

 기동전사 SD건담 2는 반다이의 자회사인 엔젤에서 만든 게임이였다. 크게 알려진 게임은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라이센스 기반 게임의 2가지 난점을 모두 훌륭하게 극복한 명작이였다. 액션+슈팅 게임이였고 무엇보다 Z건담의
스토리를 전혀 몰랐던 시절(로봇대전 조차 한번도 해 보지 못했던) 임에도 불구하고 6학년이였던 당시에 몇 달을
즐겼을 정도로 다양한 게임플레이가 가능했다.

 그런데 대체 기동전사 SD건담 1은 무엇이였는지..? FC로 나왔던 것인지 아케이드로 나왔던 SD건담 사라만다의
위협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누가 좀 알려주세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게임의 구성을 볼 때 아케이드로 나왔던 이 물건의 속편으로 추정된다.

 Z건담에 푹 빠진 고등학생 때 원작의 팬으로서 다시한번 SD건담 2를 했을 때는 그야말로 눈물이 날 지경이
였다. 원작의 중요한 장면들이 빼놓지 않고 게임에 전부  담겨있는데, 어설프게 데모 신을 삽입하지 않고 그저
게임 그 자체에 녹아들어 있었다. 새턴으로 나온 '기동전사 Z건담' 은 원작 애니메이션을 다수 삽입했지만 게임성
이 부족었기 때문에 원작의 느낌 또한 잃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야 원작을 120%뛰어넘는 게임들을 많이 만들고 있지만,캐릭터 게임도 결국은 '게임'이기 때문에 원작의
재현도만큼이나 게임성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다이는 98년까지 모르고 있었나 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그런 라이센스 기반 게임이려니 했지만, 1인용, 2인용, 대전모드가 전부 다른 게임
플레이를 제공한다. 1인용 모드는 3가지 기체중 하나를 선택한 후, 각 기체마다 전부 달리 구성된 스테이지
에서 진행하게 된다.


건담 마크2를 고르면 캐터펄트로 출격!


원작과 비슷한 연출로 스테이지의 시작을 알린다. 7화 사이드1에서의 탈출.

 자코 캐릭터들의 패턴은 평이한 수준. 하단의 게이지가 2초마다 1칸씩 차오르는데, 4칸을 채울 때마다
3단계별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마크2는 빔라이플, 바주카, 실드의 3가지. 아이템중 파란색 하로를
먹으면 오른쪽 빈칸에 특수무기가 추가된다. 마크2의 특수무기는 함포 지원사격인데, 그다지 쓸 일은
없다.
 가르발디 베타와의 결전. 고속 스크롤로 전환되고 하단의 콜로니에 닿으면 앞으로 끌려가버린다.
기본적으로는 강제 스크롤 슈팅이지만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 게임의 특징.
                                                      아이캐치도 원작과 똑같이 재현.
                                                                제 10화 대기권돌입

 시로코의 멧사라는 온데간데없고 시작하자마자 카크리콘과의 접전. 같은 마라사이라도 보스 캐릭터는
자코와 달리 상당히 유니크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파일럿이 다르다는 느낌이 살아있다.
클리어하면 카크리콘의 마라사이는 알아서 밸류트를 펴다가 녹아버리고 만다. 마크2의 3번째 무기인 실드를
3번 얻으면 일시적으로 무적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마크2로 진행할 때의 난이도를 확 떨어뜨린다.

                                                               제 12화 자브로의 바람
아케이드판 SD건담의 1스테이지가 자브로인데 거의 비슷한 구성을 보여준다. 역시 속편일까!?

제리드가 타고 있는 마라사이와의 결전! 왜 동굴 밖일까?

클리어하면 마크2는 곧장 도망가고 하이자크 2대가 따라간다. 역시..


이 장면을 곧바로 보여주기 위한 센스였다. 이 게임에서는 데모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중요한 장면에서는
아낌없이 사용된다. 어설프게 원작을 보여주려다  허접한 결과만 낳는 게임들을 생각하면 훌륭한 완급 조절.

                                                                      제 17화 홍콩 시티

민간 여객선을 부수면 -100점이 되는데, 이 스테이지에서 유일하게 한번 등장한다 -_-;

포우와의 첫 대면. 하지만 무적으로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제 40화 그립스 시동

 이때부터 파일럿은 에마. 약간의 진행 후 바로 바운드독과의 접전이 시작된다. 가변형MS들은 모빌아머일
때 월등한 기동력을 보여주는 부분도 원작의 느낌이 잘 살아있다.

본래 카미유, 에마 <-> 로자미아, 게이츠의 싸움으로 바운드 독 2대가 나오는데 여기서는 에마 쪽만 재현,
로자미아의 빨간색 바운드독은 대전 모드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제 49화 생명은 스러지고

 레코아가 타고 있는 팔라스 아테네와의 결전. 뒤쪽에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그립스 2와 카미유 <-> 야잔이
싸우는 모습이 보인다. SS판 제타 건담에서는 이런 것들을 전부 동영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게임의 맥을
끊고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것에 비해 이쪽은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게임의 배경으로 녹아들어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원작 속에 참여하는 느낌을 훨씬 강하게 준다.

클리어하면 데모로 두 기체가 싸우고, 둘다 폭파된다.

그립스2가 발사되면서

그대로 엔딩. 게임 내에 등장했던 기체들의 형식번호가 CAST로 흐른다 -_-;

제타 건담을 선택하면 23화 문 어택부터 시작.

 배경에 아가마와 라디쉬가 보인다. 제타의 무기는 빔라이플, 바주카, 웨이브라이더 변형의 3가지.
제타가 바주카를 쓴 적은 없지만, 게임이니까 이해해주자.

폰 브라운에서 야잔이 타고 있는 갸플랑과 보스전. 웨이브라이더로 변형하지 않으면 꽤나 귀찮은 싸움이 된다.

 마지막 보스전은 제리드, 마우어의 갭슬레이 2대. 원작과 같이 변형해서 협력 공격을 하며, 높은 기동성을
보여준다. 사실 이건 21화인데...이런걸 따지는 나는 역시 오덕후;


                                                 제 35화 킬리만자로의 표범. 아니 폭풍.
다른 기체라면 죽어라 점프해서 올라가는 곳이지만 웨이브라이더는 여유.

역시나 그녀와의 재회. 사이코 건담류는 패턴을 익혀 싸우기가 거의 힘들다. 그냥 무대뽀 돌격!
6학년 당시에는 그냥 무서운 건담이 나오는 줄만 알았지, 이것이 카미유와 포우의 애절한 싸움일줄은..

원작과 순서를 뒤바꿔 그 다음에 함브라비 편대와의 전투. 이들은 MA상태에서 기동전을 펼치거나











 

 원작과 같이 바다뱀 공격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Z건담의 특수무기는 뉴타입의 염력(!?) 적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간단히 격파.


 

                                                             
 제타 건담의 아이캐치

레코아가 타고 있는 멧사라와의 결전. 이 싸움이 끝나면..

 


액시즈가 날아와서 제단의 문을 박살낸다. 저것은 6년 후에 지구로 날아들겠지..

액시즈 주역. 원작 X화의 이름은 아니고 그냥 구역 이름이다.
이제부터는 동맹이 깨진 3파전. 액시즈의 가자C와 티탄즈의 바잠이 동시에 자코로 나타난다.
포우만큼이나 슬펐던 로자미아와의 싸움. 빔포용 미러를 판넬로 사용한다.
사이코 건담 마크2는 대전 모드에서 최강의 기체. 뭐 원작에서도 가히 최강급이지만..
                                                              제 50화 우주를 달린다

접전이 벌어지는 우주. 뒤쪽에 백식과 큐베레이가 싸우는 것이 보이는가?
 시로코가 타고 있는 THE O와의 마지막 결전. Z건담의 특수무기인 슬로우 모션이 안먹힌다!? 역시
뉴타입이란 말인가..
클리어하면 약간의 데모 후에..내 몸을 모두에게 빌려주겠어!


전설의 웨이브라이더 박치기. THE O가 폭발하는 장면까지는 초등학교 6학년생에게도 이해될 장면이였으나..





왜 이런 데모가 나오는지는 골백번 고쳐깨도 알 길이 없었다.


백식을 선택하면 사실상의 하드 모드다.

제 11화 대기권돌입. 이번엔 크와트로 바지나의 시점에서 플레이다.

백식의 특수무기는 놀랍게도 미니 릭 디어스 2기의 호위. 로베르토, 아폴리 엄호햇!


 레벨3 무기는 메가 바스터 런처. 로봇대전에서는 맵병기로 꽤 쓸만했지만 이 게임에서는 5초동안 모아야
쓸 수 있고 그 사이에는 완전 무방비. 진짜 필요할때는 제값을 못하는 것마저 원작을 재현했다!? 2인용에서
는 나름대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긴 하다.


 백인대장, 아니 백식의 아이캐치. 백인대장은 중세 유럽 군대에서 100인대(隊)를 통솔하는, 그러니까
중대장쯤 되는 직함인데 어찌 백식이 백인대장이 되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제 35화 킬리만자로의 폭풍.

공중을 부유하는 듯한 기동력을 자랑하는 제리드의 바이어랜. 하지만 패턴만 익히면 쉽게 이길 수 있다.


원작 39화인 '호반'의 내용이긴 한데, 샹그리라는 사이드1 아니였나?


커스텀 하이잭의 습격.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확대/축소를 사용하는 기체다. (어쩌라고)


 호숫가에서 매복을 감행하는 가자C도 재현. 저 창고에서 튀어나온다. 갤러그의 파리만도 못한 편대공격을
하는 자코 가자C와 달리 역시나 빠른 기동력과 맷집을 자랑한다.

                                                              제 50화 우주를 달린다.


                          그립스2 안에서 하향 스크롤로 시작. 왠지 낯익은 것들이 백식을 공격해온다.

역시나 그녀였다. 시로코도 참가한 3파전까지는 재현하지 못했나 보다.


 백식의 까리함을 조롱하는 하만과 시로코의 음성을 들려주지 않아도, 판넬을 뒤에 깔고 빔포만 쏴대는
큐베레이의 움직임만으로 충분히 샤아의 분노를 느껴볼 수 있다. 게임플레이로서 원작을 재현하다니..ㅠㅜ

 네게 판넬이 있다면 나에겐 AI비트가 있다!! 진짜로 판넬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원작대로의 전개. 6학년 초딩은 왜 깨도 내가 죽는건지 억울할 뿐이였다..


2인용을 하면 원작의 진지함을 버리고 SD건담답게 뛰어서 등장.


원작에 이런 제목이 있을 리가..


초딩 그시절 친구들 불러와서 엄청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대전 모드를 선택하면 게임내의 모든 보스 기체를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다. 클리어해야 나오는 건지 지금
선택하니 이런 서비스 신만 나온다.

 원작을 그냥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게임플레이로 만들어 냈다는 점과, 원작에 없는
오리지널 요소로 더욱더 오래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점이 좋다. 최근의 반다이 게임들은 대부분 이런
퀄리티를 보장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이런 게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SD건담 게임들은 대부분 오리지널리티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쪽은 SD이면서도 원작의 내용에 충실했다.
Z건담빠라면 절대 후회가 없을 게임. 꼭 한번 받아서 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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